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여성을 구한 ‘보구녀관’

 

한국 최초의 여성전용병원 보구녀관(普救女館)’이 이화여대 서울병원에 복원되었다.

 

참 아름답다. 분명 오래된 고택 같은데 디스플레이와 전시는 최첨단 영상미술이다.

 

첫째 방. 두꺼운 책이 불을 밝힌다. 빛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을 살려 낸 의료기구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세월을 되돌린 듯 온돌방에는 자그마한 돗자리가 깔려있고 그 위에는 낮은 상 앞에 하얀 무명방석이 마주한다. 진열장 안에는 다양한 약들을 담았던 용기들, 의료기구들과 커다란 체온계가 신기하다. 파스텔톤의 둥그런 자그마한 방석들이 마치 섬유조각같이 쌓여있다. 환자들이 진료 받았던 병실의 재현이다.

 

둘째 방. “나는 조선과 조선인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을 무척 사랑한다. 주님의 도구로 내가 쓰인 것을 기쁘게 여기며 주님의 이끄심과 역사하심에 영광을 드린다.” Rosetta S. Hall

우리는 조선인이 조선적인 것에 대하여 긍지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아가 그리스도와 그 가르침을 통하여 완전무결한 조선인을 기러내고자 희망한다.” Mary Scranton

보구녀관초창기의 미국 선교사와 의사들의 글을 읽으며 우리나라 여성들을 계몽시켰던 파란 눈의 선구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셋째 방. 백의 천사를 연상할 수 있는 하얀 무명 방석들이 숨죽이듯 방 한 구석에 쌓여있다. 그 옆 장위에 보구녀관을 이끌어 온 선교사와 의료진들의 이름이 돋보이는 두꺼운 책들이 불을 밝힌다. 그 빛이 여성의 몸과 마음 치유의 시작이고, 현대 의학의 시작임을 암시하는 것 같다. 오래전의 긴 이야기를 한편의 단편영화같이 또 설치미술로 표현하니 친근하게 시공간을 초월하여 133년 전으로 다가간다.

 

보구녀관은 한국 최초의 근대식 여성병원으로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과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의 전신이다. 이화학당 설립자인 메리 스크랜튼과 그의 아들 윌리엄 스크랜튼, 의사 메타 하워드가 진료를 받지 못하던 조선 여성들을 위해 188710월 설립한 조선 최초의 근대식 여성 전용 병원이다. 고종 황제는 여성을 보호하고 구한다는 의미의 보구녀관이란 이름을 지어 하사했다.

 

2016년 이화의료원은 보구녀관복원을 계획하고, 20205보구녀관의 외관을 그대로 복원한 지상1층 한옥 보구녀관박물관이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이대서울병원 앞뜰에 세워졌다. 이 박물관은 당시 보구녀관과 마찬가지로 대기실, 진료실, 약국, 수술실, 병실 저장소, 세척소독실 7칸의 방으로 되어 있으며, 한국 여성 의료사에 대한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세척소독실, 저장소, 병실은 전시실로도 활용되고 있다.

 

세상을 밝고 또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 여성에게 있다고 믿으며, 새해에는 좀 더 밝은 세상이 펼쳐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여성들이 만든 이야기를 전하니 세상이 밝아져오는 것 같다. 정동길 돌담에 잠들어 있던 보구녀관의 이야기를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현대미술로 표현한 아트디렉터 강애란 교수에게 찬사를 보낸다.

 

행복이 가득한 집’ 202012월에서도 여성이 여성을 구하다’ 133년 만에 복원한 국내 최초의 여성병원 보구녀관을 볼 수 있다.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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