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8. 돈을 벌면 모든 것을 살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시간은 살 수 없었어...

 

초등학교 4학년 즈음인가 우리 집에 14인치 흑백 TV를 들여왔다. 링 위를 누비며 일본선수를 엎어 치는 장영철 선수의 레슬링은 최고의 즐거움이었고 안방은 동네 열댓 명의 동네아이들 차지가 되었다. 후에 <돌격대> 등 인디언과 기병대의 싸움을 그린 서부활극이라도 방영되는 주말이면 극장 부러울 것 하나 없었으나, 중간에 끊어진 필름을 들고 뛰어다니는 엔지니어가 그려진 한 컷짜리 만화그림 속에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글자가 비추어지며 길게는 5분 이상 기다리는 일을 수차례나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은 다반사였다.

 

소위 스파케티 웨스턴 무비를 대표하는 최고의 배우로, 주름지고 그을린 얼굴에 시거를 입에 물고 딱성냥으로 불을 붙이던 멋진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건맨>, <석양의 무법자>를 비롯하여 줄줄이 만들어지는 서부극 주인공을 온통 휩쓸다시피 했거니와, 그가 등장하지 않으면 서부영화로 보이지도 않았고 관객몰이에도 큰 차이가 났을 정도였음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그토록 멋진 웨스턴 건맨 클린트 이스트우드90세를 넘어섰다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잖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더욱 대단한 것은 1971년 첫 감독 작품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로 연출력을 발휘하더니 2014년에 연출한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흥행수입 3,800억 원을 기록하며 당시 최고로 손꼽힌 작품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따돌렸다. 2016년에는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US 에어웨이즈 불시착 사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설리>를 연출하는 등 그의 활약은 멈출 줄 몰랐다.

 

90세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마지막 작품이라며 제작, 감독, 주연까지 도맡은 작품 <라스트 미션>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원제 THE MULE.

필자는 이 영화를 보며 도대체 분장을 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허술한 의상이 분장의 전부로 느껴질 만큼 주름지고 까칠한 그의 얼굴은 어느 한구석 흔한 분가루조차 바른 흔적을 볼 수 없었다. 90세 나이의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87세 주인공역을 천연덕스럽다 할 만큼 기가 막히도록 해내는 모습 자체가 예술이었으며 살아있는 연기였다.

 


 

<라스트 미션>... 이 영화는, 87세의 마약 배달부 레오 샤프의 실화를 다룬 작품으로 어쩌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아니면 누구도 해낼 수 없는 영화라고 단언할 수 밖에 없는 명작이다. 실제 인물인 레오 샤프는 백합꽃을 재배하는 원예가로 신종 백합을 만들어내며 수차례의 상을 받았으며, 2차 세계대전의 참전용사로 영화에서의 이름은 얼 스톤이고 한국전쟁 참전용사로 나오는데 그가 던지는 유머 넘치는 대사도 재미를 더한다.

 

화훼사업에도 인터넷 판매방식이 들어오더니 결국에는 화원의 문을 닫게 된 에게 명함을 내민 젊은이가 소개한 곳은 나중에 알고보니 마약판매상이었고, 평생을 교통위반 딱지 한 장 떼지 않은 무사고 모범운전 경력은 마약상들이 찾고 있던 최고의 조건을 갖춘 적격자였다. 장거리 운전이지만 그들이 실어준 가방을 목적지까지 갖다 주기만 하면 무척 큰돈을 거머쥐게 되니 늘그막에 이보다 더 좋은 일을 없었다.

 

<라스트 미션>... 이 영화는 아내와 자식, 손녀에 이르기까지 가족이 생긴 후에도 평생을 자신의 일에만 몰두해오던 87세가 되어서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줄거리를 펼치는데, 함께 열연하는 가족들 중 딸 아이리스역에 캐스팅된 배우는 앨리슨 이스트우드클린트의 친 딸이다.

 

시카고 마약단속국으로 발령을 받은 콜린 베이츠요원은 큰 건수를 잡고 더 좋은 곳으로 옮겨가는 것이 꿈이다. 이 역은 로렌스 피시번아 맡았다.

 

<라스트 미션>이 펼쳐지는 2시간의 러닝타임은 필자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음에 감사를 표한다.

 

- 인 승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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