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7 -오빠 생각 2-

 

오빠 생각 2

     다시 <오빠 생각>이다. 순애가 그리던 오빠는 몇 살이나 위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름이 영주다. 최영주는 배재중학을 졸업하고, 일본 유학을 가기도 했다. 방정환 등과 어린이 계몽운동을 하였고, 일본경찰의 요시찰 인물이었다고 하는데, 불행히 요절했다. 인터넷에서 안 사실이다. 서울 갔을 적에도 슬펐는데, 그 오빠가 죽었을 적엔 오죽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젠 비단구두의 꿈도 영영 사라졌다. 서울 가신 오빠는 언젠가 소식이 있겠으나, 하늘로 가신 오빠는 소식을 보낼까?

     최순애와 이원수의 혼인이 무르익을 무렵, 이원수는 무슨 항일독서회 사건에 연루되어 1년 남짓 옥살이를 하였다. 그래 최 씨네 집에서는 결혼반대의 말이 오가기도 하였다는데, 오빠가 적극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그런 오빠다.

     내가 또 어려서 부르던 노래에 이런 것이 있다. 누구의 글인지, 누가 곡을 달았는지 모른다.

 

                   산딸기 있는 곳에 배암() 있다고

                   오빠는 그러지만 나는 안 속아

                   내가 따라 갈까봐 그러는 게지

 

     동생이 미워서 떼어놓고 간 것은 아니다. 그냥 짓궂은 오빠다. 그러나 순애의 오빠 영주는 산딸기가 없어도 동생을 데리고 다녔을 것이다. 나는 어렸을 적에 산딸기를 먹은 기억이 없다. 여름이면 논가에 멍석딸기란 것이 있었다. 할머니가 논에 가시면 호박잎에 멍석딸기를 한 줌씩 따다주셨다. 내가 따라가 따 먹은 적도 있다. 또 뱀딸기란 것도 기억한다. 독이 있어서 못 먹는 것이라고 하였다. 요새는 수입과일이 흔해서인지, 무슨 베리(berry)란 과일이 장에 가면 지천이다. 또 온실에서 기른 과일도 많다. 전에는 여름에만 나오던 과일을 요즘은 사철 먹을 수 있다. 세상이 달라진 것이다.

     세상이 달라졌다고 했지만, 이원수와 최순애의 사랑은 달라지지 않았다. 내가 뚝섬집에 갔을 적 만해도 어렵게 보이던 살림도 차차 나아졌다. 이원수는 금융조합 직원 𐄁 출판사 편집장 𐄁 교사 등으로 이런 저런 월급쟁이 생활도 했다. 그러나 그는 오로지 아동문학에 전념했고, 수 십 편에 달하는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종달새(1947)를 시작으로 십 수권의 동요 𐄁 동시집 𐄁 수필집을 출간했다. 상도 많이 받았다. 한국문학상(1973) 𐄁 대한민국 문화예술상(1978) 𐄁 대한민국 문학상 아동부분 본상(1980) 등이다. 아래는 그의 대표작 <고향의 봄>이다. 홍난파 작곡으로 유명해졌다. 아이들만의 노래를 뛰어넘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고향의 봄><오빠 생각>을 사모하여 이루어진 가정은 가히 모범적이었다. 자식들도 잘 키웠다. 함께 산 것이 45년이다. 반백년에 가까운 해로(偕老). 특히 만년(晩年)을 보낸 동작구 남현동 예술인마을 시절이 제일 행복했다고 한다. 주변에 논이 없으니 뜸북새는 울지 않았을 것이나, 그래도 이웃에 살던 시인 서정주는 그들 집을 뜸부기 집,” 최순애를 뜸부기 할머니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원수는 고희(古稀)의 해인 1981년에 고향으로 돌아갔고, 최순애는 14년을 더 살다 94세인 1998년에 무슨 새가 되어 날아갔다. 자식들도 그 새가 돌아오는 것을 보지 못했다.

      경남 창원시의 시립 고향의 봄 도서관지하1층에 이원수 문학관2003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방문이 숙제로 남아있다.

 

최명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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