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10) 스승 1

 

스승 1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폐단(弊端)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남의 스승노릇 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이것은 내 말이 아니고 맹자(孟子)의 말이다. “인지환(人之患)은 재호위인사(在好爲人師)했다. [孟子』 「離婁章句 上, 23.] 사람의 폐단은 남의 스승 되기를 좋아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성현의 말씀이라고 다 옳은 것은 아니겠으나,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그 말의 가르침을 실천 못하고 지낸다.

맹자가 위에서 말한 스승이란 진리나 학문을 전수하는 사람이 아니다. 아는 체하며 되지 않게 남에게 무엇을 가르치는 사람을 지칭한다. 사람들은 흔히 다른 사람에게 선의로 충고를 하기도 한다.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다. 한 친구가 무어라고 하자, “너나 잘 해!”라고 응수하는 것을 옆에서 들은 적이 있다. 듣기 싫다는 것이다. 남의 말을 듣기 싫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지 모른다.

그래서 맹자는 남의 스승이 되기를 좋아하는 것, 남 가르치기를 좋아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하기야 맹자도 그 말로 스승노릇을 했다. 그도 자신에게는 관대했다.

코비드-19인지 뭔지 하는 역질 때문에 되도록 나다니지 말라고 한다. 재택근무도 많다. 가족이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서 좋다는 집도 있겠으나, 잔소리가 늘어 평화롭지 않은 집도 많다고 한다. 잔소리는 쓸 데 없이 늘어놓는 사설(辭說)이다. 잔말이다. 꾸중의 성격이 포함되기 일쑤다. 그래 비위에 거슬린다. 공연히 참견한다고 느껴진다. 기분이 상한다. 갈등도 생긴다. 갈등이 생겨 좋을 리 없다. 충언도 세 번 들으면 역겹다고 한다. 충언도 아닌 잔소리는 더 할 것이다.

잔소리에 머리가 셀 지경이란 말도 있다. 이태백은 백발(白髮)이 삼천장(三千丈)이라고 엄살을 떨었다. 이런 저런 근심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했다. 정치에 뜻을 두었으나,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나라도 어지럽다. 그래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 그는 젊어서 허어사(許圉師)란 재상을 지낸 사람의 손녀와 결혼한 적이 있다. “내 할아버지는 재상이었는데, 당신은 뭘 한다고 술만 그렇게 마시냐?” 그런 잔소리를 매일 들었을지 모른다. 그래 머리가 더 센 것은 아닌지? 나의 상상이다.

다시 생각이다. 그러면 맹자는 스승노릇하기가 지겨워 그런 말을 가르친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양혜왕(梁惠王)을 만나 인의(仁義)가 있다고 가르친 것을 시작으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그때그때 무언지 가르쳤다. “사람치고 선()하지 아니한 이가 없고, []치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물은 없다면서, 선한 본성을 발휘할 것을 가르쳤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성정(性情)에 따라서 행동한다면 선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측은해 하는 마음[], 부끄러워하는 마음[], 공경하는 마음[], 시비를 가리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이들은 밖에서부터 나를 녹여 오는 것은 아니고, 내가 본래부터 지니고 있는 것인데, 생각하지 않는 것일 따름이다. 그래서 구()하면 얻고, 버려두면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告子章句 上, 6.] 사람은 선한 성정에 따라 행동을 해야 한다. 혹시 생각이 미치지 못하면, 노력하여 본래의 성정을 찾으라고 했다. 성선설(性善說)이다.

삼천지교(三遷之敎)란 말과 같이 어머니의 영향도 컸다. 자라서는 자사(子思)계통의 유학을 배웠다. 공자는 사람의 본성에 관하여는 얘기한 적이 없다. (논어』 「公冶長13.) 그렇다면 맹자의 성선설은 공문(孔門)에서 배운 것은 아니다. 독창이라고 해도 좋다. 맹자보다 시대는 좀 떨어지나, 성악설(性惡說)도 나왔다. 어떤 것이 옳은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자신이 꿈꾸던 정치이념의 실현이 불가능하자, 공손추(公孫丑) 𐄁 만장(萬章) 등의 제자를 데리고 孟子라는 어록(語錄) 비슷한 저술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스승노릇을 많이 하였으나, 딱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것을 반성하는 뜻에서 사람의 병폐는 스승노릇하기를 좋아하는 데 있다고 일갈(一喝)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또 맹자는 전()씨와 결혼하여 역()이란 아들도 낳았다고 하고, 아내를 쫓아낸 일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이라면 아내의 잔소리에 진절머리가 나서 쫓아냈을 수도 있다. 내 생각이다. (계속)

 

최명(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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