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 거짓이 빚어낸 권력, 그 권력이 만든 독재의 맛에 관객도 중독된다!

 

전쟁 중 죽음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자신만 살아남겠다는 생각으로 소속된 부대를 이탈하여 제 갈 길로 도망가는 병사를 탈영병이라고 한다.

그러나 총알과 포탄이 난무하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험한 전장에서 제만 살겠다며 탈영을 선택한들 목숨을 부지할 수 있기가 쉽지 않은 것이, 적군의 손에 잡히면 포로병이 될 것이고, 아군의 손에 잡히면 탈영병이 될 것이니 오히려 진퇴양난의 기로에 서게 됨은 물론 어떤 민간인도 그들의 도주에 협조하거나 숨겨주지 않음 자명한 사실이다. 어쩌면 민간인의 투철한 고발정신으로 인해 안전이 보장되기는 결코 쉽지 않거니와 반대로 노출의 위험성은 더욱 높아질 뿐이다.

 

독일의 로베르트 슈벤트게감독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코앞에 둔 때의 탈영병 실화를 바탕으로 인간의 손에 쥐어지는 권력과 그 권력을 내세운 욕망 그리고 그 집착의 끝이 어디인지를 흑백영화로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더 캡틴>... 영화는 주인공을 잡기 위해 추적하는 군인들이 쏘아대는 소나기 같은 총알세례를 피해 질주하는 탈영병 윌리 헤롤트의 도망 장면으로 시작한다. 탈영병에게도 행운이 따르는지 죽음 앞에서 용케 살아남아 피할 곳을 찾는 헤롤트의 눈에는 진창길에 빠져 버려진 독일군용차가 들어온다. 먹을 것과 입을 거리라도 찾으려 뒤지다 보니 큼직한 트렁크 안에 깔끔하게 보관된 독일군 대위 군복을 발견하자 추위를 모면하려 허겁지겁 입던 중, 자동차 백미러에 비친 자신의 그럴 듯한 모습에 스스로 놀랄 지경이 된다. 주렁주렁 달린 훈장과 빛나는 대위 계급장에 흠뻑 빠져버린 것이다. 때맞춰 나타난 나이 많은 사병이 대위 군복을 입은 헤롤트에게 경례를 붙이며 자신은 낙오병이니 자신을 거두어 달라며 간청한다. 게다가 시동을 걸어 진흙 밭에 묻힌 자동차를 꺼내는 것이다. 탈영병이 대위로 둔갑하게 되는 순간이다.

 

<더 캡틴>... 겉으로 보이는 대위 군복 속에 탈영병인 자신을 감춘 채 히틀러의 직속 특무대라며 거짓 행세를 하다 보니 권력은 풍선처럼 부풀어지고 그의 위선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만 간다. 포로수용소에 개입하게 된 후에도 그의 감쪽같은 짓거리에 부화뇌동하는 어리석은 포로수용소장과 군인들까지 꼬이며 이를 무기삼아 독재자의 반열에 들어갈 정도로 위세를 떨치고, 포로수용소에 갇힌 적군 포로들은 애꿎은 희생양이 되고 마는데 ...

 

<더 캡틴>... 죽음을 목전에 두었던 탈영병에게 주어진 엉뚱한 무소불위의 권력의 결과를 보여주는 가짜 대위 헤롤트역할은 배우 맥스 후바쳐가 마치 빙의된 양 허세를 부리고, 낙오병 프라이타크역은 밀란 페쉘, ‘헤롤트와 허세로 대적하는 키핀스키역은 프레더릭 라우가 출연한다.

 

제 것이 아닌 권력을 제 것으로 착각하고 거짓과 위선으로 치장하며 그 권력을 더 키우려는 헛된 욕망의 끝을 보며, 마치 이 시대 정치의 일면을 보는 것 같아 착잡하고 무거웠던 마음은 아직도 내려놓을 수가 없다,

- 인 승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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