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공원 ‘유목가축 순록우리’ 실험- 모진 鮮의 蘚味 집착과 팍스 몽골리카

 

 

어린 시절을 목가적인 농촌에서 자란 논자는 꼴밭에서 소의 풀을 뜯기며 풀밭에 누워 하늘의 뭉게구름을 바라보는 여유를 한가로이 누리곤 했다. 그런데 이젠 산업화 과정에서 도시 시민으로 살게 되면서, 그게 까마득한 옛일로 기억 속에 아몰 거리게까지 됐다. 1990년대 들어 보통사람들은 예기치도 못했던 북방 유라시아 유목권이 개방되면서, 공활하고 험준한 유목생태권을 밟게 되자, 역사와  그 사물을 보는 기정 시각이 엉뚱하게 뒤집히기도 하는 모진 혼란을 체험케 되었다.

「그림」 바탕그림은 야쿠치아 오이미아콘 언저리 순록 안식처. 총을 든 순록치기 Chaatang과 사냥개가 지켜준다. 유목목초지 선(蘚: Niokq)의 선(鮮: Sopka)에서 유목~방목하던 순록 떼의 집단 안식처다. 2006년 7월, 휴학 중인 에벤족 여대생  삐까가 3살에 고향을 떠났다가 19살 나이에 도시에서 처음 목촌 고향으로 귀향해 순록잔등에 올라타고  살얼음판이 뒤섞인 순록유목지를 치달리는 기적을 연출하며 순록들을 돌보고 있다. 우하의 창살우리에 갇힌 순록은 할힌골 소재지 훌룬부이르시 서산공원 동물원의 관광용 유목가축이다. 2005년 2월 22일 오후 1시 경에 창조사학회 김영우 사무국장과 윤종현 간사와 나는 손님이 없어 문이 잠긴 눈 덮인 썰렁한 서산공원엘 월담해 들어가 나름 역사적인 실험을 감행했다. 경황 중이라서 아직 그 소중한 관계 실험필림을 미처 챙기지는 못했다.
[그림]은 <blog.duam.net/chuchaehyok>과 chuchaehyok.com에도 실려 있다.

아주 우연히  Morning calm Zhoson(朝鮮)이 Chaatang Choson(순록치기 ‘조선’)으로도 압도다수의 한자권 인구들에게 읽히고 있더라는 사실까지 알았다. 이런 사실이 논문으로 보고[2000. 2. 22 『한겨레신문』Chaatang Choson론 첫 보도]되자  맨 먼저 연락을 준 이가 미대륙의 목초지를 답사하고 있던 당시 한국초지학회장이었고 이어서 국립순천대하교 식물의학과 고영진 교수의 관계 특강 초청이 왔다. 모두 이어지는 소통요청이 특정 유목가축의 특정 유목목초에 관심을 둔 것이었다. 세상에 몽골사 공부하는 사람한테 왼 꼴 관계 문의가 쇄도한담? 이어서 좀 다른 차원에서라 할 유전체학회 쪽의 연락이 왔고 유목사학 쪽에서는 별다른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유목목초 연구자가 정작 국내 유목사학계에는 전무하던 떼여서이리라.

이럴 수가 있느냐며 어릴 적 쇠꼴 뜯기던 기억은 미처 떠올리지도 못하고 혼자 중얼 거렸다. 순록의 주식 이끼(蘚: Niokq)를 놀랍게도 200여 종이나 수집해 관계 연구소를 아주 거창하게 차려놓고 있는 고영진 교수에게 이걸 왜 연구하느냐니까 ‘돈 벌려고’ 한단다. 한국에도 이런 툰드라 순록주식 이끼 연구소가 있다니….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기껏해야 문헌사학 공부에다가 구석기 박물관 연구 도우미 경력과 지방국립대학교 박물관장을 몇 해 맡아본 것이 전부인 당시의 논자에겐 모두가 너무나 생소하고도 기이해만 보였다. 유목이 특정유목가축의 특정 주식 유목목초의 집착 때문에 이루어진 특정 생태계의 목축업이라는 사실을 체험차원에서 숙지해본 적이 전혀 없는 당시의 유목현지 유목맹(遊牧盲)이었던 논자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터이기는 했다. 

그 후 근 30년 유목현장 체험을 하면서 북방 유라시아 음식을 실험 차원에서 연구하는 일본통 김천호 교수(작고)와 독일통 오영주 교수(현 한국몽골학회장) , 그리고 유목현장의 동물들의 주식들을 연구하는 박인주 교수(흑룡강성 동물자원연구소)를 만나며 특정 유목가축의 특정 유목주식 연구의 특별한 중요성과 그 연구접근들에 각별히 관심을 갖게 됐다.  몽골스텝의 양초(羊草)와 만주벌판 중심부의 목초는 아주 판이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물론, 스텝의 양초와 수림툰드라~툰드라 선(鮮: Sopka)의 이끼(蘚: Niokq)는 그 생태가 판이해 상호 소통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사실을 식별한다는 것은 관계 유목사연구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비유목지대 한반도에 몽골스텝 양이 그 특정 스텝 양초(羊草)의 유무(有無)로 진입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몽골스텝 말과 한반도 과하마의 한반도 전장 전투력 상대적 검증에 매우 긴요한 요인이 될 수 있어서이다.

2001년 겨울 창조사학회 김영우 교수팀과 논자는 몽골기원지 훌룬부이르시 서산공원 동물원 우리에서 무작위로 목초를 마구 채취해 먹이는 관광용 순록에게 그 주식 이끼(鮮: Sopka의 蘚: Niokq)를 따로 채집해  먹여보는 실험을 해본 적이 있다. 공활한 유목목지에서 유목~방목하는 순록은 물론 주로 그 주식 이끼를 집요하게 멋대로 골라 뜯어먹는다. 그런 자유분방한 입맛이 곧 살맛인 순록을 집돼지 가둬먹이 듯 우리사육을 하다 보니 순록이 생기를 잃고 비실거리게 마련인데, 우리가 그 주식 이끼를 굳이 채집해 먹여주니까 미친 듯이 그것만 받아먹었다. 그렇다! 저런 입맛~살맛이 유목가축을 대를 이어 한사코 지구를 내닫게 하는구나. 그 유목가축 입맛 집착이 팍스 몽골리카를 구축해 세계역사를 처음 써내고 오대양육대주에 유목적 디아스포라를 씨뿌려왔구나. 그 유목적 입맛-살맛이 유목적 디아스포라(Pastoral nomadic diaspora)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위대한 자산을 이룩해오고 있구나.   
요즘 TV 채널을 돌리다보면 먹방(Eating broadcasting show) 들이 흔히 눈에 뜨인다. 지적인 사고들은 덜 하고 먹방(墨房?)들이 되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그런 나름의 먹방을 연출케 해온 개체사 나름의 배경들을 절절히 깔며 펼치는 먹방은 그 깊이 여하에 따라 나름 창조적 해석을 요하는 측면도 분명히 있어 뵌다. 중국서 받아들인 국수음식문화를 라면문화로 발전시킨 것은 일본이지만 그 일본의 라면문화에 독특한 한국인의 맛감각을 가미시켜 베이징-울란바토르-모스크바의 라면시장을 사로잡은 건 한류 입맛 ‘맛한류’임을 부정할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2010년 신춘호 회장님을 보좌하며 신(辛)라면 봉지 브랜드를 창작해낸 산업디자이너 길홍랑 교수와 함께 헤이룽장 성 밀산시 쪽 답사[구판홍 팀장님 기획]를 나선 적이 있다. 그이는 답사 길에서 신들린 듯이 신라면 봉지 브랜드 창작 담을 풀어놓았다. 얼큰한  해장국 맛을 고려하고 마침 회장님의 성씨도 신씨(辛氏)여서 그런 작품을 고안해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얼큰한 맛은 한랭고원 건조지대 유목몽골로이드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서 ‘해장국’이 술국의 왕좌를 차지하게 됐다고 강변하는 그이의 결론은 마침내 몽골스텝양의 주식 스텝 양초(羊草)와 그 시원 시베리아 툰드라 선(鮮: Sopka)의 선(蘚: Niokq)에 이르는 유목목초 특정 주식에 대한 스텝 양과 툰드라 순록의 모진 입맛 집착에까지도 이르는 것이겠으나, 그이는 그 후 그 유목한류목초 입맛 천착로상에서 안타깝게 과로사로 일찍 타계하고 말았다. 유목몽골로이드 디아스포라 네트워크를 잡아타고 글로벌 한류 맛시장의 무한 개척을 꿈꾸던 그이였는데...

 앞서 소개한 에벤족 여대생 삐까는 3살 때 순록유목지를 떠나 도시를 떠돌다 19살에 접어들며 겨우 귀향한 터였다. 그런 삐까가 순록 타기를 배웠을 리가 없겠지만, 얼음판 곁들인  순록 목초지에 들자마자 나는 듯이 공활한 툰드라를 치달려서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기야 28000년 전 네안데르탈인 DNA를 보유한 사람은 지금도 그 특성을 때때로 보인다는 보고가 있는 판이다. 나와 우리의 후대에 어떤 시원유목 DNA가 스며들어 있는지 우리는 아직 거의 모른다. 북방유목민 DNA가 상당히 중재돼 태어난 우리일 가능성은 구체적인 연구 천착이 아니라도 유목 현장에만 들면 단지 체감으로 만도 지금도 사뭇 실감케 된다.  내가 날 너무나 잘 안다는 착각들이 놀라운 각종 과학의 초고속 발전과정에서 특히 우리에게 내재한 유목적 디아스포라 ‘맛한류’나 ‘멋한류’ 감각 속성들이 이내 끊임없이 들어나가게 되리라 본다. 이런 잠재 속성들이 생태현실 전개와 적절히 조율돼 나름의 독창성을 한껏 발휘해 가게만 한다면 이내 나름의 맛한류 시장이 글로벌 차원에서 무르익어 가리라 기대된다.


chuchaehyok.com 월요역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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