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찻길 옆 전시장 ‘서 울 일 삼’

 

해외여행을 언제부터 마음 놓고 다닐 수 있을까? 성급한 질문을 던져본다.

 

더위가 30도를 오르내리며 기승을 부린다. 예년 같으면 모든 걸 다 잊고 훌쩍 떠나는 휴가철이 되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아직은 어디로든 마음대로 떠날 수가 없다. 아마도 이러한 상태는 꽤 지속될 것 같고, 어쩌면 회복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혀 내일을 예측할 수 없다. 이럴 때 미국대륙을 횡단하고 수목이 우거진 자연과 함께 기차소리를 음악 삼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전시 이지송 /Todd Holoubek ’Unfolding:시작되는 끝‘ (2020. 6.25~ 7.22)이 갤러리 서울일상에서 열리고 있다.

 

지하철 서울역 14번 출구에서 용산 방향으로 걷다보면 오른편에 그 동네와는 어울리지 않는 낮은 현대식 건물이 있다. 14번 출구에서 전시장을 찾아가는 좁은 길가는 많은 노숙자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다. 또 대낮인데도 술 취한 남자들이 뒤엉켜 뒹굴며 소리치고 싸움 하는 걸 목격하니 시간이 60년대에 정지된 듯싶은 동네다. 이 독특한 동네에 신이철 작가가 오픈한 갤러리 서울일상첫 전시로 미디어아티스트 이지송을 초대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까만 전시장이 눈에 익히기까지 잠시 시간이 걸린다. 소란한 길가와는 전혀 다른 적막이 흐른다. 네 벽면에서 나오는 영상에 몰두하는데 요란한 기차소리에 화들짝 놀란다. 왼편작품과 오른편의 작품이 대비되며 서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두 작가들의 작품을 통하여 지나가버린 시간과 순간들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다.

 

왼편의 영상은 초현대식 건물에 대륙을 횡단하는 거대한 스케일과 기하학적 큐빅 형태들이 오버랩 되는 토트 훌루벡(Todd Holoubek)’의 영상작품이다. 그 옆에는 오랫동안 여행에 사용하던 은색가방이 바퀴가 빠진 채 덩그러니 놓여있다. 아마도 코로나19‘로 마음대로 여행을 떠날 수 없게 되자 그 여행가방은 이미 그 역할을 할 수 없는 무용지물이 되어있지만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결되어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른편 벽면에는 기차를 타고 광활한 미국대륙을 횡단하는 거대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 할 즈음 요란한 기차소리와 함께 서울역을 출발한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실시간으로 자연 풍경의 변화에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는 이지송의 영상작품이다. 작품설명을 듣는 중간 중간마다 달리는 기차의 요란한 경적으로 이야기는 중단되기를 반복한다. 기찻길 옆 갤러리에서 영상작품을 관람하는 것인지 기차를 타고 달리고 있는지 착각을 한다.

 

기차소리를 따라 열려진 문밖으로 나가면 서울역 기찻길 뒷길은 ~ 이렇구나를 느낄 수 있는 감격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고 시공간을 초월한 감격에 환성을 지른다. 역시 주인공은 수시로 서울역을 출발하여 달리는 기차소리다. 인사동, 사간동, 청담동, 가로수길, 경리단길, 을지로를 지난 이제 서울역 뒷길이 현대미술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을 절감한 현장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지송은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지난 35년간 CF감독으로 활약해온 한국광고 1세대다. “사실 제 작품이 주로 영상 작업이기 때문에, 움직임을 기초로 제작됩니다. 그러나 그러한 움직임을 통해 오히려 관찰할 수 있는 정적인 느낌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영상을 통해 관조적이고 명상적인 감성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미디어 아티스트로 작업한지 10년이 지났으니 이제 신진작가에서 벗어났다고 웃으며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시대가 열리면 우리는 다시 예전 같은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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