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 이 납치사건의 단서는 내 귀에 들리는 모든 소리일 뿐...<더 길티>

 

휴대폰과 전화기가 일상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후 자동응답시스템이라 불리는 ARS(Automatic Response Service)를 쓰지 않는 관공서와 기업은 거의 없으며, 이 시스템으로 소비자들은 상대하는 관공서와 기업의 이미지를 저울질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자동응답만으로 흡족할 만큼의 해결책을 얻지 못했을 경우에는 상담사와 직접 통화를 나누도록 연결하게 되는데 이 상담사의 역할은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대부분 갑의 입장인 고객이 을의 입장에 선 상담사를 상대하다보니 이로 인한 트러블도 적지 않게 발생하여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담사와 연결기 전 상담사에게 폭언을 하지 말라는 멘트와 서비스 향상을 위하여 모든 통화내용이 녹음 된다는 안내와 함께 대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상호간에 유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ARS시스템의 단점은 소비자가 필요로 하지 않는 부분의 안내까지도 빠짐없이 들어야하는 것인데, 그중 가장 불쾌한 방식은 지금은 모든 전화가 상담중이니 잠시 후 다시 걸어 달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리는 방식이다. 서너 차례 시도함에도 일방적으로 끊기다보면 천사 같은 사람도 악마와 같이 변하기 십상이다. 하물며 사람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는 긴급신고센터의 경우라면 어떨까?

 

덴마크의 구스타브 몰러감독은 유튜브에 올라온 911을 호출하는 음성이 녹음된 것을 듣게 됐는데, 납치된 여성의 다급한 상황과 그때 느낀 긴장감을 모티브로 첫 장편 작품인 <더 길티>를 연출했다.

 



 

 

<더 길티>... 용의자를 사살한 사건의 당사자인 경찰로 이 사건이 재판에 넘겨지자 순찰대에서 경질되어 긴급신고센터에서 근무 중인 경찰 아스게르는 최종 재판 판결 날짜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며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 퇴근 시간을 불과 몇 십분 앞둔 그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는데,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며, 그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한다. 직감적으로 전화를 건 여성이 납치되었다고 느낀 아스게르는 그녀와의 통화시간을 끌며 위치추적에 나서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는 이 여인을 구출하겠다는 집념으로 모든 절차를 무시한 채 사건에 뛰어들어 다른 지역의 신고센터에 나가있던 친분 있는 동료경찰과 내일 법정에 서서 자신을 위해 증언해줄 순찰대의 파트너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만 일은 점점 묘하게 꼬여 가는데...

 

<더 길티>... 이 영화는 긴급신고센터의 아스게르자리를 중심으로 이따금 같은 방의 동료가 등장할 뿐, 눈에 보이지도 않고 전화상으로 목소리만 들리는 여성 이벤과 그녀의 집에 남겨진 6살짜리 아이의 목소리, 그리고 그녀와 이혼한 전 남편의 목소리만으로 이어진다.

 

경찰 아스게르역은 덴마크의 연기파 배우인 야곱 세데르그렌이 캐스팅되어 표정과 감정, 전반적인 분위기를 표출하며 영화를 완성시킨다.

얼굴 없이 음성만으로 아스게르의 상대이 되는 이벤역을 맡은 배우는 연극무대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다져온 제시카 디니지가 숨은 연기를 펼친다.

 

단 한 명의 배우가, 오직 한 곳에서, 귀에 들리는 목소리와 주변의 모든 소리만을 상대한다는 설정만으로 자칫 관객의 지루함을 염려할지 모르나 눈감을 틈 없이, 귀마저 활짝 열어 놓게 할 것이다.

 

- 인 승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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