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가 누군가요?

 



    오스트리아는 모차르트(1756-91)로 먹고 사는 나라. 유명 브랜드 모차르트 초코레트나 초코레트 향내의 모차르트 보드카정도는 약과다.

    아주 모처럼 고향선배인 처남을 만나려고 린즈를 찾았던 올봄, 어릴 적부터 품어온 고전음악 사랑의 연장으로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기차로 한 시간 반 남짓 잘츠부르크도 찾았다. 귀로에 빈(Wien, 비엔나)에서 머문 1주일은 그곳 예술문화의 정수인 모차르트 오페라 공연 그리고 임진왜란 즈음의 조선 선비도 모티프로 등장시킨 루벤스의 <성프란시스코 사비에르의 기적> (1618) 명작을 만나는 호사였다.

    현대한국에서 린즈는 포항제철과 기술 제휴했던 유명 철강회사 뵈스트 알피네소재지로 기억하는 경제인사도 있다. 하지만 음악애호가에겐 단연 모차르트 교향곡 <린즈(Linz)>로 익숙한 곳이다.

    잘츠부르크는 바로 모차르트의 출생지. 크고 작은 동상이 도시 경관이 되었고 그곳 정상급 음악학교가 모차르테움 대학, 그리고 여름 음악페스티벌의 성지 잘츠부르크 축제의 메인 홀이 모차르트홀이다. 비철이어서 본격 공연 대신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도 오른, 인형을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마리오네트 인형극으로 모차르트 <마술피리>도 즐겼다. 마침 올해는 천재 작곡가의 아버지 레오폴드(1719-87) 탄생 3백년이라 그 기념행사도 열리고 있었다.

 

나도 갔다 관광 1번지

    드디어 빈 입성. 우선 도시교통 이용법을 익히려고 전문가의 반나절 안내를 받았다. 대충 설명을 듣곤 실전삼아 빈의 문화지리 중심인 스테판돔 성당까지 같이 타고 걸으며 일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안내책자가 빈의 혼심장이라 적은대로 성당 주변은 관광객으로 넘쳐났다. 오스트리아 최대인 이 고딕 성당에서 모차르트는 결혼식을 올렸고, 하이든은 소년합창단 대원으로 자랐다.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무리 가운데는 한국 관광팀도 눈에 띄었다. 당초 빈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했다던 안내자의 유식한 말본새로 바람을 타는 한국 단체관광의 최근 인기 여행지가 동유럽이라 귀띔해주었다. 하루 한 나라씩 건너뛰는 식의 나도 갔다 관광에서 체코 프라하와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더불어 오스트리아 빈도 그 코스의 징검다리라 했다.

    당일 빈 관광에서 스테판돔 성당이 단연 으뜸 명소인데, 성당을 둘러본 팀들에게 불과 5분 거리 이웃의 모차르트 하우스 빈도 찾아보면 더욱 알찬 하루 관광이 된다는 말을 덧붙인다. 일생에서 아주 잘 나가던 때의 모차르트 가족이 살았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도 작곡했다 해서 유명세를 탔던 집을 개조해 탄생 250주년이던 2006년부터 공개한 기념관이 볼만하다고 말해왔다.

    이 권유에 그런데 20대 대학생 우리 관광팀 반응이 뜻밖이었단다. 지금도 그 말이 믿기지 않는다 했다. “모차르트가 누군가요?”

 

태교에 참 좋다는 모차르트 음악

    음악은 청각적 또는 음향적 가공품이다. 하지만 거기서 사람이 느끼는 감동 또는 감흥은 그대로 자연의 일부 또는 그 자체로 다가온다. 좋은 음악이 태교용이 되는 까닭이다. 음악 태교의 한 사례는 임신 12주까지 좋은 음악 여섯 가운데 셋, 13-27주 사이와 40주까지의 각 여섯 좋은 음악 가운데 각 둘이 모차르트였다. 당연히 그럴 것이 오스트리아 태생의 20세기 거장 슈나벨(Artur Schnabel, 1882-1951) 피아니스트가 미리 잘 말해 놓았다. “모차르트 음악은 아이들에겐 너무 쉽고 프로 어른에겐 너무 어렵다. 그 음악이 아주 단순간결하다는 뜻이고 그만큼 자연을 닮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불가사의한 것이라 했다.

    내 경우, 고전음악 사랑의 계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읽었던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작곡 이야기였다. 일제 때 일본사람이 지어낸 픽션임은 나중 알았지만, 줄거리는 달밤 산보 길의 베토벤이 우연히 눈먼 소녀의 피아노 연주를 만나 그 감동을 피아노로 옮긴 곡이라 했다. 그때부터 베토벤이 누구인가 궁금증이 내 음악 사랑의 씨앗이 되었다. 그리고 그 시절 유명 테너 스키파(Tito Schipa, 1888-1965)의 목소리도 음반으로 들려주던 열정 덩어리 고교 음악선생이 있었다.

 

아름답지만 슬픈 음악

    애호가여서 그런지 몰라도, 나도 학교교육을 받은 사람이 모차르트 이름도 모른다는 사실은 정말 믿기지 않았다. 귀국해서 어찌 이럴 수 있을까, 알만한 여기저기에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 하나가 그럴싸했다. 중고교육이 대학입시수능과목에 거의 전적으로 매달린 나머지 수업시간표에 미술음악은 있지만, 실제론 곧잘 국영수로 대신한다는 것. 얼마 전 재지정문제로 홍역을 치렀던 자사고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수업 57% 차지 국영수 편중도 그 점을 확인시켜주는 듯 했다.

    바꾸어 생각해 보았다. 모차르트를 몰랐던 이들도 언젠가 흘러간 명화로 이를테면 <아웃오브아프리카>(1985)를 즐기고 나면 이 영화의 음악인 클라리넷협주곡에도 분명 빠져들 것이다. 죽기 두 달 전에 작곡한 최만년작 가운데 하나로 백조의 노래같은 작품이어서 더욱 그렇겠지만 클라리넷 멜로디가 아주 천천히 슬픔을 머금은 채 아름답게 흐르는 것이 듣는 이의 가슴을 파고든다.

    바로 거기에 오히려 끈질긴 생명의지가 느껴진다는 게 음악평론가의 평이었다. 그제야 비로소 모차르트 팬이 되었다면 이걸 만시지탄이라 할 것인가, 아니면 뒤늦게라도 좋아하게 됐으니 인생살이에서 언제의 깨달음이든 결코 늦은 법이 아니라했음의 경우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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