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 극한직업이란 것이 얼마나 힘든 건데, 뭐 이렇게 엉뚱한 극한직업이 다 있담?

 

EBS 방송국 프로그램 중에 <극한직업>이 있다. 이 영상을 보면 극한직업이란 것이 시청자들로서는 상상을 못할 만큼 험하고 힘들뿐만 아니라 철저한 안전관리에도 불구하고 100%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글자 그대로 극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전문직업인들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으로 때로는 안타깝고 아슬아슬하기까지 하여 손에 땀을 쥐는 경우도 있다. 영하 수십 도의 냉동실에서 원양어선에 실려 온 얼린 참치를 작업하다 동상에 걸리고, 한 여름 수은주가 40도에 이르는데 그보다 더 들끓는 제철소 용광로 앞에서 시뻘건 쇳물과 씨름하며 장대비처럼 땀을 흘리는 이들의 고생을 보면 극한직업이란 게 얼마만큼 힘든 것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EBS 프로그램 제목과 똑같은 제목을 단 <극한직업>이라는 영화가 제작되어 시사회에 참석했으나 시작부터 끝까지 웃음을 참지 못하게 했으니 앉아서 웃음을 터뜨리는 관객이 오히려 극한관객(?)이 되어버린 것이다.

 

<과속 스캔들>, <써니>, <타짜 - 신의 손>의 각색을 맡아 넘치는 개성을 표현했던 이병헌감독(영화배우 이병헌과 동명이인)자신 있게 웃기는 정통 코미디를 한편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보겠다!”하던 이 감독이 그 꿈을 이루었다고 장담할 만한 코미디 영화를 제작한 것.

    

 

    

<극한직업>... 마약반 형사도 극한직업에 들어갈 충분한 조건이 된다는 것엔 필자도 반론의 여지가 없다. 더구나 노출되지 않고 철저히 숨어서 마약을 만들고, 사고팔기도 하는 마약범을 발본색원하려 기를 쓰는 전담형사들이 며칠 동안 밤낮없이 자동차 안이던, 쓰레기통 옆이던 식음을 전폐하며 잠복근무 하는 장면은 지금까지 숱하게 보아왔다. 물론 비밀리에 잠복근무를 서는 것이니 실제가 아닌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이지만...

이 영화는 범행 검거의 부실과 실수로 사직서를 내기도 전에 목이 먼저 잘리게 생긴 마약반 전담 형사들의 가련한 해결책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터지는 웃음을 막으려 기를 쓰게 된다.

 

<극한직업>... 불철주야 범인을 뒤쫓지만 닭 쫓던 개처럼 코앞에서 놓치는 통에 해체위기까지 맞게 된 마약반 고반장과 형사들은 오늘도 노름판에 끼어 있는 마약범을 잡으려다 16중 대형 교통사고를 유발하며 애꿎은 시민들의 자동차만 망가뜨렸다. 후배 형사는 과장으로, 반장으로 보란 듯이 승승장구하는데 환장할 일이다. 그런 고반장(배우 류승룡)’에게 과장으로 승진한 후배가 큼직한 정보를 쥐어주니 해체 직전의 마약반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곧바로 마약반의 장형사(배우 이하늬), 마형사(배우 진선규), 영호(배우 이동휘), 재훈(배우 공명)까지 5명은 24시간 잠복수사에 들어가는데, 잠복장소는 범죄자의 소굴이 가장 잘 보이는 맞은편의 치킨가게이다. 장사가 워낙 안 되다보니 며칠 동안 손님이라고는 잠복형사 5명이 고작이다. 그것도 모자라 사장이 가게를 팔기 위해 내놓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고민에 휩싸였던 고반장은 급기야 퇴직금을 미리 받아 치킨가게를 인수하는데, 이걸 어쩌나? 수원갈비집의 아들인 마형사가 만들어낸 치킨 맛이 대박을 치며 손님이 장사진을 이루니 이들은 과연 희대의 국제마약범을 잡을 수 있을까? 아니면 치킨가게를 운영해 부자가 될까?

이들 형사들을 농락하듯 최대의 마약사업을 펼치려는 이무배(배우 신하균)’테드창(배우 오정세)’도 폭소에 한 몫을 거든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힘에 겨운 극한직업일랑 싹 잊고 색다른 <극한직업>을 보며 한 겨울 추위를 폭소로 날려보자

 

- 인 승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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