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혼(魂) 키우기(國魂論 序說)-1

 

한 나라의 역사발전의 초석이 되는 것은 그 나라의 혼(魂)이다. 이스라엘의 고사를 보더라도 430년간의 이집트 노예생활을 벗어나서 새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것도 모세오경을 중심으로 한 탈무드에 대한 교육과 실천, 노력으로 이스라엘의 국혼을 우뚝하게 정립해 온 것이 독립영속발전을 할 수 있었던 기본이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혼(魂), 우리 역사의 골간이 되는 국혼(國魂)을 무엇으로 봐야할 것인가? 일찍이 홍익인간(弘益人間)으로 정의되었다. 만인에 이롭고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통치와 삶의 궤적이 그것이다. 우리는 홍익인간을 제창하였다. 2500년전 공자가 주장한 인의사상, 어질음도 결국 사람에 대한 사랑, 남에 대한 배려, 측은지심의 말로, 이 모든 것을 함축한 것이다. 2300년전 부처의 자비, 또 2000년전 기독교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바탕으로 한다. 결국은 홍익인간, 사랑, 어질음, 이 모두 인간에 대한 사랑과 베풂에 대한 고찰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미 5000년전 우리의 기본으로 홍익인간을 제창해 마지않았다. 여기까지는 널리 알려져 있으나 실천적인 수단으로 재세이화(在世理化)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것은 별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즉 이치에 맞아야 하고 경우에 맞아야 한다. 부자간에도 이치에 맞지 않으면 “아버지 그런 경우가 어디 있어요!”라고 항의하고 아랫사람이라도 주장을 펼 수가 있다. 따라서 홍익인간은 통치의 이념으로 하향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나, 재세이화의 경우에는 그 속에서 생활하는 인간집단간이 평등의 위치에서 논의되고 보다나은 결론을 이끌어내는 이화의 세계가 깔려있다. 신라의 화백제도에서 만장일치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이화세계의 실현, 이치의 실현, 토론의 합리성, 이때는 직위의 상하가 아니라 보다 더 합리적이고, 보다 더 타당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이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체화되어 있는지는 가닥이 분명치 않다. 연세대학교 석좌교수로 이 분야를 깊이 논구하신 유동식 박사의 견해에 따르면 이것을 내면화시켜 나아가는 방안으로 강조해 마지않은 것이 상마이도의(相磨以道義), 상열이가락(相悅以歌樂), 유오산수(遊娛山水) 무원부지(無遠不至)이다.

첫째는 상마이도의(相磨以道義)다. 도의를 서로 갈고 닦아 높이고 연마해 나아간다. 이때 도의의 개념은 무엇이었을까? 원광법사가 주창해 청년교육의 기본으로 삼았던 것이 소위 세속오계(世俗五戒)이다. 사군이충(事君以忠) 임금을 섬김에 충성으로 하고, 사친이효(事親以孝) 부모를 섬김에 효도로써 하고, 교우이신(交友以信) 친구를 사귐에 믿음으로써 하고, 임전무퇴(臨戰無退) 전장에 임해서 절대로 후퇴하지 않고, 살생유택(殺生有擇) 생명을 살해할 경우에는 택함을 가지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 불법(佛法)으로 한 세상을 조율하던 고승의 위치에서 나라를 위해서는 살생도 허용하는 파격적인 단안을 내리고 있다. 따라서 전장에서는 관창의 죽음이 있었고, 통치에서는 사다함의 원숙함이 있었고, 친구의 신의에서는 생명을 같이하던 죽지랑의 충절이 있었다. 이것이 신라의 삼국통일 기본을 만들 수 있는 소이연이었다고 생각된다.

청년훈련의 중요성을 삼국이 다 같이 보았다. 그러나 고구려는 조의선인이라고 하여 상층 지휘부의 훈련에 중점을 두었고, 신라는 화랑이라고 하여 중간간부 육성에 매진하였고, 백제는 무절이라고 하여 하사관에 주력을 한 듯하다. 황산벌에서 3번이나 열세의 군대로써도 견뎌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무절의 강인함이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서 백제의 ‘싸울아비’가 ‘사무라이’가 되고, 일본군대의 하사관들이 세계최강의 강인성을 나타내는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상열이가락(相悅以歌樂)이다. 함께 즐기고, 함께 노래하고, 더불어 흥을 돋운다. 강강술래를 비롯해서 우리 경우에는 혼자서 할 때는 신바람이 나질 않는다. 여름철 힘든 농사를 지음에 있어서도 두레놀이를 통해서 선창을 하면 따라서 복창을 하고 함께 노래하고, 함께 일하고, 흥이 나면 피곤도 모른 채 논농사, 밭농사를 공동으로 경영해 왔다. 그럼 이때의 가락 중 무엇이 우리에게 가장 맞는 가락이었을까? 근자에 ‘미스 트롯’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송가인’이라는 가인이 탄생됐고 그 노래에 맞춰 전체가 ‘떼창’을 부르며 하나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우리가락의 기초는 떼창을 유발하는 촉진매체로 4분의 4박자 트로트 곡이 맞지 않을까 생각된다.

세 번째는 유오산수(遊娛山水) 무원부지(無遠不至)이다. 들놀이를 하고 산수를 찾아 익히며 멀더라도 이르지 않은 곳이 없다. 요즘으로 보면 그룹으로 등산 활동을 한다고 할까. 산천을 즐기고 호연지기를 키우는 방식으로 하나 결과적으로 이것이 전술적인 지형지물 습득과정으로 해석이 된다. 이런 것을 기초로 해서 역사가 이루어지고 오랜 세월 강국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신라 ․ 백제 ․ 고구려, 고려, 조선을 이어오는 5천년 역사의 자리매김이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여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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