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각 저 생각 (6) - 오빠 생각 1-

 

오빠 생각 1

       나는 명색이 사내라 형과 누나는 있으나 오빠는 없다. 게다가 막내라 동생이 없다. 언니(내가 어려서는 형을 언니라고 부름)나 오빠소리도 못 들었다. 그러나 <오빠 생각>은 가끔 난다. 어려서 부르던 동요이기 때문이다. 좀 건방진 이야기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어려서 부르던 노래들이 그립고 생각이 많이 난다. 어려서 부르던 노래가 한 둘이 아닐 터인데, 하필 <오빠 생각>이 먼저 났는지는 나도 모른다.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기럭 기러기 북에서 울고

귀뚤귀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노래의 작사자는 최순애(崔順愛, 1914-1998)이다. 소파 방정환이 운영하던 어린이란 잡지에 발표하여 동요작가로 등단하였다. 1925년 그 녀가 열한 살 때였다. 박태준이 곡을 붙인 것이 1930년이라고 한다. 오래되었다면 오래 되었으나, 아직도 사랑을 받고 있는 동요다.

     최순애의 남편이 된 이원수(李元壽, 1911-1981)1926년 최 씨보다 6개월 늦게 같은 잡지에 <고향의 봄>이 뽑혀 작가의 길을 걸었다. 초등학교 5학년 15세였다. 어려서부터 동요 등의 글을 많이 썼던 보람이 나타난 것이다. 이원수는 경남 양산에서 태어났다. 두 살 적에 마산(지금 창원)으로 이사하였다. 어린 시절을 여기서 보냈다. 최순애가 오빠를 생각한 곳은 경기도 수원이다. 멀다면 멀다. 그러나 거리에 상관없이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 마음이다. 누가 더 조숙했는지는 알 수 없어도, 이 씨는 <오빠 생각>에 반해 최 씨와 편지를 교환하게 되었고, 1936년 결혼하여 슬하에 아들 셋, 딸 셋을 두었다.

     둘째 아들이 창화(昌樺). 나와 중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다. 1954년 중학 3학년 때다. 초여름이니, 아마 요새쯤 6월 초였던 것 같다. 하복(夏服)을 입었었다. 그때 창화네 집이 뚝섬이었다. 창화가 자기 집에 가자하여 친구 넷이서 간 적이 있다. 을지로 6가에서 왕십리 가는 전차를 탔다. 종점에서 내려 강을 향해 한참 걸었다. 부모님도 뵈었다. 우리가 간다고 하니, 어머니가 종이에 꼬기 꼬기 무엇을 싸주셨다. 누가 받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나와서 펴보았다. 전차 값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그 임시는 다 어렵게 살았다.

     창화는 서울공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나중에 응용전자란 회사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20083월 말에 작고했다. 나는 친구가 죽으면, 보통 혼자 문상을 간다. 그런데 이때는 어쩐 일인지 이대목동병원엘 아내와 같이 갔다. 가서 보니 창화의 부인 조화자 씨가 아내와 숙명여고 동기동창이었다. 모르고 간 것이다. 내 동기는 죽고, 아내의 동기는 조문을 받고 있었다. 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창화를 만난 적이 별로 없고, 아내도 화자를 만난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죽지 않으면 만난다는 말이 있다. 그래 산 사람끼리 만난 것이다. (계속)

 

최 명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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