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화가 김창열’ 우리 곁을 떠나다

 

물방울 화가로 한국 현대미술에 큰 획을 그은 거장 김창열이 지난 주 592세로 별세했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이며 미술애호가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았고 화랑가의 인기화가인 동양화가 서세옥에 이어 서양화가 김창열이 세상을 떠난 미술계는 추운 날씨만큼이나 찬바람이 일고 있다. 우리 곁을 떠난 거장 김창열은 나와는 학연이나 전공으로 마주칠 일이 없으나 그의 작품이 좋아 전시 때 마다 찾으며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화가였다.

 

2009. 내가 소마미술관장으로 일 할 때 파리에 체류 중인 신성희를 초대한 작가재조명전이 소마미술관에서 열렸고,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신성희는 작고했다. 그 때 가까이에서 김창열 선생님을 뵐 수 있었다. 자식과 같은 제자의 전시를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던 모습과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제자의 죽음을 가슴아파하고 슬퍼하던 각기 다른 그 표정이 오버랩되며, 하얀 셔츠에 흰머리, 흰수염의 온화한 얼굴이 떠오른다.

 

지난해 말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더 패스(The Path)’가 그의 생전에 가진 마지막 개인전이 됐다. 지난해는 코로나 19로 순조롭게 전시가 진행되지 못한 상황에서도 김창열의 그 유명한 물방울 작품을 여러 전시에서 볼 수 있었다. 2020년 개관 50주년을 맞은 갤러리 현대50’주년 특별전2( 2020. 6.12~ 7.19),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 한글특별전 (2020.11.12.~2021.02,28)에서는 지금도 작품 세종대왕을 만 날 수 있다.

 

'물방울 화가'로 유명한 김창열은 영롱하게 빛나는 물방울과 동양철학과 정신을 상징하는 천자문을 캔버스에 그리며, 회화의 본질을 독창적으로 표현한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50년 넘게 물방울을 모티브로 삼은 그는 생전의 인터뷰에서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는 모든 것을 물방울로 용해시키고, 투명하게 ()’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행위이다. 분노도 불안도 공포도 모든 것을 ()’로 돌릴 때 우리들은 평안과 평화를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방울 그림의 시작은 72년 파리에서 어렵게 생활하던 시절, 작가는 캔버스를 재활용하기 위해 뒷면에 물을 뿌려 물감이 떨어지기 쉽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화폭에 맺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영롱한 빛을 발하는 물방울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를 작품의 주요 모티프로 삼기 시작했다. 극사실로 표현한 물방울과 기억, 역사, 사상 등을 기록하는 글자를 모티프로 끊임없이 작품세계를 확장시켰다.

 

김창열은 70년대부터 최근까지 캔버스 바탕에 스며들기 직전의 물방울을 극사실로 그려왔다. 물방울은 시대에 따라 다른 형체로 나타났다. 1980년대는 캔버스가 아닌 마대에, 1980년대 중반부터는 마대에 색과 면을 그려 동양적 정서를 살렸다. 1990년대부터 천자문을 배경으로 물방울을 화면 전반에 배치한 회귀시리즈가 탄생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노랑, 파랑, 빨강 등 캔버스에 다양한 색상을 도입하며 또 다른 도약을 시도하여왔다.

 

실제 물방울인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영롱한 물방울 작품은 고인에게 대중적인 인기와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줬고 한국 현대미술에 큰 획을 긋게 했다. 생전에 고인은 국립현대미술관, 드라기낭미술관, 사마모토젠조미술관, 쥬드폼므미술관, 중국국가박물관, 국립대만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60여 회 개인전을 열었다.

 

삼가 물방울 화가김창열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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