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67) 우도 20

 

   “다른 사람을 나의 사고방식에 넣는 방법의 일곱째 이야기다. 다른 사람의 협조(cooperation)를 얻는 방법이다. 그러려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아이디어가 그의 것으로 생각토록 만들면 된다. 말이 그렇지 쉬운 일이 아니다. 문제에 따라 상황에 따라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쉬운 것 같으면 이야기도 안 했을 것이다. 카네기는 아래의 일화를 전한다.

    필라델피아의 한 자동차회사의 판매책임자가 의욕이 없고 비협조적인 판매원들을 어떻게 열심히 일하게 만들까하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가 문득 그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알면 무언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들을 큰 회의실에 모이게 했다.

반갑습니다. 회사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나는 대로 말씀해주십시오. 그리고 또 여러분이 회사에 바라는 것도 말씀해주십시오. 회사는 여러분들의 희망사항을 모두 들어드리겠습니다.”

    그러자 판매원들이 서슴지 않고 충실(loyalty), 정직(honesty), 솔선(initiative), 낙천(optimism), 협력(teamwork), 하루 여덟 시간의 열심히 일하기(eight hours a day of enthusiastic work) 등을 말했다. 심지어 그 중 한 사람은 하루 열네시간의 일도 좋다고 했다. 판매책임자는 그들의 말을 모두 칠판에 적었다. 그러자 박수가 터졌다. 그들의 모임은 새로운 용기와 감흥이었다. 그 후로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판매원들이 신이 나서 열심히 일한 덕분이었다. 회사는 회사대로 약속한 것을 최대한 지킨 것은 물론이다. 회사와 판매원들은 일종의 도덕적 거래(moral bargain)”를 했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누구에게나 마지못해 해야 하는 일이 더러 생긴다. 기쁘지 않다. 그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자기 생각대로 사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아니 모든 동물이 다 그렇다. 식물도 아마 그럴 것이다. 그게 자연이다. 그러니 자연에 따르는 것이 순리(順理)일 것이다. 다른 사람의 협조도 순리를 따르면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순리의 길을 가르친 사람가운데 노자(老子)가 있다. 카네기도 노자를 인용하였다. 다소 미진한 생각이 들어 내 나름으로 부연한다.

    노자의 道德經(도덕경)66장의 이름은 後己(후기)이다. 후기는 자기를 뒤로 미룬다는 뜻으로, 자신을 낮추는 것이 좋은 삶의 방법이라고 가르친다.

강과 바다가 모든 계곡의 왕자가 될 수 있는 까닭은 그것이 낮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以其善下之).” 그러므로 남의 윗자리에 있으려면 먼저 몸을 낮추어야 하고, 남의 앞에 있으려면 반드시 몸을 남의 뒤로 해야 한다. 몸을 낮추는 것은 겸하(謙下)이다. 유순(柔順)의 태도이기도 하다. 후기(後己)의 참뜻이다. 이왕 노자의 좋은 삶의 방법 이야기가 나왔으니, 몇을 첨부한다.

    첫째, 유약(柔弱)의 자세를 갖는 것이다. 강장(强壯)이 승리를 가져온다고 용건(勇健)에 힘쓰면 오래 가지 못하고 망한다. 항우(項羽)를 연상하면 된다. 노자는 말한다.

회오리바람은 하루아침을 넘기지 못하고, 소나기는 온 종일 계속되지 못한다. 누가 이런 현상을 일어나게 하는가? 그것은 천지이다. 천지조차도 그런 것을 오래가게 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사람이야 어떠하겠는가(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孰爲此者 天地. 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도덕경23.) 강하고 억센 자는 제 목숨에 죽지 못한다(强梁者 不得其死.)”(도덕경42.) 그러므로 강강(剛强)한 것은 해로운 것이며, 유약한 것이 좋은 것이다.

    둘째, “감히 천하에서 앞서지 않는 것이다(不敢爲天下先).”(도덕경67.) 이것은 노자가 자애(慈愛)와 검약(儉約)과 더불어 보배로 삼는 것이다. 앞서지 않기 때문에 유능한 인물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장수됨의 비결이고, 리더십의 중요한 대목이다. 그리하여 훌륭한 장수는 무용을 뽐내지 않고, 잘 싸우는 사람은 성내지 않으며, 적과 싸워 잘 이기는 사람은 다투지 아니 한다(善爲士者 不武 善戰者 不怒 善勝敵者 不與).”(도덕경68.)

    셋째, 지족(知足)을 터득해야 한다. 지족은 만족할 줄 아는 것이다. 노자는 또 말한다.

심히 아끼면 반드시 크게 손상을 받게 되고, 많이 지니면 반드시 크게 잃게 된다. 그러므로 만족할 줄 알면 욕을 당하지 아니하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게 되어 오래도록 스스로를 보존할 수 있다(甚愛必大費 多藏必厚亡 故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丘).”(도덕경44.)

    여기에 위에서 말한 겸하를 합한다면 더 말할 것 없는 좋은 삶의 방법이다. 카네기는 자기의 방법이 좋다고 하니 그런가 하고, 노자는 그의 방법이 좋다고 하니 그런가 한다. 나의 방법은 이사람 저사람의 이야기를 옮기는 것이니, 독자 여러분은 역시 또 그런가?” 하셨으면 한다.

 

최명(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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