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 년 도읍지를(시조 에세이 8)

 

                             오백년 도읍지를

 

                                              길 재 (1353~1419)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길재의 호는 야은이다. 일찍이 정몽주, 이색, 권근 등을 스승으로 모시고 성리학을 공부하였다. 138633세의 나이에 문과에 급제하여 잠시 성균관 학정으로 일하다가 이듬해 박사가 되었다. 이방원과는 특별한 사이여서 그가 태자로 책봉되었을 때 길재에게 태상박사 자리를 권했으나 거절하였다고 한다.

 

고려조가 500년 동안 도읍했던 개성에 들러보니 산과 강은 여전한데 인물들은 간 데가 없구나. 그 때 그 세월이 좋았건만 꿈처럼 사라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네.”

 

이 노래가 고려조의 충신의 입에서 흘러나오니 듣는 사람에게 적지 않은 감동을 준다. 오늘 권력의 주변에서 먹고 마시고 춤추는 사람들아, 세월이 가면 그런 일들도 할 수 없는 때가 온다. 대통령이 늘 대통령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당대표가 늘 대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헌법이 살아 있는 민주 사회에서 앞으로 20년은 정권을 잡고 있겠다느니 앞으로 40년은 내놓지 않겠다느니 터무니없는 수작을 하는 정신 나간 인간들아, 태평스럽던 시대도 끝나거늘 오늘처럼 백성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는 이런 상황에서 무리한 꿈을 꾸는 자들아, 이 시를 읽고 반성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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