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산책 3

 

종교적 산책 3   

     나의 아버님은 평남 강서에서 태어나셔서 아주 젊었을 때 그곳에 있던 한 교회에서 김성집이라는 성함을 가진 성자에 가까운 장로님 밑에서 신앙을 배우고 매우 열성적이었지만 도중에 탈선하여 그 후로는 기독교적 신앙과는 거리를 두고 사셨다. 그러나 나의 아버님은 식구들이 모두 교회에 다니는 것을 반대하지 않았고 나무라지도 않았다.  

     나의 어머님은 평남 맹산읍에서 구한국 말에 비교적 낮은 벼슬을 한 자리 하고 계시던 지방 유지의 딸로 태어나셨는데 외할아버지가 구한국 말 관리들이 입던 옷을 입고 칼을 차고 찍은 낡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외할아버지는 외동딸인 나의 어머니를 평양에 있는 숭현학교에 보내서 신식공부도 할 수 있게 하셨고 뒤에는 집안 살림이 기울어져 계속 교육 시키지 못하고 시집을 보냈지만 그 딸이 예수를 믿는 것을 막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원남면 면장에게 시집을 오셔서 둘째 아들인 나를 가지셨을 때 시골 마을을 돌면서 전도하는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으셨다고 들었다. 어머니 뱃속에 있었지만 나를 둘러싼 세상이 그렇게 돌아갔기 때문에 나는 태어나기 전부터 예수를 믿기로 정해진 그런 신세였다.  

     시골에서 잘 살던 살림을 다 접은 채 아이들 손목을 잡고 평양이라는 큰 도시로 나오신 나의 어머님이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단지 그의 가슴 속에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뜨거운 믿음이 있었을 뿐이었다.

 

김동길


 

 No.

Title

Name

Date

Hit

2580

종교적 산책 5 (하느님이냐 하나님이냐)

김동길

2020.05.29

21

2579

길 위의 스승 또 한분(박경리 7)

김형국

2020.05.28

1492

2578

가래질 3박자 -2

여상환

2020.05.27

308

2577

‘고향의 집’_도예가 이인진

이성순

2020.05.26

431

2576

이 생각 저 생각 (4) - 생각고(考) -

최명

2020.05.25

1465

2575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390)

정우철

2020.05.24

307

2574

439. 전혀 모녀 같지 않은 모녀의 발칙한 하루, 관객을 꽉 붙들다!

인승일

2020.05.23

355

2573

종교적 산책 4

김동길

2020.05.22

1136

2572

작가에게 내 글을 전하자니(박경리 6)

김형국

2020.05.21

1471

2571

가래질 3박자 -1

여상환

2020.05.20

520

2570

‘리사이클링 디자인’

이성순

2020.05.19

651

2569

이 생각 저 생각 - 장비 이야기 3 -

최명

2020.05.18

1511

[이전] 1[2][3][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