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돼요

 

내게 '707 lee dining' 이라는 상호가 생겼다.

 

대학에서 미술실기 수업을 맡고 있는 딸이 코로나19’ 사태로 개학이 연기되어 온라인 수업을 처음으로 시작하면서 어떻게 실기수업을 온라인으로 할까 염려하였으나 2주째 강의를 하다 보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 엄마도 이 기회에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강의(?)를 시작해 보란다.

 

80여년을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요즈음 일어나고 있다. 70여년을 미술 분야에서 살아오면서 박물관, 미술관이 문을 닫아 전시 관람을 못하는 상황, 교회가 문을 닫아 영상으로 예배를 보는 현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약속들이 취소되는 등 처음 겪는 일들이 언제 끝 날 지도 모르는 체 공포의 나날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정해진 약속을 바꾸지 않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다. 직장인으로 또 대가족집안의 며느리로 많은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지내온 젊을 때부터의 습관인지도 모른다. 한번 약속을 바꾸기 시작하면 종잡을 수 없는 후유증이 일어나는 것을 아예 초반에 차단하려는 내 이기심이 누가 뭐라 하던지 그냥 밀고 가는 게 습관이 되었다.

 

요즈음은 코로나19바이러스로 많은 약속들이 취소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나는 어지간한 약속은 지키려하나 아들애가 말린다. 갑작스런 휴교로 일주일에 3일은 할머니 집에 와서 지내는 어린애들이 있으니 나가는 것을 삼가라는 거다. 그러나 내가 다니는 곳이 사람이 많은 밀집된 공간은 아니라고 큰소리를 치고 나가면서도 살짝 염려가 된다.

 

좀체 약속을 취소하지 않는 내가 이 위기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약속한 날 사람들을 집으로 오게 하면 된다. 나이가 든 친구들이니 많은 량의 음식보다는 칼로리를 계산한 예쁜 음식 한두 가지만 준비하면 되고, 친구들이 가져온 디저트를 커피와 곁 드리면 완벽한 셋 메뉴가 되니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는 내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 , 수 저녁이면 퇴근 후 맡긴 애들을 데리러오는 앞 동사는 며느리와 아들, 옆 동 사는 사위를 위한 저녁을 차린다. 한창 자라는 애들과 젊은이들이니 이번에는 칼로리 높은 고기종류의 음식을 준비하면 된다. 이렇게 하다 보니 거의 식당수준의 메뉴가 생기고 늦게 들어오는 딸에게는 사진으로 메뉴를 보내는 게 일상이 되었다.

 

집으로 돌아간 친구들은 요즈음 같은 심한 가뭄에 달디 단 비를 만나듯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깊이깊이 감사드리고 정말 즐거웠습니다.” “마음이 우울한 요즈음 큰 위로받고 행복했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에 오늘은 좋은 날, 행복한 날이었네. 이 교수의 수고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줘 고맙네.”를 보내온다. 그리고 내게 '707 lee dining' 이라는 상호까지 붙여준다.

 

코로나19’ 사태로 식당 아닌 식당을 운영하다보니 상호까지 갖게 되었다. 이야기를 들은 딸이 엄마도 이 기회에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 만들기를 유튜브에 올려보세요. 미술가가 만든 음식과 엄마의 독특한 플레이팅은 그림 같아서 사람들이 음식 만들기에 쉽게 접근할 것 같고, 또 새로운 집 밥 문화가 형성 될 것 같네요라며 권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내게 새로운 일 시작의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마음이 흔들린다.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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