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질 된 사회로의 구조적 변화

 

우리들은 편리하고 윤택한 풍요로운 삶을 위해 물질에 대한 끝없는 욕망을 불태워 왔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는 물질만능주의와 물량공세 일변도로 치닫게 되었고, 이러한 획일적 사고로 인간의 삶의 질이 매몰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개구리와 황소’라는 이솝우화가 있다.

‘어떤 아주 커다란 네 발 가진 짐승이 나타나 우리 개구리들을 모두 밟아 죽었어요.’하는 새끼 개구리의 말에 ‘얼마만큼 크더냐?’ 하며 자기 몸을 한껏 부풀린 엄마 개구리는 ‘그 보다 훨씬 더 컸어요.’하는 새끼 개구리의 말에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점점 더 크게 부풀리다가 결국 몸이 터져 버렸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단순히 어린아이들에게만 읽어 주는 것으로 그칠 일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병폐를 그대로 드러내 주면서 자신의 한계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과욕이 결국 자멸을 초래하게 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소설가 박경리씨가 오천 년 문물을 자랑하고 있는 중국대륙을 여행하면서 그 규모의 장대함과 웅장함에 압도당해 버린 ‘천안문’에 대한 느낌을 인상 깊게 논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장대함은 광활한 중국대륙의 땅덩이를 전제로 했을 때 가능한 것이지 우리 한반도와 같이 작은 땅덩이에 비교한다면, 물론 장대함에 놀랄 수는 있을 것이나 오히려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형상으로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경복궁 자리에 천안문을 세워두었다고 가정해보면 말이다.

또한 고층빌딩 건설을 도시발전의 척도로 볼 수 있다지만 미국 맨하탄 도시의 100층이 넘는 빌딩을 우리나라 여의도에 세운다면 완성도 하기 전에 무너져 버릴지도 모른다. 이는 지반이 암반으로 되어 있는 맨하탄에서나 가능할 일이지 지반이 모래로 되어 있는 곳에서는 견뎌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규모의 거대함이나 웅장함도 물론 중요하지만 제 자리를 제대로 차지하고 있을 때만이 그 역할과 기능에서 빛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오늘날 우리 사회상은 어떠한가.

소위 ‘고급 승용차 앞에는 경차가 끼어들 수 없고, 고급 승용차는 외제차 앞에 끼어들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그냥 우스갯소리만이 아님을 관공서나 호텔 등을 가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마치 차종(車種)이 인간에 대한 평가의 척도나 되는 양 고급차일수록 대우가 격상되고 있고, 더군다나 이에 대한 반감은 실속보다는 너도나도 대접받는 대열에 끼고자 외형 확장만을 추구하고 있음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무리 물질만능주의가 성행한다 하더라도 국민소득이 높은 미국이나 막강한 국부를 자랑하고 있는 일본을 흉내 낼 수는 없는 것인데, 국민 전체가 자기 분수를 잊은 채 너도나도 외형 확장만을 쫒는다면 결국 파국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이는 기업뿐만 아니라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국정운영에 있어 국민여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인기정책에만 치중하다보면 자칫 국정의 근본을 그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인간은 모름지기 근본적으로 덕성(德性)과 지성(知性)을 갖추어 모든 것을 정성으로 대하고 서로 신뢰하는 가운데 인간다운 갊의 질을 높여 나가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오늘날 인간사회에서 점점 매몰되고 잊혀져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자가 컴퓨터를 못하고, 맹자가 전문적인 경제지식이 없다고 하여 오늘날 그들을 무능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의 본질을 파악하고 다스릴 수 있다는데 그들에 대한 우러름이 만인으로부터 배어 나오는 것이다.

감투나 부의 축적을 가지고 인간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고, 감투나 부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오늘날 우리사회의 현실이다. 너무 가난한 것도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턱없이 부자로 살면서 남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특히 가진 자로인해 못 가진 자가 소외당하고, 권리가 침해되는 등의 수직계열적 사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인간사에 있어서 기(基), 본(本), 말(末) 중 무엇보다도 중시해야 하는 것은 본(本)이나, 우리 사회는 점점 기와 본, 본과 말이 거꾸로 되어가고 있어 걱정이다. 본을 중시하는 마음가짐은 바로 가정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데, 요즘에는 맞벌이 부모들이 경제활동에 치중하다 보니 생활 속에서의 따뜻한 ‘부모의 품’이 상실되어가고 있다.

어머니로부터의 따뜻한 사랑과 아버지에 대한 존경, 이것이 씨줄과 날줄로 조화되어 가정의 기본질서를 잡아가고, 이러한 조화와 균형 속에서 가치적 삶의 틀을 재정립하고 재구축 해나가야 한다.

아울러 부의 축적을 목표로 삼는 삶보다는 인권이 보장되고 서로가 더불어 사는 삶을 목표로 한 도덕적․문화적으로 승화된 균질된 사회, 문화적 사회로의 구조적 변화를 시도해야만 한다.

 

여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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