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산책 12 (기도하는 입으로)

 

기도하는 입으로

     옛날 어떤 시골에서 거짓말 잘하기 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었는데 저는 평생에 거짓말이라고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한 사람이 청중의 큰 박수 갈채를 받으며 1등상을 받게 되었다고 들었다.

     내가 아는 사람 이야기다. 그 사람은 교회에 다닌다는 자칭 크리스천이라고 들었는데 내가 보기에 정말 가증스러운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듣기에도 틀림없는 거짓말인데 이 자는 꼭 이렇게 말한다. “기도하는 입으로 어찌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그 한마디를 들으면서 나는 그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 중에 가장 지독하게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되었다.

     나는 그가 잘못된 인간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도하는 입으로...”으로 시작되는 그의 말에 일종의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그 말을 할 때 그 입의 모양을 나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데 여간 지저분하게 못 생긴 입이 아니다. 그 입에서 흘러나온 사이비 명담 한마디가 바로 그것이다. 그 일 있은 뒤에 나는 그 사람을 한 번도 다시 만난 적이 없다. 그러나 거짓말의 극치를 능숙하게 표현하던 그 모습 때문에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다.

     아마도 그 한마디를 되풀이하면서 이 악당은 어디에선가 우리와 함께 이 시대를 살고 있을 것이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기도하는 입이기 때문에 거짓말이 더 술술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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