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51) 우도 4

 

   『友道의 내용인지 본지(本旨)인지를 이야기 할 때가 됐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책의 제1부는 사람을 다루는 기본적인 기술이다. Fundamental Techniques in Handling People을 내가 그렇게 번역하였고, 이환신씨는 사람取扱에 대한 基礎的 技術이라고 하였다. “사람을 다루다혹은 사람을 취급한다는 말에는 남을 다소 업신여기는 뉴앙스가 있다. 하기야 영어의 handling의 번역이기 때문인데, 영어의 handle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운전대처럼 손으로 잡고 마구 다루는 것인데, handle에는 manipulate의 뜻도 있다. 부정한 수단으로 조작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있다. control의 뜻도 있다. 남을 내 마음대로 지휘하는 것이다. Handling다루다혹은 취급으로 번역한 것은 적절한 어휘를 찾지 못해서였겠으나, 다른 사람에 대한 존경과 배려의 마음이 결여되어있다. 진정한 우도는 못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건 그렇다고 하고, “사람을 다루는 기본적인 기술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비판, 책망, 불평을 하지 않는 것이다. 카네기는 유명한 살인강도인 크롤리의 이야기를 시작 삼아 하였다. 그가 무장경찰과 총격전 끝에 체포될 때, 그의 몸에서 내 가슴 속에는 아무도 괴롭게 하지 않는 착한 양심이 있다.”고 쓴 피가 묻은 편지가 나왔다. 그는 사형선고를 받고 싱싱감옥의 사형장에 이르렀을 적에도, “이것은 내가 사람 죽인 죄 값이냐? 아니다. 내 자신을 지키려다 얻은 것이라고 자기변명을 하였다. 알 카포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이익을 주려고 했다며, 조금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다. 백의 아흔아홉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자신을 비난치 않는다. 비판은 도리어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변명에 힘쓰게 하고, 방어를 더 단단하게 할뿐이다. 그러니 그런 사람을 비판해보았자 소용이 없다. 아니 오히려 손해를 입는다.

   내 주변에도 김동길 박사를 위시하여 에이브러햄 링컨을 좋아하고 연구하는 사람이 많지만, 카네기도 링컨의 이야기를 한다. 1865415일 링컨이 부스(John Wilkes Booth)의 총을 맞고 죽었을 적에, 육군장관 스탠톤(Edwin M. Stanton)이 말했다. “역사가 있은 뒤로 가장 훌륭한 정치가가 여기 누워있다.” 링컨이 대통령까지 된 성공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젊은 시절의 링컨은 남을 놀려먹고 악담하기를 재미로 알았다. 인디아나 주의 피존 크리크 밸리에 있을 적에 그는 말로 남을 비평하는 것에 만족치 않고, 시와 편지를 써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가에 뿌리기도 했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1842년 가을 링컨은 스프링필드에서 쉴즈(James Shields)라는 정객을 혹평하는 글을 신문에 발표하였다. 화가 난 쉴즈는 결투를 신청했다. 링컨은 결투를 원하지 않았지만, 체면상 허락했다. 무기의 선택권이 있었다. 그는 칼을 택했다. 일찍이 그는 웨스트포인트 졸업생에게서 검술을 배웠고, 팔이 남달리 길었기 때문에 칼이 유리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약속한 날에 그는 미시시피 강가의 모래판에서 결투에 임했다. 그러나 싸움은 만만치 않았다. 목숨이 경각에 달렸을 때 다행히 그의 친구가 싸움을 말렸다. 생명을 건졌다. 이것은 링컨의 일생에 있어서 가장 큰 사건이었다. 이 경험에서 그는 사람을 다루는 기술(?)을 배웠다. 다시는 남을 업신여기는 시나 편지를 쓰지 않았고, 누구를 비평하는 말을 삼갔다.

   “With malice toward none, with charity for all.” 널리 알려진 링컨의 좌우명은 이렇게 생겼다. “원한은 절대 품지 말고 자선만을 베풀라는 말이다. 3년 전인 2018511(금요일)이다. 서대문구 대신동 김동길 박사 댁에 갔었다. <링컨모임>날이었다. 모임 전에 김 박사를 따로 잠시 뵈었는데, The Gettysburg Address(Applewood Books: no date)란 작은 책자에 친필로 위의 글을 써서 내게 주셨다. 나에게 주신 charity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 링컨이 즐겨 쓰던 성구(聖句)“Judge not, that ye be not judged.”(“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마태복음71)였다. 그의 부인과 주위의 사람들이 남북전쟁 당시에 남방 사람들을 나쁘게 말하면, “바꾸어 생각하라. 우리가 그들의 처지에 있다면 우리도 결코 그들보다 날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 후 이런 일도 있었다. 남북전쟁 때의 일이다. 18637월 첫 3일 동안 치열한 게티스버그 전투가 있은 다음 날인 4일 밤이다. 남부군의 장군인 로버트 리(Robert E. Lee)는 남쪽으로 후퇴하고 있었다. 큰 비로 말미암아 포토맥 강이 넘쳤다. 건너기가 어렵게 되었다. 게다가 뒤에는 북군의 추격이다. 진퇴유곡이었다. 링컨은 리가 도망할 수 없음을 알았다. 리를 생포하고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북군사령관인 미드(George G. Meade)에게 즉각적인 공격을 취하라는 전문을 보냈다. 또 특사도 보냈다. 그러나 미드는 링컨의 말을 듣지 않고 간부회의를 열고 우물쭈물 시간을 끄는 사이에 강물은 줄었다. 리와 그의 군대는 탈출에 성공했다. 분기가 탱천한 링컨은 미드를 꾸짖는 편지를 썼다. 그러나 그 편지는 링컨이 죽은 후에 그의 서류함에서 나왔다고 한다. 보내지 않은 것이다. 그는 나쁜 소리와 비평이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실천했다.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대통령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어려운 일에 봉착할 때마다 백악관 사무실에 걸려있는 링컨의 초상화를 보면서, “링컨 같으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했을까?”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그도 편지를 써서 서랍에 넣어두고 보내지 않았나?

   “사람을 다루는 기본적인 기술가운데 첫째 이야기가 길어졌다. 둘째와 셋째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룬다.

 

최명(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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