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2020를 아십니까?

 

20200220이라면 알 것도 같은데 2020022020이라는 숫자는 누가 풀어낼 수 있을까?

 

“20이라는 숫자가 겹쳐 모양도 아름답고, 살아생전에 처음으로 만나는 이 특별한 날을 그냥 지나기가 아쉬웠습니다. 30300330도 돌아 올 테지만 그 때는 나나 여기 있는 그 누구도 그날을 함께할 수가 없을 것 같아 오늘 같은 특별한 날에 내가 평소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20명을 초대한 것이니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들 드시고 의미 있는 시간들 보내기 바랍니다.”

 

“20200220()12시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함께 모여서 이날을 즐기기 바라며 맛있는 점심식사를 준비하였습니다. 특별한 날 귀한 분들 20분을 모십니다. 흔쾌히 오셔서 한 때를 보내기 원합니다. 93수 노인 김동길 드림

 

초대된 손들이 다 모였다. 주인은 둘러앉은 손님들에게 그가 자주 하듯이 즐기는 시구를 암송한다. 토마스 카알라일 (Thomas Carlyle)오늘이다. “또 다시 날이 밝으면 새로이 푸르른 날이 밝아오네: 생각하라, 어찌 이 날을 헛되이 버릴 수 있을까?”로 끝맺는 시를 읊으면서 93세 노 교수는 일깨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며 살라는 것을...

 

이렇게 특별한 날짜에 살아 있음도 감사하지만, 이러한 날짜에 의미를 부여하여 특별한 만남을 주선한 김동길 선생님의 아이디어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요즈음 코로나19로 많은 모임들이 취소되지만 선생님 댁에는 12시가 되기도 전에 20명이 다 모인다. 12시 정각이 되자 선생님은 둘러앉은 손님들에게 그가 자주 하듯이 즐기는 시구 암송을 시작한다.

 

사람들이 다 아는 것처럼 선생님 집 대문은 오래전부터 열려져 있고 그 열린 문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인연을 맺고 있다. 내 남편은 나보다 먼저 이집 주인들(고 김옥길총장님)과 좋은 인연으로 얽혀왔고, 어쩌다 보니 며느리의 친정과도 이웃이 되어 한 집안처럼 지내고 있다. 오묘한 인연으로 이곳에 모인 20명 모두도 오늘을 이야기하며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식당과 서재에 나뉘어 식사를 마친 후 모두는 노 교수의 서재에 모여 이야기의 꽃을 피운다. 60여 년 전 김동길 선생님과 김동건 원로방송인의 연세대 사제지간의 오래된 인연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를 자아낸다. 20대 학창시절을 신나게 이야기하는 제자와 그 이야기를 들으며 흐뭇한 미소를 보내는 옛 스승의 모습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그 제자가 제안을 한다. 20200220을 이렇게 지냈으니 다음 모임은 20300330 오후 330분 이 방에서 다시 모이자고 하자 모두가 환호한다. 주빈 김동길 선생님은 103, 손님들은 90고개를 지날 테지만 모두들 오늘 같이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다린다. 오늘 함께한 모두도 카알라일처럼 오늘을 귀히 여기며 소중한 인연의 실타래를 계속 엮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리라.

 

우리들의 김동길 선생님! 그때까지 건강히 사셔야합니다. 모두들 그 날 꼭 뵈어요.

 

이 성 순

 

 

집에 들어오자마자 카알라일의 오늘을 찾아 읊으며 여기에 옮긴다.

 

오 늘’ -토마스 카알라일-

(Today, Thomas Carlyle, 1795~1881)

 

또 다시 날이 밝으면

새로이 푸르른 날이 오네.

생각하라, 어찌 이 날을

헛되이 버릴 수 있을까?

 

영원으로부터

새로운 낮이 생겨나

영원 속으로

밤이 되리라.

 

이 날을 되새기자.

아무도 본 적 없는 하루를 되새기자.

지나가 버리면 영원히

모두의 시선으로부터 사라질 날들.

 

하루가 밝으면

새로이 푸르른 날이 오네.

생각하라, 어찌 이 날을

헛되이 버릴 수 있을까?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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