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보를 똑바로 쓰자-1

 

우리 불교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우리도 모르게 불경이 자연스럽게 우리의 생활화되고 규범화된 것이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무재칠시(無財七施)다. 즉 누구나 일곱 가지 보물을 가지고 있으니 그것을 널리 남을 위해서 유익하게 써야 한다는 교훈이다. 일컬어서 안시(眼施),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 언사시(言辭施), 심시(心施), 신시(身施), 상좌시(床座施), 방회지시(房會地施) 등 일곱이 바로 그것이다.

이중에서도 제일 으뜸이 되는 것이 ‘심시’, 곧 마음을 바르게 쓰는 것이 타인에 대한 보시(布施)가 되며, 혜택이 되며, 도움이 된다는 교훈이다.

이에 관련된 몇 가지 사례가 있어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예전 포항시내에서 외곽 변두리로 가다보면 식당이 하는 있다. 4층 빌딩의 불고기 식당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식당의 앞 뒤 옆 모두가 불고기 식당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데는 손님이 텅텅 비어 있고, 유독 이 집만이 손님이 바글바글 들끊고 있다. 그 원인을 알 수가 없다.

직원들과 함께 그것에서 저녁을 먹고 나올 때쯤, 여담 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때 여주인이 있어서 마침 불렀다.

“김 사장, 이리 좀 들어오시오.”

“이 빌딩이 당신 것 아니오?”

“네, 그렇습니다.”

“저 뒷집도 당신 것 아니오?”

“그렇지요”

“또 일전에 보니까 포항지역신문에 가장 고소득층으로 보도되었던데, 이 모든 것이 사실 아니오?”

“그렇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돈을 좀 모았습니다.”

“아! 이 양반아, 그럼 그 정도면 되었지 뭘 그리 욕심을 더 부리는가.”

이 말에 주인 김 여인은 당혹스러운 얼굴을 하면서,

“아니, 제가 무슨 욕심을 부렸다고 그러십니까?”

“내가 지금 보니까 당신이 고기를 지접 썰고 있는데, 그거야 아랫사람 시켜도 되지 않겠는가. 종업원이 손님에게 고기를 조금 더 썰어 준다고 한들 그것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이쯤 되었으면 아랫사람에게 맡기도록 하시구려.”

“사장님, 그 이유는 조금 있다가 다시 말씀을 드리지요.” 하면서 주인은 급히 나갔다.

나는 그것으로 끝난 줄 알고 모두 잊어버렸는데, 음식이 끝나 돌아갈 때쯤 되어서 주인이 커피 한잔과 술 한 잔을 상에 받쳐 들고 들어왔다.

“아까 말씀드리던 것, 마저 하려고 합니다.”

“그래요, 얘기 좀 하십시다.”

“사장님이 아시다시피 제 나이 35살, 제 남편 37살 때, 제 남편은 모 운수회사 총무과장이었는데 트레일러가 넘어지는 바람에 트레일러 뒤축에 머리를 다쳐서 폐인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구나 뇌를 다쳐서 인사불성이 되었지요. 당시 젖먹이 어린애와 유치원 다니는 딸아이 하나가 있었는데 살길이 막막해서 쥐약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천당인가 지옥인가 알 수 없는 가운데 깨어나 보니 포항성모병원 응급실이었습니다. ‘죽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구나’해서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보상금 받은 것하고 주변에서 도와주신 것하고 해서 죽도시장에 조그마한 불고기 가게를 차렸습니다. 그 이후 27년간을 한결같이 ‘이것 아니면 우리 식구들은 떼죽음 당한다.’라는 각오로 열심히 매달렸고, 세월이 어느 정도 흐르다 보니 차츰 제물이 모이고 또 이만한 빌딩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손은 거칠어지고, 얼굴에는 주름투성이요, 머리는 희끗희끗한 중늙은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손님이 아시다시피 저는 불교도입니다.”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김 여인은 꼭 손님이 들어오는 입구에 서서 직접 칼질을 하는데 그때 기본자세는 들어오는 손님을 보면서 ‘손님 오늘도 오셨군요. 감사합니다. 이 음식을 자시고 원컨대 소원 성취하시고 하시는 일이 잘 이루어지길 바라나이다’라는 깊은 축원을 드린다. 이런 축원과 함께 그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면 마치 엑스레이로 투시한 것처럼 그 사람의 모습이 명확하게 보이면서 ‘아, 이 사람은 기름기가 많으니까 기름기가 없는 것으로’ 하면서 칼이 기름기가 없는 고기의 왼쪽으로 가고, 또 ‘아, 이 사람은 보기에는 멀쩡하나 영양상태가 안 좋구먼, 기름기가 좀 있는 것이 좋겠어.’ 하면서 오른쪽으로 칼날이 간다고 했다. 마치 숙달된 조교처럼 칼날이 번개 치듯 움직인다. 숙달된 피아니스트가 악보를 보지 않고 눈을 감은 채로 건반을 두드려대듯이 자기는 칼끝은 보지 않고 그 손님의 얼굴을 마음으로 그리면서 왼쪽, 오른쪽 칼질을 열심히 하게 되어서 이것을 놓치 못한단다.

 

여상환 


 

 No.

Title

Name

Date

Hit

2307

세대(世代, generation)별 차이와 특성(88)

김정휘

2019.08.28

326

2306

조선시대 산수여행을 떠나다 .

이성순

2019.08.27

524

2305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351)

정우철

2019.08.25

12787

2304

혁명 투사 김 구(1876~1949)

김동길

2019.08.26

136

2303

402. ‘디터 람스’의 디자인 철학 - 좋은 디자인의 10가지 원칙!

인승일

2019.08.24

401

2302

애국호국의 정열, 화랑도 정신

여상환

2019.08.23

220

2301

정계 지도층의 엇박자 안목

김형국

2019.08.22

556

2300

세대(世代, generation)별 차이와 특성(87)

김정휘

2019.08.21

186

2299

작은 거인에 대한 오마주

이성순

2019.08.20

651

2298

공화국을 처음 세운 이승만 (1875~1965)

김동길

2019.08.19

356

2297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무엇인가?(350)

정우철

2019.08.18

363

2296

401. 멀쩡한 눈의 맹인(?) 피아니스트가 눈을 잃게 되었다... 그러나

인승일

2019.08.17

412

[이전] [1][2][3][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