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산책 24 (칸트를 생각한다)

 

칸트(Immanuel Kant)를 생각한다

    생각할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시간이 길면 길수록 언제나 새로운 감탄과 경외심으로 내 마음을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내 머리 위에 빛나는 밤하늘의 별과 내 마음 속에 있는 도덕률이다얼마 전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내가 자주 인용하는 이 칸트의 묘비명은 그를 기념할만한 많은 장소에서 종종 접하게 된다. 과거에는 독일령 쾨니히스베르그(Koenigsberg)로 불리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러시아령이 된 칼리닌그라드(Kaliningrad)에 그의 무덤이 있다.

    이 말을 비웃는 사람도 있다. 생각하는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은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 한마디는 언제나 감동적인 명언으로 기억되고 있다.

    칸트에 의하면 형이상학적 분야라 할 수 있는 신의 존재’, ‘영혼의 불멸’, ‘자유’, 예로부터 던져 왔던 이 같은 난제들는 단지 개념들 만으로는, 이론 이성에 의해서는 증명이 불가능하며 인식될 수도 없는 것이다.

    그 주제들은 오직 실천의 영역에서만 증명이 가능하다고 칸트는 말한다. 이론 이성이 증명하지 못하는 위의 세 가지의 난문은 실천 이성’- 의지 능력 또는 행동- 에 의해 모두 Yes로 대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신론도 유물론도 변증법도 계급투쟁도 다 진리의 일부를 담고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칸트의 결론처럼 속이 시원하지는 않다.

    나의 하루의 삶 속에는 기도가 있다. 어리석은 사람이기 때문에 기도를 한다고 생각하는 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칸트가 남기고 간 그 한마디는 나로 하여금 기도할 용기와 기도하는 기쁨을 주고 있기 때문에 나는 이 지구상에 90여년을 살다가 떠나는 일에 대해 조금도 당황하지 아니한다. 나는 내 가슴을 어루만지며 별이 빛나는 하늘을 생각하고 내 가슴을 쓰다듬으며 도덕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나는 철학이 서투른 사람이지만 칸트의 신세를 많이 진 사람으로 자부하며 오늘 하루를 또 산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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