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막대 잡고 (시조 에세이 1 )

 

                           한 손에 막대 잡고

 

                                                우 탁 (1263~1342)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를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우탁은 벼슬하는 집안에 태어났다. 문과에 급제하고 벼슬길에 올랐으나 곧 사직하여 은둔 생활을 하면서 사서를 탐독하고 역학에 전념하며 후진들을 가르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아니하였다. 그의 호는 '역동'이었다.

 

나는 많은 강연을 하면서 우탁의 이 시조를 읊조렸다. 청중에게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가르치는데 우탁의 이 시조만큼 유효적절한 인용은 없을 것이다. 모든 인간에게 있어서 노년은 덧없이 찾아오는 것. 늙지 않으려고 발버둥 쳐도 사람은 누구나 늙게 마련이다.

 

내가 아는 어떤 저명인사의 부인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남편의 머리에 흰 머리카락이 생긴 것을 처음 보았을 때 가슴이 덜컥하였다고. 90이 넘은 나에게는 백발밖에 없다. 목 가까운 곳에서 검은 머리가 다시 나기 시작한다는 말을 듣고 놀란 적도 있다. 80 넘어 90이 되면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다고 들었다. 흰 머리카락은 한 오라기도 없었던 까맣기만 했던 내 머리. 그 검은 머리에 자연적으로 웨이브마저 있었으니 얼마나 보기 좋았겠는가.

 

그런데 오늘 내 꼴이 이게 뭡니까?” 어느 강연장에서 나는 유머 섞인 이 한 마디를 던지고 청중과 함께 멋쩍게 웃은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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