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倍達)의 자존감’이 핵-이과 열반(劣班) 고3생의 낙서 흔적

 

1960년경엔 운동장[대전고] 한구석을 철조망으로 가리고 교내에 미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었는데 우린 영어 연습 반 호기심 반으로  철조망을 경계로 서로 마주보며 소통놀이를 하곤 했다. 하루는 미군병사 중의 하나가 우리에게 “Who is Syngman Rhee?”라고 물었던 듯한데 ‘President’ 라는 단어를 선 듯 떠올리는 동료학생들은 하나도 없었고 시골뜨기 중의 시골뜨기라 영어가 제일 서투른 내가 오랜 침묵이 숨 막혀 즉석에서 “He is (?) Korean Eisenhower” 라고 얼결에 뱉어내어 그들이 고개를 끄덕였는데, 까까머리에 이마가 너른 모양새 때문인지 그 후 날 아는 급우들은 날 ‘코리안 아이젠하워’라고 애칭처럼 부르며 놀려대기도 했다. 천동초등학교 내 생활기록부에는 중상 농으로 기록됐으나 그런 가정형편으론 1960년대 대학 진학은 역불급이었다. 당시 정부의 급격한 산업화정책으로 농촌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웠던 걸 철들어 깨닫게 된 것은 한 참 뒤의 일이었다. 그런데 이런 저런 개체사가 인연이 돼선지 대학진학후 학군단 보병장교로 군 복무를 했다. 작은 교전 참여와 원주 연병장 뙤약볕 아래서도 단독군장으로 땅바닥에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채명신 장군의 연설을 들은 일이 아직도 기억에  삼삼하다.

 

[그림] 바탕 사진은 훌룬부이르 하 케룰렌 강 스텝의 장관인데, 칭기스 칸 탄생지 헨티산맥 부르칸 산을 구심점으로 흐르는 3강중의 하나다. 좌하는 한국과 중·일이 명백히 차별화 되는『생명체 유전자 지도』[B G Holt EU ar. Science 2013: 74-78;이 홍규교수 검색.1990년대 중반 홍산 문화권 서북단 다리강가 스텝 고올리(내몽골 출간 역사지도에는 高麗) 돌각담무덤 발굴장[손보기 단장]에서 동남 실링골 쪽의 귀한 고올리 인삼-녹용(?) 생산과 유목의 농경 통합으로 점차 유목제국화해가는 선진 백달달(白獺獺)-배달(倍達)문제 담론이 현지 재야사학자와 발굴단원들 사이에 이루어졌다, 구비전승 위주였지만 더러는 실존하거나 실전(失傳)된 문헌자료도 거론됐다. 우상은 원고 상태의 졸저 『차탕조선』(2017)의 표지구상도다. 황금 마두 순록뿔탈. Chaatang-유목의 철기 수용: Scythia 기마 양유목(Honichin)혁명-바다유목, 바이킹(Viking) 산업혁명 상징도. 엘미타쥬 미술관 소장 황금마두(Honichin?)순록뿔(Chaatang?)탈. 龜趺螭首·處容탈 칼라복원(리팔찬 그림 『리조복식도감』 조선문화예술 총동맹출판사 1962)-龜船(동태평양 Viking遺痕?)을 뭉뚱그려 구상해봤다. 박윤희 컴師 사진꾸미기.  ‘여의주’는 본연의  짝짖기사랑 완성<1971년 3월 13일 당시 경기도 소사에서 김원필 師 친필 가르침> 상징. 그 좌측 문헌사료는 대전고등학교 교우지 『한모』 제10호 1960. 226쪽 所收. 우하 8째 줄 「倍達! 그대는 民族的 自尊心을 가지라.」<내려쓰기>[60년만의 정리]이다. 「그림」은 chuchaehyok.com에 실림.

생물 과목은 좋아했으나 이상덕 물리선생님은 제일 가까운 본고향 분이었지만 그 과목이 재미가 없어서 제일 멀리서 뵙고 지냈고, 과묵·엄격하고 우직하면서도 애정이 아주 깊은 배기동 이과반 3-5반 담임선생님은 육사진학을 선택한 1학기 동안만 모셨으며 시신경을 지방이비인후과수술 중 잘못 건드려  육사응시 자격을 상실한 뒤[대학진학 후 대학병원에서 지적]에는 그냥 맘에 내키는 대로 국어-고문담당 정진칠 선생님 반으로 이적해 문과 3-1반에서 졸업하고 진로를 재조정했다. 막막하고 불투명한 대학 진학 결정엔 당시의 연대앞~상도동 버스[28번]가 결정적인 기여를 해줬다. 양식을 조금 짊어지고 서울역에 내린 촌뜨기 고교생의 너무나도 막연한 행보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였다.

박관수 교장선생님[박정희 대통령 대구사범 은사] 여식 박래경 독일유학생 출신 서양미술사 교수와는 세종대학교 역사학과 내 과동료선배교수로 만나기도 했다. 4,19혁명기[대전 3.8데모]에 기차통학을 하며 ‘대전블루스’ 유행가 가사에 신익희-조병옥 후보의 연이은 비보를 한스러워하는 가사를 나름 작사해 끼워 넣어 부른 일이 조회 교장훈시시간에 익명 공개 언급된 기억도 있었다. 그렇지만 병약하고 겁이 많은 탓에 정작 시위대열에는 맨 뒤에 따라 다닐 뿐이었다. 현직교수로 1980년대를 맞으며 학교와 문교부의 심부름을 하다가 뜻밖에도 7년 해직교수살이[민주화운동관련증서 제7724호; 평교수협 대변인]를 하게 되기는 했다. 생태현실을 너무 모르고 고지식하게 원칙을 지키다가 실족한 셈이랄까. 이젠 그만 나름의 과녁을 향해 일평생 맹렬히 직진하는 화살(Qori)같은 본성을 되살려 가라는 소명인지도 모른다고 모진 시련 중엔 매순간 나름 마음을 가다듬어보기도 했다.

이런 열반(劣班) 이과 무지랭이인 내가 주제에 겁도 없이 어찌 사춘기 절정시절의 모진 방황 속에서 “ 倍達, 그대는 민족적 자존심을 가지라!”라는 낙서 흔적을 거룩하게 교지 『한모』 ‘나도 한미디...’에 감히 끼적여 남겼는지는 지금 생각해봐도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사학 공부는 꿈도 못 꾸고 안 꾸어본 터에. 그러나 지금 난 엉뚱하게도 이른바 순록유목민 조족(朝族) 주도 순록방목민 선족(鮮族) 통합을 전제로 하는 ‘Chaatang Choson(朝鮮)설’이라는, 특정 사관(史觀)이기보다는 나름으론 엄연한 사실(史實)에 토대를 둔 나만의 학설을 나름 언급하고 있다. 유목현지 원주민 연구자들과의 담론 중에 번쩍 스치는 어떤 영감을 언뜻 받곤 미친 듯이 넉마주의처럼 유목역사 현장의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아주 전혀 우연히 아주 엉뚱한 자기만의 주장을 주제넘게 내놓게 된 것이다. 생전생후의 국내외 사계의 인정 여하는 고사하고, 시련에 시련을 거듭하는 모진 유목사 공부 중에 아무리 우연이라지만 언감생심 그런 일을 감히 엄두를 내본 자체가 참 기묘하고 너무 재미있었다면 지나친 추억 모독 모진 자학일까?

‘배달’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러 저런 학설이 있지만, 난 흑달달(黑獺獺)에 대한 백달달(白獺獺)로  풀어보는 학설을 지지한다. 특히 순록유목-Chaatang혁명~유목의 철기 수용과 기마 양유목-Scythia(鮮)혁명과정에서 흑해북안대스텝-우크라이나 평원처럼 몽골대스텝-만주벌판을 기반으로 전후로 이루어져온 시원유목생태계의 맥(貊)주도 예(濊)통합~유목주도 농경통합의 유목제국(Pastoral nomadic empire) 구축이란 대변혁의 선·후진 서열을 명명하는 흑달달과 백달달의 백달달(白獺獺: White Tatar)에서 ‘배달’의 역사적 본질을 나름 천착해내보곤 한다. 시베리아의 황금(Siberian gold) 수달(濊)과 산달(貊)의 치열한 확보 각축 발전과정을 반영하는 소산으로 보려는 것이다.

단군의 단(檀)도 장지우허 교수의 설[『몽골인 그들은 어디서 왔나?』-강원대 북방사 연구팀 역본 소나무 2009]대로 수달(水獺: 특히 숫수달 濊=Buyir)과 산달(山獺: 貊=Elbenkh)의 달달(獺獺)-단단(檀檀:Tatar)일 수 있고 부여(夫餘)도 암수달 모피보다  더 값비싼 숫수달(Buyir)의 모피(Fur)를 확보해낸 집단의 이름이 아닐까? 단군조선(檀國)은 ‘수달나라’, 부여(夫餘)는 ‘숫수달나라’! 역사적 무중력 상태에서 온갖 휘황찬란한 자의적(恣意的) 해석을 누더기처럼 덫붙여보는 것만이 꼭 겨레사랑의 전부는 결코 아닐 터이다. 소위 특정 사관(史觀)으로만의 역사복원이 아닌 엄밀한 역사현장의 사실(史實) 천착과 그 체계적 정리만이 역사복원의 만세반석을 열어 내가는 참 배달사학의 소명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 길만이 태평양의 참배달누리를 더불어 여는 진정한 내비게이션일 수 있으리라. 폭풍노도 중의 배달(White Tatar)은 그래야 비로소  진실로 태평하리라.


chuchaehyok.com 월요역사칼럼, <blog. daum.net/chuchaehyok>2019. 01. 21.
周采赫[『김동길 석양에 홀로 서서 월요역사칼럼』 201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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