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자살 세 모녀\' 구조 못 한 구멍 뚫린 福祉

 

 

 

어제 아침(2014228) 조간신문에서 '세 모녀의 동반 자살' 기사를 읽으면서 울컥한 기분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35· 32세 두 딸과 60세 어머니는 지난 26일 저녁 서울 송파구의 반지하 셋방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뭣보다 가슴 아팠던 것은 이들이 셋방 주인에게 남긴 5만원권 14장이 든 봉투였다. 봉투 겉봉엔 또박또박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죽음으로 들어서는 길에서 집주인에게 돌아가게 될 여러 번거로움을 사죄(謝罪)하는 마음을 표시한 것이다. 70만원이 세 모녀에게는 얼마나 가치 있는 돈이었을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세 가족은 12년 전 가장이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가 식당 일로 버는 월 150~180만원으로 근근이 살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어머니가 1월 말 넘어져 오른팔을 다치면서 벌이가 끊겼다. 큰딸은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었고, 작은딸도 신용 불량자인 탓에 편의점 '알바'나 겨우 하며 지내는 처지였다.

우리나라의 대통령과 정당들이 "복지, 복지"를 외쳐온 지 벌써 여러 해다. 그런데도 정작 가족 생계를 챙겨온 식구 하나가 몸을 다치면서 가족 전체가 단번에 생활 능력을 잃게 된 세 모녀에게 긴급 구조(救助)의 손길조차 내밀지 못했다. 복지 예산이 100조원을 넘었다느니, 국민소득을 4만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해온 얘기들이 그들의 자살 앞에서 얼마나 허망한 말들인가 자책(自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최근 새로운 복지 업무가 급증하면서 일에 치여 살고 있다. 작년엔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복지 담당 공무원 세 명이 잇따라 자살했다. 여의치 않은 여건이긴 해도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눈을 더 크게 뜨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나서야 한다. 몸이 불편한 독거노인이라면 바깥나들이가 힘들어 주민센터에 찾아가기도 힘들다. 주민센터나 사회봉사 단체로부터 지원받는 방법을 몰라 배를 움켜쥐고 사는 빈곤층도 적지 않다. 정말 구조가 간절한 사람들을 구제(救濟)하지도 못하면서 기초연금, 반값 등록금, 무상 보육이니 하는 제도들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것은 배부른 다툼일 뿐이다.

적어도 정부가 주는 복지에 대한 정보를 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빈곤층 주거 지역의 눈에 잘 띄는 곳에 어디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한 안내판을 세운다든가, 전기요금 고지서에 복지 안내문을 첨부하는 방법도 찾아봐야 한다. 찾아오는 사람만 도와주는 데서 머물지 말고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찾아가는 복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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