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3. 우리를 장애인이라 하지만, 우리에게 배워야 할 것이 많을 거에요...

 

이 세상에 장애인이 되고 싶어 장애인이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바꿔 말하자면 신체의 어느 한 부분이 되었던, 정신적이 되었던 장애를 갖고 있는 모든 사람은 결코 원치 않았으나 장애가 될 요인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며, 누군가는 선천적으로 장애를 안고 태어났을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꿈에서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불의의 사고를 당하며 장애인이 된 것이다.

자신은 정상인이라며 장애인을 비하하고,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 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세워지는 것을 원천적으로 반대한다며 큼지막한 현수막을 들고 쩌렁쩌렁한 스피커로 목청을 돋우지만 그들의 거주지 등 부동산가격 하락을 막으려 저지르는 잔인한 행동이라 하겠다.

 

나와 내 가족은 육체와 정신이 온전한 정상인이라고 자신만만하게 표현하기에 앞서 아직은 사고를 당하지 않아 행복을 누리고 있는 未障碍人일뿐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로 인해 또는 건강악화가 요인이 되어 휠체어를 타고 남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장애인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행운아인 것이다.

 

필자가 시간에 쫓기느라 오늘 소개할 작품을 걱정하는 터에 이메일을 통해 스페인영화 한 편을 스크리너로 받아보았다. 온라인시사회의 영화는 홍보비용을 펑펑 쓸 만큼 형편이 되지 않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지만, 이런 작품들 중에는 메이저급 영화보다 더 큰 감동과 재미를 주고 예상 외로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챔피언스>... 시력이 몹시 나쁜 공용주차장 요원이 주차비를 정산하지 않은 차량에 스티커를 발부한 순간 자그마한 키의 남자가 달려와 거칠게 항의하더니 급기야 뺨까지 톡톡 친다. 발부된 스티커마저 구겨버리며 차에 오른 채 가버린 그는 스페인의 프로농구 팀 전술 코치인 마르코 몬테스이다.

 

그가 도착한 농구장에선 열띤 경기가 펼쳐지는데 자신의 팀이 열세에 몰리자 감독의 작전지시에 불만을 토하고 말다툼을 벌이다 감독을 밀쳐 쓰러트리고 만다. 경기장을 뛰쳐나온 마르코는 폭음을 하고, 만취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하필이면 경찰차량까지 들이받는 사고를 낸다.

 

<챔피언스>... 약식기소 되어 법정에 서는 순간까지 자신이 왜 철창에 있었는지, 자신과 같이 가는 사람이 변호사인지도 모르고 여판사에게는 말대꾸로 일관한다. 구단주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고 실의에 빠진 그에게 빅토리아판사는 지적장애인 모임 프렌즈에서 90일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한다. 최대 18개월의 감옥살이를 줄여준 것이다. ‘프렌즈를 찾아간 마르코앞에는 다운증후군, 언어장애인 등 9명의 지적장애인들이 서있고, 이들에게 농구를 가르쳐 내셔널리그까지 출전시켜야 하는데 ...

 

<챔피언스>... 스페인판 코미디 슬램덩크라 불리는 의외의 역작으로 300만 명이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는 주인공 마르코스, 감독, 여판사, 변호사, 마르코스의 부인 등을 제외한 장애인 출연자는 배우가 아닌 실제 장애인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연기는 배우보다 훌륭하며, 코미디언보다 재미있고, 정상인이라는 미장애인들에게 오히려 많은 교훈을 준다.

2008<카미노>로 첫 메가폰을 잡은 하비에르 페서감독의 작품으로 마르코스역은 배우 하비에를 구티에레즈’, 아내 소니아역으로는 아테네아 마타’, 장애인모임인프렌즈를 이끌어가는 가는 훌리오역에는 후안 마르갈로’, 출연한다.

 

알고 보면 스스로 멀쩡하다고 주장하는 마르코야 말로 분노조절장애에 폐소공포증 등의 정신적 장애요인을 갖고 있는 환자이다. 영화 속의 장애인 출연자들이 멀쩡하다는 생각으로 관람하는 객석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게 하는 <챔피언스>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 인 승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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