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적 조각, 조각적 회화_ 고 신성희 10주기전

 

화가 신성희가 평생에 걸쳐 고민한 회화를 떠나지 않으면서 동시에 평면 작업에만 머물지 않는작품들을 만난다.

 

10년 전 가을 날 아침. 삼성병원을 떠난 운구차는 올림픽 공원 내 소마미술관앞에 멈춘다. 운구는 도열한 소마미술관 직원들 앞을 지나 신성희의 전시가 열리는 2층 전시장을 한 바퀴 돌고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무거운 발로 다시 운구차로 향한다, 그리고 전시가 열리는 내내 전시장엔 검정 리본으로 전시 중에 작고한 작가에 대한 정중한 애도를 표한다. 전시기간동안 관람객들도 애틋한 마음으로 작품관람을 하며 고인에 대한 애도를 전한다.

 

화가 신성희의 10주기를 맞아 1990년대를 대표하는 그의 대표작 33점을 소개하는 신성희 연속성의 마무리(2019. 9.24~10.31)이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있다. ‘연속성의 마무리연작은 그림그리기 작업에서 출발하여, 색칠한 띠를 화면에 수직과 수평으로 배치하고 마주본 띠를 재봉틀로 박음질하여 캔버스에 이어붙이면 색띠들이 솟아오르고, 돌출된 띠들은 캔버스에 그림자를 만든다.

 

오래전부터 공예가, 근래에 들어와서는 많은 현대미술가들이 바느질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신성희는 폄하되어 온 재봉틀로 이어붙이는 박음질이 창작의 모티브로 등용되면서 박음질 캔버스라는 평면과 입체가 통합된 다차원적 공간을 창조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신성희의 붙이고 박음질하는 행위는 예술과 삶, 작품과 생활, 작품과 관람객을 이어주고 맺어주는 결합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신성희는 회화의 기본인 평면성을 신성희만의 독창적인 표현으로 구현해온 작가다. 1970년대는 마대위에 마대의 질감을 극사실적으로 재현하거나 캔버스의 앞과 뒷면을 한 화면에 결합한 모노크롬 회화를 제작했다. 1980년대는 채색한 판지를 찢고 이어 붙이는 콜라주 회화를, 1990년대는 채색한 캔버스를 길게 잘라 박음질로 이어붙인 연속성의 마무리연작을, 2000년대는 색 띠를 엮어 화면에 그물망을 만드는 누아주연작으로 이어진다.

 

신성희는 나에게 조용한 말투, 예쁜 얼굴, 섬세한 작업을 하는 작가로 기억된다. 그와의 인연은 50여 년 전 같은 재단의 중고등하교 미술선생으로 시작된다. 거기에 같은 동네에 사는 인연으로 아침이면 합승택시멤버로 지낸다. 그러다 어느 날 그는 훌쩍 파리로 떠나며 잊혀 지내다 그가 서울에서 전시를 할 때면 찾아가서 반가운 인사를 하며 그의 작품의 변화를 보아왔다. 그러다 2000년 시카고 아트페어에서 그의 새로운 작품을 보며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20091. 소마미술관 관장으로 부임한 내 첫 임무는 ‘2009년 작가 재조명전작가로 파리에 체재중인 신성희와 한순자가 선정되었다는 보고를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신성희와 통화하며 전시가 진행되고 전시를 위하여 귀국한 신성희를 오랜만에 마주한다. 그 때 유난히도 검은 얼굴에 살짝 염려를 하였으나 아프면서도 전시 개막전까진 새로운 입체 작업을 하는 그를 보아왔다. 그리고는 20091017일 작고하였다는 비보를 듣는다.

 

20191017일 오후 5. 신성희의 전시를 오랫동안 진행해온 갤러릴 현대, 그를 아끼는 친지들과 미술인들이 모여 신성희의 전시가 진행중인 갤러리 현대1층 전시장에서 이건용(작가), 신용덕(미술평론가), 이성순(섬유예술가, 전 소마미술관 관장), 유상현(연세대 신학과교수), 정이녹(작가)의 발제로 ‘10주기 추모 쎄미나-신성희, 공간을 열다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날 신성희 살아생전에 내가 즐겨 부르던 예쁜 선생님에게 맛있는 예쁜 떡을 사들고 찾아가리라.

 

삶을 예술로 살아온 고 신성희를 그리워하고 애도하며.

 

 

이 성 순



 

 No.

Title

Name

Date

Hit

2358

세계 3위의 포철신화의 주인공, 신들린 창업요원들-1

여상환

2019.10.18

153

2357

수퍼 태풍도 빈번해진다는데

김형국

2019.10.17

572

2356

작품을 통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다_김현태 전

이성순

2019.10.15

441

2355

한 손에 막대 잡고 (시조 에세이 1 )

김동길

2019.10.14

167

2354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358)

정우철

2019.10.13

228

2353

409. 일탈을 위해 내려간 여수, 방황 속에 만들어진 작품 <여수 밤바다>!

인승일

2019.10.12

307

2352

(계속) 툰베리 이야기

김형국

2019.10.10

539

2351

노벨평화상 유력후보 툰베리 이야기

김형국

2019.10.10

103

 ▶

회화적 조각, 조각적 회화_ 고 신성희 10주기전

이성순

2019.10.08

594

2349

청산도 절로절로 (시조 에세이를 시작하며)

김동길

2019.10.07

400

2348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357)

정우철

2019.10.06

219

2347

408. 세계적인 명성의 영국 여배우 4명의 수다가 펼치는 다큐멘터리!

인승일

2019.10.05

325

[이전] 1[2][3][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