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 사기혐의, 최종 무죄로 확정되다

 

지난주 미술계의 화제는 조수가 그린 그림을 자신의 작품으로 팔았다가 사기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이 무죄로 확정된 이야기다.

 

판결소식을 듣고는 가까운 몇 명의 미술가들에게 문의하였다. 그 대답은 세대별로 달랐다. 오랫동안 손이 부르트고, 어깨와 허리를 못 쓰는 고통 속에서도 그림을 그려왔던 아날로그세대들은 그건 분명 사기다. 그림을 그리다가 똑같은 반복이라는 노동(?)

을 기술자에게 시키는 일과 조영남의 대작(代作)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반면 디지털세대들은 작품은 아이디어와 개념이 중요하다. 어른들의 놀잇감인 화투를 주제로 한 조영남의 그림은 새로운 작품을 열망하는 고객들이 선호했을 것이다. 조수에게 시켜서 그린 그림일지라도 조영남의 창작물이다. 작품제작방법에 법원이 개입하는 행위야말로 미술계에 대한 압박이요 미술을 무시하는 행위다라며 흥분한다.

 

조영남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화가 송 모 씨 등이 그린 그림에 가벼운 덧칠만 하여 그림 21점을 팔아 15천여만 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조 씨의 창작적 표현물로 보기 어렵고, 송 씨는 조수가 아닌 작가이므로, 그림 대작은 구매자들을 속인 행위"라며 조영남에게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영남에게 "피해자들에게 충격과 실망감을 안겼고 문제가 불거진 후에도 '대작은 미술계의 관행'이라는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미술계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이 판결은 2심에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미술작품의 소재인 화투는 조영남의 고유 아이디어"이고, "조수 송 모 씨는 조영남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 보조일 뿐이고, 또 조수를 통한 작품제작이 미술계에서 통용 된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그리고 지난주 25일 대법원이 조영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 확정으로 조영남은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가 최종 확정됐다. 법원은 미술작품을 둘러싼 위작이나 저작권 다툼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작품의 가치 평가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하는 '사법 자제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판시했다.

 

미술계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미술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술평론가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아이디어의 독창성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당연한 판결이지만, 연예인 작가들이 작품성에 대한 성찰 없이 작업하는 관행을 키울까 봐 걱정이 된다. 홀로 작업하는 전업 작가들은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작품제작에만 몰두해온 전업 작가들보다도 인지도가 높은 작가들이 조수를 고용해 작품을 만드는 관행이 커질까하는 우려도 크다.

 

법원에서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그동안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가수 조영남의 언행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그림은 신성한 예술이어야 하고 예술가는 사회적으로 좋은 더 나아가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조영남이 세계적인작가 앤디 워홀, 데미언 허스트, 백남준을 운운한 것은 사뭇 그 본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화가의 손을 빌린 대작(代作)과 기술자의 손을 빌린 것은 분명 다르다.

 

 

이 성 순



 

 No.

Title

Name

Date

Hit

2626

팬데믹 시대에 그림으로 치유받다

이성순

2020.07.14

287

2625

이 생각 저 생각 (12) “지자”막여부(莫如父) 1

최 명

2020.07.13

1458

2624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397)

정우철

2020.07.12

159

2623

446. 수심 33m에 해저에 갇혀버린 동생을 구하려는 언니의 사투!

인승일

2020.07.11

333

2622

종교적 산책 11 (베드로의 고백)

김동길

2020.07.10

1241

2621

소설 농사와 밭농사 합일의 문화 현상(박경리 13)

김형국

2020.07.09

1536

2620

리더의 확신과 부하의 신념

여상환

2020.07.08

312

2619

기찻길 옆 전시장 ‘서 울 일 삼’

이성순

2020.07.07

441

2618

이 생각 저 생각 (11) 스승 2

최 명

2020.07.06

1506

2617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396)

정우철

2020.07.05

170

2616

445. 제2차 세계대전 중 줄거리에 배경은 현시대로 옷 입힌 작품!

인승일

2020.07.04

331

2615

종교적 산책 10 (코로나19의 종교적 의미)

김동길

2020.07.03

1176

[이전] 1[2][3][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