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만에 다시 보는 추억의 사진

 

나는 남편, 그리고 사진작가 주명덕과도 가까운 친구와 함께 약속한 식당에서 기다리며 지난 이야기에 한창이다. 잠시 후 큰 키의 멋쟁이 주명덕 작가가 지팽이에 의지하며 느린 걸음으로 다가온다. 젊고 팔팔한 20, 30대에 만나 50여년이 지난 후 신문에 소개된 사진으로 모두가 80을 넘긴 노인이 되어 만나는 감회가 새롭다. 세월의 흐름에 놀라며 가슴이 메인다.

 

사진작가 주명덕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으나 조용히 마주앉아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한 기억이 별로 없다. 지난 수 십 여년 그의 개인전 전시장에서 또 여기저기 모임에서 만나면 가볍게 인사정도 주고받고 지냈으나 사진작가인 친구와 절친이라 그의 일상을 잘 알고 있었고 또 워낙 유명작가라 여기저기에 나오는 소식지로도 그의 근황은 알고 지내왔다.

 

사진 오른쪽 남자분이 작은삼촌 젊을 때 모습과 너무 흡사하여 혹시 삼촌이신가? 하여 올려봅니다.” “삼촌, 작은어머니 모습은 맞는데 삼촌 옆에 용현? 작은어머니와 함께 찍은 소녀는 지혜?”,“~ 추억의 사진입니다. 지혜4, 용현3살 때 저런 모습이었네요”, “그 시절 아파트에 사는 핵가족은 최첨단 라이프 스타일이었을텐데 세월이 지나 그 풍경도 고풍스러워요

 

성순아! 이 사진 동부이촌동 살 때 너희 가족 같은데. 맞네. 크게 확대해서보니! 조그만 아파트 예쁘게 꾸미고 살았지,”, “와아! 정말로 귀한 사진이다. 언니와 지혜, 형부와 용현이지? 영화장면 같다.”, “첫 눈에 교수님 가족사진임을 알 수 있네요. 당대의 영화배우 가족사진 같아요.” “무슨 기사일까? 무슨 사진일까? 이성순 교수님 가족사진 입니다.”

 

지지난 주 금요일 아침( 56) 이른 아침부터 카톡이 연달아 울린다. 조선일보 신수진의 마음으로 사진읽기(21)’란에 사진작가 주명덕의 한국의 가족연작, ‘서울 동부이촌동, 1971.’ 에 실린 우리가족 사진을 본 친척, 친지, 제자들의 문자다.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가족의 의미는 예전 같지 않다. 사진작가 주명덕은 1960년대 말에 전통 질서가 재편되고 산업화가 이끄는 사회상의 단면을 촬영하기 시작하였고 한국의 가족(1971~1972)연작을 총 8회에 걸쳐 기획하면서 동시대 가족의 형태를 기록한 사진작가다. 이 연작 사진 중 하나가 신문에 소개된 것이다.

 

동부이촌동은 지금은 대단지 아파트촌이지만 이 사진을 찍을 당시 아파트 앞에는 한강이 흐르고, 장마철이 되면 아파트 앞 도로와 삼각지 일대가 물에 잠겨 며칠이나 출근을 할 수 없던 시절이다. 또 베란다에서 창문을 열면 한강이 바로 눈앞에 보이고, 밤이면 한강 둑을 걷고, 홍수가나면 쓰레기더미들과 함께 탐스러운 박들을 지붕에 매단 초가집, , 가구들이 둥둥 떠내려 오는 것을 볼 수 있던 시절이다.

 

나는 1967년 결혼하여 한강변 신축아파트에서 살림을 시작했고, 그 곳에서 연년생 남매를 키우며 베란다 밖으로 줄을 매어 햇볕에 빨래를 말렸던 시절이다. 51년의 세월이 지나 두 애들의 모습과 지금의 짧은 단발머리와 다른 긴 머리에서 전혀 내 모습은 찾을 수 없다. 그러나 남편은 누가 봐도 알아볼 수 있는 얼굴과 표정, 지금도 즐겨 입는 셔츠 스타일이라 사람들이 금방 알아보고 연락을 한 것이다.

 

그 셔츠는 58년 전 1964. 처음 미국을 방문한 남편에게 뉴욕에 사는 누이동생이 사준 셔츠라고 자랑하며 즐겨 입던 옷이라 목덜미가 낡았는데도 물건을 잘 버리는 내가 훗날 섬유패턴 연구에 필요할 것 같아 보관하고 있는 셔츠다. 언제 남편은 그 셔츠를 입고, 이제는 50을 넘긴 딸, 아들과 함께 1971년 사진의 모습으로 한강변 아파트 창가에서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이번에는 내가 주명덕 사진작가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여볼까? 생각중이다.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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