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산책 10 (코로나19의 종교적 의미)

 

코로나의 종교적 의미

     14세기에 동서를 막론하고 전염병이 휩쓸어 세계 인구의 삼분의 일이 목숨을 잃었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모든 문명이 극도로 발전한 21세기에도, 지구를 찾아온 새로운 전염병 또한 발생 후 상당한 세월이 흘렀건만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아직도 세계도처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을이면 끝이 날 것이라고 희망적 관측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막상 사계의 권위자들은 (Dr. Fauci를 포함해) 너무 낙관적으로 내다보지 말라고 우리에게 경고한다.

     애프터 코로나 이후 사람들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원시시대로는 아니라도 농경 시대 때의 단순한 삶의 모습으로 돌아가 살았으면 하는 사람들이 요새 많은 것 같다. 소박하지만 농경 사회가 그래도 우리에게 철학을 주었고 종교를 정리해 주었다고 말할 수 있다. 먹고사는 일이 농사로 인하여 다소 풍부하게 되었기 때문에 인구도 많이 늘어났는데 이것은 농경시대에 우리가 이룩한 업적이기도 하다. 차차 , , , 계급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시절에는 압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서 먹고 살았다. 벼슬하는 사람, 종교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 물건을 만드는 사람, 장사를 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5%도 안 되었을 것이다.

     화가 밀레<만종>이란 그림은 하루의 농사일을 끝낸 농부들이 저녁 종소리를 들으며 감사 기도를 하고 집에 돌아가기 직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볼 때마다 농경사회의 검소하지만 철학적이고 경건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그 시절에는 모든 사람에게 종교가 있었다. 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종교 없이 살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오늘 인류 사회를 망친 것은 인간의 탐욕 그리고 쾌락의 추구 때문이다. 우리가 모르는 세계 도처에서 밤낮 마약전쟁이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는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종교 없는 21세기는 인류에게는 매우 불행한 시대이다.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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