팬데믹 시대에 그림으로 치유받다

 

조용하나 대단한 정력으로, 거대한 스케일에 섬세함까지 좋은 전시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여성작가가 없고, 이화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가 없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우리나라 대표작가, 이화대표 작가를 넘어 세계적인 작가입니다전시를 보고 와서는 전날 함께 전시장을 찾았다가 허탕 친 후배에게 현장스냅과 문자를 보낸다.

 

지난 목요일. 벼르던 삼청동 금호미술관 김보희 ‘Towards’( 5.15~ 7.12) 전시를 보기위하여 막바지에 후배와 전시장을 찾는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땡볕에 길게 줄지어선 사람들로 1시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기에 포기하고 발길을 돌린다. 다음날(금요일) 이른 아침. 빗속에 다시 미술관을 찾는다. 개관 30분전인데 대기 9번째다. 그 정도는 기다리기로 한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캔버스 8개를 연결한 대형그림 'The Terrace'와 마주한다.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에는 테이블과 의자, 반려견, 화분이 있고, 그 앞으로 야자수가 늘어섰다. 관람객들도 테라스에 서서 풍경 안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한다. 제주의 풍광은 여행이 그리운 사람들의 떠나고 싶은 열망을 대신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우리들에게는 위로가 필요했다. 온통 초록으로 채워진 그림을 마주하는 순간, 사람들은 일제히 나지막이 탄성을 지른다. 그림 자체가 숨을 쉬는 듯하다. 관람객들이 그림 앞을 떠나지 못하고 초록의 숲, 푸른 바다, 테라스를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안과 치유를 받는다.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힐링의 순간을 맞는다.

 

동양화가 김보희전시 ‘Towards’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지난 일요일 금호미술관 전시를 폐막했다. “515일 개막된 전시는 이른 아침부터 줄지어 선 사람들로 북적이고, 전시 마지막 날에는 아침 8시부터 줄지어 대기했다, 일찌감치 도록과 포스터 3종이 모두 판매되었고, 4차례나 발주했으나 폐막 하루 전에 모두 팔렸다는 소식이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전시에 열광할까?

 

국내에도 세계 미술시장에서 생존 작가 중 가장 비싼 작가인 영국화가 데이비드 호크니’(83) 같은 삶을 사는 화가가 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젊은 시절 미국 LA에서 팝아트의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노년에는 영국으로 돌아와 자신이 살고 있는 시골마을 숲길을 그려 주목받았다. 김보희도 서울에 살다 2000년대 중반 제주도로 내려가 자연에 둘러싸여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의 데이비드 호크니전시에 줄지어 선 사람들 이래로 이렇게 기다려서 전시 보기는 처음이다데이비드 호크니와 비교되는 호평 속에서 전시는 끝났다.

 

김보희는 사실적으로 치밀하게 묘사한 대상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추상적 배경을 한 화면에 조화롭게 구성하여 자신만의 조형적, 개념적 탐색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는 2019~2020년 새로 제작한 33, 미공개작 36, 드로잉 2, 그리고 대표작 17점으로, 1층에 전시된 그림 'The Terrace',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4개 층에서 펼쳐지는 풍경들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제주 풍경이 다채로운 색감과 형태로 나타난다.

 

김보희의 작품들은 끝없는 관심과 관찰로 담아낸 그림, 거대하고 눈부시게 반짝이며 고요와 평안을 주는 그림, 숲과 식물들과 정원. 초록의 낙원은 회복과 치유의 풍경이다.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어 생명의 기원으로서 자연이 제공하는 사색의 순간과 그러한 자연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펼쳐진다. 김보희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 듯 관람객들은 작품과 하나가된다.

 

이제 김보희의 전시가 곧 세계 대형미술관으로 이어져, 그 곳에서도 길게 줄지어진 외국관람객들의 모습을 하루 빨리 보고 싶다.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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