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산책 6

 

종교적 산책 6

     종교를 주제로 하고 어떻게 산책이 가능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 인간에게 가장 감동적인 일이 일생에 두 번은 있게 마련이다. 생일과 죽는 날, 그 두 가지 중대한 사건이 그러한데 이는 본인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나는 1928102일에 출생하였고 호적에도 분명히 아버지가 누구이고 어머니가 누구인 사실이 명백하게 적혀 있지만 그 생일은 내가 선택한 날이 아니고 조만간 내가 떠나야 한다 하여도 그 날짜를 내가 정할 수가 없다. 부모가 선택이 아니기 때문에 피부의 빛깔을 문제 삼는다는 것 또한 언제나 어디서나 이치에 어긋난 일이다. 그리고 각자가 가진 종교가 부모의 선택인 경우가 많아서 기독교를 신봉하는 부모 밑에 태어나면 기독교인이 될 수밖에 없다. 대개는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중세 천 년은 서구에서는 카톨릭 교회가 중심이 되어 꾸려 나갔기 때문에 그 조직 속에서 어른이라고 믿어지는 교회의 가장 큰 어른은 교황이었다. 내가 믿는 개신교는 종교 개혁을 통해서 탄생한 종파이기 때문에 나는 카톨릭의 의식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고 천주교의 성모 마리아 숭배는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는 한 가지 사실 때문에도 신앙을 가진다는 것은 나에게 있어 매우 중대한 사실이고 그 소중함 하나로 나는 오늘도 떳떳하게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의 나의 모습은 꺼져가는 내 등불을 밝히려고 노력하는 노년의 한 때라는 사실을 서슴지 않고 고백한다.

     생명이 영원함을 믿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다. 믿건 안 믿건 그건 그 사람의 자유이다. 믿는다는 것은 하나의 모험이기도 하지만 믿지 않는다는 것 또한 다른 형태의 모험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철학자이며 수학의 천재이던 파스칼의 말처럼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믿고 있다가 막상 그 신을 죽음과 동시에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그는 신이 존재할 확률이 매우 낮다 할지라도 신의 존재를 믿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말을 한 것 같다.

     삶의 마지막이 다가올 때 되도록 미소를 지으며 편안한 표정을 지을 수 있기 위해서라도, 단지 그것이 죽기 5분 전이라고 하더라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라는 찬송을 부를 수 있는 것이 훨씬 인간다운 삶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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