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12) “지자”막여부(莫如父) 1

 

지자막여부(莫如父) 1

사전에서 지자를 찾으면, 여러 가지가 있다. 몇을 적는다.

<지자(支子)>: 맏아들 이외의 아들.

<지자(至慈)>: 더없이 자비로움.

<지자(知者)>: 지식이 많고 사리에 밝은 사람.

<지자(智者)>: 슬기로운 사람. 지혜가 많은 사람.

<지자막여부(知子莫如父)>도 있다. “아들을 아는데 그 아비만한 이가 없다는 뜻으로, 아버지가 그 아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안다는 것이다.

     고전에는 <지자막약부(知子莫若父)>라고 나온다. 예컨대, 춘추시대 제()나라의 희공(僖公)은 셋째 아들 소백(小白)의 후견인으로 포숙(鮑叔)을 임명했다. 사양하고 나아가지 않았다. 친구인 관중(管仲)과 소홀(召忽)이 그 까닭을 묻자옛 사람의 말에, ‘자식에 관해서는 아비만큼 아는 사람이 없고, 신하에 관하여는 임금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知子莫若父 知臣莫若君)’고 했다. 이제 임금께서 내가 무능함을 잘 아신 까닭에 나를 소백의 후견인으로 지명하신 것이다. 이것은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 아닌가?” 기분 나쁘다는 것이다. 그의 기분은 그만두자. “지자막약부란 말이 옛날부터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管子』 「大匡.]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났다. 위의 관중이 제나라의 재상이었다. 늙어 정사를 돌볼 수 없었을 때, 환공(桓公)이 찾아와 정무를 누구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느냐고 물었다신이 듣기로는, ‘신하를 아는 데는 임금을 따를 사람이 없고, 자식을 아는 데는 아비를 따를 사람이 없다(知臣莫若君 知子莫若父)’고 했습니다. 임금께서 먼저 마음속으로 결정하고 있는 사람을 말씀해 주십시오.” 환공이 여러 사람을 말하자, 관중은 다 아니라고 하면서 습붕(隰朋)을 추천했다. 나중 이야기지만, 관중이 죽은 후 환공은 습붕을 중용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망했다. [韓非子36十過.]

     제나라의 역사 이야기가 아니다. 고사에 나오는 知子莫若父란 말을 찾아 적은 것이다. 어머니도 그렇지만, 아들은 아버지와 제일 가까운 사이다. 부계(父系)의 가족제도에서는 지위와 재산이 주로 아들에게 상속된다. 아들이 여럿인 경우에 주로 장자가 대를 잇는다. 예외도 많다. 조선조 초기에 태종은 셋째 아들 충령군(忠寧君)으로 하여금 대통을 잇게 했다. 세종이다. 아들들의 인물됨을 잘 알았기 때문이었을까? 여러 일화가 있으나, 성공한 케이스다.

     아들도 남이다. 자기도 알기 어려운데 남인 아들을 알기가 쉽지 않다. 아비라고 자식을 다 잘 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비가 자식을 잘 아는 예도 많다. 삼국연의에서다. 관우(關羽)가 조조(曹操)에게 항복하고 있다가, 유비(劉備)가 하북의 원소(袁紹)에게 있다는 소식을 듣고 떠난다. 두 형수를 모시고, 단기(單騎)로 천리 길이다. 다섯 관()을 지나면서 조조의 부하 장수 여섯 명을 죽이기도 했다

     그리고는 다시 가기 여러 날, 곽상(郭常)이란 사람의 장원에서 머문 적이 있었다. 주인은 평소에 관우를 존경하던 터라, 대접이 은근하다. 이 날 황혼이다. 밖에 나갔던 아들이 들어오자, 주인은 관우에게 인사를 시킨다. 사냥 갔다 오는 길이라고 했다. 아들이 나가자, 주인은 눈물을 흘리면서 말한다노부(老夫)의 집은 대대로 청경우독(晴耕雨讀)하여 오던 터인데, 저 자식은 본업에 힘쓰지 않고 오직 유렵(遊獵)만을 일삼으니 가문의 불행이외다.” 이 난세에 만약 무예가 정숙(精熟)하고 보면 또한 공명(功名)을 취할 수 있을 것인데, 어찌 불행이라 하신단 말씀이오.” 관우가 좋은 말로 위로한다제가 만일 무예나 제대로 익히려들면 뜻있는 사람이라고 하겠으나, 놀며 방탕만을 일삼으며 아니하는 짓이 없으니, 노부는 매양 근심으로 지내는 터이외다.” 

     말을 듣고 보니 그는 그렇다. 이젠 위로할 말도 없다. 관우 역시 탄식하여 마지않는다. (계속)

 

최명(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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