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여개의 그릇들이 모여 꽃이 되다

 

우리는 모두 꽃, 당신이 꽃이다라고 말하는 최정화의 이 있는 전시장이 있다.

 

내가 먹던 그릇, 너를 먹이던 그릇,

네게 힘을 나누어주고 남과 더불어 살라는 밥 그릇,

땅과 하늘사이 찬란한 빛이 되었습니다.

먹이고 먹던 일을 돌보시는 어머니

당신께 이 빛을 바칩니다. 2018. 8.22 최정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은 사방에서 들여다보이고 또 들어갈 수 있다. 그 곳에 멀리서부터 보이는 폭발하는 별이나 성게 같은 형상의 거대한 조형물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장관을 이룬다. 가까이에 가서 들여다보니 가정에서 용도를 다한 약 7,000여개의 식기가 모여 높이 9미터, 무게 3.8톤의 거대한 작품 <()()()> . 작가가 지난 3월부터 서울, 부산, 대구를 돌며 모이자 모으자라는 프로젝트로 각 가정에서 기증받은 그릇들이.

 

국립현대미술관 지하1층 전시장에는 50년 전 레디메이드 작품으로 전 세계 미술계를 뒤흔든 뒤샹전이 열리고 있다. 그리고 50년이 지난 지금, 15전시실에는 플라스틱 바구니, 돼지저금통, 빗자루, 풍선 등 일상에서 소비되는 흔하고 저렴한 레디메이드 제품을 활용하여 다양한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최정화의 현대차 시리즈 2018: 최정화-, >(2018. 9. 5~2019 2.10)전이 열리고 있다.

 

‘MMCA 현대차 시리즈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2014년부터 10년간 매년 1명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진작가의 개인전을 지원하는 연례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에게 대규모 신작을 실현할 기회를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전환과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한국 현대미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기획되었다.

 

, ’(Blooming Matrix) 주제의 이번 전시는 <민들레>, <, >, <어린 꽃>, <꽃의 향연> 등을 선보인다. 지금까지는 일상에서 소비되는 흔하고 저렴한 플라스틱 재질의 값싼 일상용품을 독특한 조형으로 거대한 집적작품을 제작했다면,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촛대부터 아프리카 나무의자와 중국 고무신, 냄비, 소쿠리, 빨래판, 문짝 등 쓰지 않는 물건들이 작품으로 되고 꽃이 되어 피어난다. 이번 전시의 피날레는 마당에 있는 지름 9m민들레.

 

최정화는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설치미술가다. 대량생산된 일상의 소비재를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은 고급예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허물며 한국사회의 일면을 담아냈다. 작가의 독창적인 조형어법은 당시 주류담론이었던 민중미술과 모더니즘이라는 양극화에서 벗어나 한국 현대미술의 외연을 확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지역성과 보편성을 담아내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릇을 제공한 사람들은 이제 한국현대미술의 작품 이 된 자신의 식기를 찾느라 바쁘다.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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