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8. 풀어질지 아니면 끊어져버릴 모를 절묘한 엉킴의 파티가 펼쳐진다!

 

영화의 러닝 타임은 작품에 따라 다르긴 하겠으나 단편영화가 아닌 다음에야 거의 90분 안팎이던 것이 점점 길어져 근래에는 100분을 넘겨 120분까지로 길어지는 추세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90분내지 100분 길이의 영화를 관람하면 뭔가 허전한 듯 아쉬운 느낌이 들기도 하며, 관람료가 긴 영화와 마찬가지인 것을 생각하면 마치 손해를 본 것처럼 입맛을 다시곤 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짧은 작품을 마주해보면 오히려 알차게 여겨질 뿐만 아니라 지루하고 긴 영화보다 더 짜릿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컬러도 마찬가지여서 현란한 컬러영화만을 관람해오다가 간혹 흑백영화를 마주하게 되면 단순한 색감이 독특함으로 와 닿으며 옛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덤까지 얻게 된다.

 

이번 주에는 러닝타임 71분의 흑백영화 <더 파티>를 소개한다. 이 작품의 경우 컬러버전으로도 제작되어 있으나 필자는 우정 흑백영화를 선택했다.

<더 파티>로 지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던 셀리 포터감독은 그의 나이 열네 살에 8mm 카메라로 첫 영화를 찍었으며, 1979년에 단편영화 <스릴러>로 데뷔한 이후 페미니즘 감독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더 파티>... 주인공 자넷은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되자 이를 자축하기 위해 자신을 도와준 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하고 파티를 준비한다. 그러나 그런 기쁨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넷의 남편 은 거실 한편의 의자에 앉아 의미도 모를 음악을 틀어놓고 무기력하게 앉아있다. 첫 번째 초대 손님으로 냉소주의자인 에이프릴과 결별 직전에 있는 남자친구 고프리드가 들어서 축하의 메시지를 던지는 중에도 남을 비아냥대는 말투로 일관한다. 두 번째 손님으로는 페미니스트인 마사와 그녀의 연인 지니그리고 잘 나가는 은행가 이 모두가 기다리는 그의 아내 없이 혼자 참석한다. 그러나 뭔가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준비하던 중 자넷의 남편 이 불과 얼마 후에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고백을 하더니, 그것도 모자라 죽음의 고백 더 쇼킹한 내용을 토로하자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뒤바뀌고 그 집에 모인 7명은 각자를 상대로 위로의 말인지 음해의 고자질인지 모를 폭로전을 펼치게 되는데, 누구의 예측도 불허할 이 파티의 결말은 어찌 날까?

 

<더 파티>... 남편의 폭탄 발언으로 엉망이 된 틈에도 사랑하는 연인과 문자를 주고받는 디너파티의 주인공인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자 자넷역은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으로 영국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장자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절제된 연기를 보여준다. ‘자넷의 남편이자 상상도 못할 폭탄선언의 장본인인 남편 역은 연기변신의 귀재라 불리는티모시 스폴이 등장하고, 냉소적 대화의 달인인 자넷의 베스트프렌드인 에이프릴역으로는 패트리시아 클락슨이 강한 캐릭터를 푤친다. ‘에이프릴과 결별 직전임에도 사사건건 끼어드는 남자친구 고프리드역은 독일의 대표배우로 알려진브루노 강쯔’, 파티장에 권총을 숨겨와 불안에 떨며 코카인을 흡입하는 은행가 역으로는 다재다능한 배우 킬리언 머피가 열연한다. 페미니스트이자 대학교수이며 여인 지니를 사랑하는 마사역은 체리 존스가 등장해 애정과 가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잘 표현해준다. ‘의 엉뚱한 폭로로 엄청난 갈등에 휩쓸리는 마사의 연인으로 세쌍둥이를 임신한 지니역은 에밀리 모티머가 캐스팅되었다.

 

러닝타임도 짧고 흑백버전의 작품 <더 파티>는 연말 흥행을 노리는 대작/大作들 틈에서 나름의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 인 승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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