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몽수교 직후 몽골초원, 철도가 한몽합창과 러식·미식 춤사위 판 갈이 배경은?

 

1990년 한몽 수교 직후 몽골에 첫발을 들여놓으면서 깜짝 놀란 일은, 몽한 양국인이 함께 흥얼거린 리듬은 철도가 리듬뿐이고 그 리듬을 타고서만 함께 춤도 출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리랑 장가리듬이 부리아드~동몽골대스텝 원주민들의 심층에  알게 모르게 배어나 있다는 걸 안 건 서로 친교가 꽤 깊어지면서이었을 뿐이다.

 

[그림] 鮮(卑)族의 조상제사성지 화강암동굴 ‘가셴둥’에서 嫩江으로 흘러드는 阿里河를  관망하며

 

그 멜로디는 해방 전후 무렵에 흔히 귓전을 스쳤던 <학도가>의 그것이었는데, 〈경부철도가〉라고도 한다. 1908년에 일본(日本)유학에서 돌아온 최남선이 일본의 〈철도가〉에 흥미를 느껴 경인선과 경부선이 개통되자 그 씩씩하고 빠른 기관차에 감탄하여 〈경부철도가〉를 지었다고 한다. 선율은 일본 창가 〈철도가〉의 선율을 그대로 본뜬 것이며 가사 내용도 일본 〈철도가〉와 비슷하다. 이전의 창가들이 한결같이 4·4조인데 비해 〈철도가〉는 4·3·5조로 된 7·5조의 형식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철도가〉의 신문화 예찬과 일본 문물에 대한 동경은 용산역 근처에 세워진 일본 집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에서 잘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문화적 충격을 몽골도 어떤 형태로든 우리와 함께 받았었단 말인가? 쉬운 것부터 그 역사 배경을 좀 제대로 캐어 내보자.

 

또 있다. 동남몽골 홍산문화권 서북단 다리강가 대초원에서 나름의 관행대로 몽한계레가 1991년 여름에 수백 년 만에 만나 처음 음주가무판을 벌렸는데, 제대로 배운 춤이거나 막춤이거나 러(露)식이든 미(美)식이든 그 판세가 양쪽으로 쫙 갈리더란 것이다. 누가 지휘봉을 휘둘러 그리 된 게 아니고 저절로 자연스레 그렇게 판이 벌어졌다. 그것이 어떤 성격의 문화충격이든 언제 어디서나 주도문화의 신충격은 그렇게 무서운 위력을 발휘케 마련인가보다.


필자가 놀라워하는 것은 고중세사든 근현대사든 같은 하나의 사실(史實)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그러하다는 점이다. 과연 객관적인 과학적 역사서술이 진실로 가능할 수가 있을까? 그런 주도문화충격이 빚은 사실을 읽는 특정시각이 개인이나 집단의 집요한 이해와 얽혀들었을 경우라면 ‘연출된 사실’만 있고 진솔한 과학적 역사서술은 사실상 더욱 더 교묘하게 점점 사라져가지나 않을까 하는 기우(杞憂)가 필자 같은 범인에겐 없지만은 않다. 노린내 나는 한몽수교 전 몽골전통누리에서 팍스 몽골리카가 빚어졌고, 거름내음 진동하는 상투쟁이 신라 경주 벌에 금관의 천하제일천국이 열렸었음에도...!   


chuchaehyok.com 월요역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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