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의 연원과 실체

 

우리는 ‘신난다, 일할 기분이 난다’는 말을 자주 하기도 하고 또 듣기도 한다. 그러나 신바람이란 것이 무엇인지 정작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신바람이 어디서 나왔고, 어떤 특성을 가졌으며, 어떤 형태와 내용으로 과거 우리의 삶과 함께 해온 것인지를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인간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면서도 인간 이상의 위력으로 화해 버리는 신바람!

지금 우리는 이 신바람의 근원을 좀 더 정확히 찾아보아야 할 때다. 신바람 에너지를 한 곳으로 결집시켜 신비스러운 힘을 발휘할 줄 알았던 우리 한국인! 신명이 나면 네 일, 내 일 가리지 않고 목숨 걸고 돕기를 좋아했던 우리 한국인! 과거 우리 한국인과 함께 호흡해 온 신바람 위력의 산 증거들을 통해 그것의 알맹이를 확인해야 한다. 21세기 민족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에겐 꼭 그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사회에 그 위대한 한국인의 신바람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무엇이 신바람의 허상이고 실상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두어야 한다. 과거와 같은 강한 신바람이 지금은 왜 일어나지 않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신바람의 부재에서 온 오늘날의 많은 대기업병들을 어떤 원리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지를 다 같이 고민해 보자. 과거의 신바람 위력의 사실(史實)과 현재의 무기력한 조직병폐 사례들을 중심으로 한국인의 신바람을 폭발적으로 분출시킬 수 있는 어떤 원리를 먼저 정리해 둘 필요를 느낀다. 기본 원리를 알아야 구체적인 실천방법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신바람의 실체를 분석해보자.

우리는 얼쑤! 가락 하나에 어깨춤이 나오고 가슴이 열린다.

둥둥! 북소리, 장고소리에 너와 나의 벽을 허문다.

움츠리고 있는 자신과 만나 소아(小我)의 껍질을 벗어던지고 내 이웃과 만나 마음이 하나가 된다. 어려운 이웃, 위태로운 나라의 현실이 눈에 보인다.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하늘처럼 여기며 서로를 떠받들고 살았던 고대 선조들의 삶이 스친다.

대(大)를 위해 소(小)를 접어둘 줄 알고 양극단을 품어 큰 전체로 풀어낼 줄 알았던 선조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느낀다. 고통도 서러움도 원(怨)도 한(恨)도 바람에 날려 보낸 듯 물에 씻어버린 듯 풀리며 서서히 신명이 나기 시작한다.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신의 힘을 얻은 듯 어디에선가 신비스러운 힘이 솟아오름을 느낀다. 자신에 대한 커다란 긍지를 느끼며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한 기운에 사로잡힌다.

우리 민족은 신바람이 나면 두려운 것도 불가능한 것도 없다.

인간은 누구나 하기 싫은 일, 강요된 일을 할 때는 불쾌하고 짜증이 나지만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아무리 힘들더라도 기분이 좋고 흥이 나기 마련이다.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찾아 하는 사람들, 남의 일도 자기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는 사람들, 하고 있는 일을 가장 빨리,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항상 흥이 나 있는 사람들이고 스스로 일에 취해 목표를 향해 매진하고 주위 사람들까지 자신의 활력에 취하게 하는 즉, 신바람이 나 있는 사람들이다.

적극성과 소극성, 능동성과 수동성, 근면함과 나태함 등은 개인의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어떤 조직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욕에 가득 차 있고 모든 일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고 있다면 그 조직 내에는 뭔가 그들에게 신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동인(動因)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는 방향으로 행동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보면 동인(動因)은 욕구가 자극되는 데서 비롯된다. 인간은 생명유지를 위한 신체적, 생리적 욕구 외에도 애정, 소속, 사회적 승인 등의 사회적 욕구와 성공의식, 자기 개성의 유지 등의 자아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 매슬로우는 욕구 5단계설을 통해 인간의 욕구를 생존의 욕구-안전의 욕구-애정의 욕구-존경의 욕구-자아실현의 욕구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서 신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욕구는 적어도 사회적 욕구나 자아적 욕구, 소속, 애정의 욕구 이상의 영역에 속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애정이나 존경의 욕구, 그리고 자기실현을 위한 강한 성취욕구가 자극될 때 신바람이 일어난다.

거기에 남을 위한 희생적 가치가 있는 훌륭한 일을 성취하겠다는 의지가 더해질 때 더욱 큰 의욕이 솟는다.

예로부터 가치 있는 일에 대해서는 물적인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뛰어드는 특성이 강한 우리 민족은 자신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꼈을 때, 자신이 그 일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상대방이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주었을 때, 서로 마음이 통했을 때, 끈끈한 정을 느꼈을 때는 자청하여 스스로 앞장서지 않고는 못 배긴다. 이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 눌려있던 애정, 존경, 자아실현 등의 욕구가 자극을 받을 때 이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행동이다.

 

여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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