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부(本社附)의 공과(功過)

 

동양권에서는 군사조직, 정치조직은 물론 기업의 지도력의 형태를 크게 4가지로 구분해 왔다.

태상(太上), 하지유지(下知有之)이다. 즉 밑의 사람은 위에 그러한 지도자가 있다는 것만 알 뿐 간섭을 받지 않고 내가 내 임무 다하고 해 뜨면 들에 나가 일하고 고단하면 샘물가에서 물마시고 저녁이면 돌아와서 쉬는데 ‘나물먹고 물마시고 팔베개하고 누웠어도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다.’ 라고 하는 태평성대의 노래에 나오는 형태, 즉 요순시대에나 얘기가 됨직한 지도력을 최상으로 꼽았었다.

그 다음이 친이예지(親而譽之)이다. 지도자에 대해서 존경과 사랑과 신뢰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존경을 나타내고 더불어 일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는 지도자, 우리는 이를 최고의 지도자로 일컬어왔다. 생각건대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장군의 리더십 유형을 여기에 견주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세 번째가 외지(畏之)이다. 즉 지도자는 위엄을 갖추고 두려움을 갖도록 권위와 능력을 보여야 한다. 밑의 사람이 도나 개나 맞먹어대는 그런 형태의 조직은 와해되고 만다.

네 번째 마지막이 모지(侮之)다. 즉 ‘어떻게 저런 부류가, 저런 인간이 최고 지도자가 됐는가? 그 밑에서 부하 노릇 하기가, 그 밑에서 백성 노릇 하기가 참으로 창피하다.’ 라고 생각할 만큼 경멸과 조소와 비난의 대상으로 간주되는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위인들이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모지(侮之)의 대상들이고, 우리는 역대 대통령 중에서 말년에 모지(侮之)의 대상으로 전락된 대통령 군상들을 많이 보게 된다.

장황하게 이러한 얘기를 하는 것은 국가 경륜을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고 포항제철의 성공적인 역사기록에 청암 박태준의 지도력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의 기준설정에 있다. 해석에 따라 다를 수는 있으나 본인의 해석으로는 친이예지(親而譽之)를 기본으로 하고 외지(畏之)를 적절하게 구사했던 지도력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이 중에 외지(畏之)에 해당하는 본사부 제도를 소개하고 싶다.

본사부(本社附)라면 규정상 일반 관행상은 흠잡을 곳 없는 직원, 또는 간부라고 할지라도 왠지 조직에 기여가 안 되고, 또 조직의 분위기를 해치고, 또 총체적인 조직의 능률을 해치거나 기여하지 못하는 간부들을 발견할 때 취한 행정절차를 말한다. 규정이나 인사고과만 가지고는 지적할 수도 없고 이미 ‘배 떠나간 뒤에 행차’ 꼴 밖에 되지 못하는 경우가 조직 경영상에서는 비일비재할 수가 있다. 이때 최고경영자가 본사부 제도에 의거하여 중역이든 간부든 막론하고 깊은 관찰과 정보를 통해서 터득한 심증을 토대로 일단 본사부 명령을 내리게 되면 해당자는 3개월간 무보직 상태로 있게 되고, 3개월 이내에 다시 재발령 조치가 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해직을 하게 된다. 따라서 당사자는 3개월을 지나면 퇴직금 계산이 임기 말 3개월 동안의 평균급여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본사부에 해당하게 되면 퇴직금이 반 토막 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깊은 반성과 한 층 더 분발하여 조직에 기여를 하거나 아니면 일찍 퇴사를 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전체 구성원을 일렬종대로 수직서열로 세워놨다고 할 때에 상위 30%는 격려와 칭찬으로 다스려질 수도 있으나 하위 30%의 문제가 되는 사람은 적절한 자극과 채찍이 없는 한 효과성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본사부 제도는 대단히 유용하게 쓰여 졌고, 당사자들은 견디기 어려운 과정이었으나 조직의 효율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되었다고 본다.

수 만 명의 조직이 일사분란하게 죽을 둥 살 둥 온 정력을 기울여 뛸 수 있었던 것은 칭찬과 격려의 힘도 있었겠으나 본사부에 해당되지 않으려는 피나는 자기 노력과 헌신이 포항제철의 단결력과 총합적인 추진력에 크게 이바지 되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이때 본사부의 칼날을 휘두르는 최고경영자가 24시간 조직에 매달려있고, 누구보다도 업무를 깊이 파악하고 누구보다도 헌신적으로 솔선수범하고 존경과 신뢰를 받아 마땅한 지도력을 구사하는 인물이었기에 그가 휘두르는 채찍과 칼날에 해당하는 본사부의 경우에 있어서도 추호의 반항이나 저항은 없었다. 또 이들에 대해서도 본사부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 퇴직된 사람에게는 그동안 관찰된 기록이나 내용으로 살펴서 적절한 자회사, 협력회사, 또 본인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다른 업무로 연결을 해서 본인이 자기 여생을 의미 있게 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조직의 최고책임자가 구사해야 할 악역중의 하나로 본사부 제도 즉, 두려움을 구사하는 외지(畏之)는 반드시 연구되고 갈고 닦아져야 할 것이다. 포항제철의 오늘날 성공이 있기까지 본사부제도 외지(畏之)의 리더십 구사가 크게 기여되었음을 밝혀두고자 한다.

 

여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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