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영의 세상이야기]345.한국 종교계의 거목들이 우리에게 남기고 가신 가르침

 

미불유초 선극유종(靡不有初 鮮克有終)’은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인데, 처음은 누구나 노력하지만 끝까지 계속하는 사람은 적다는 뜻이다.

 

『 전국시대(戰國時代) 의 일이다. 서쪽의 강국 진(秦)나라가 점차 그 우위를 확보하자 진나라 무왕(武王)은 안심하고 자만하는 기색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를 걱정한 신하 한 사람이 왕에게 충고했다.

 

“지금 대왕께서 위(魏)나라와 조(趙)나라를 얻으신 것에 만족하시고 제(齊)나라를 잃은 것을 가벼이 생각하고 계시는 듯하옵니다. 《시경(詩經)》에 ‘미불유초 선극유종(靡不有初 鮮克有終)’ 즉, 처음은 누구나 잘하지만 끝을 좋게 여문 사람은 드물다는 말이 있습니다.

 

선왕께서는 모두 처음과 끝을 다 같이 존중하여 대성하셨습니다. 처음을 잘하고도 끝을 완성하지 않은 경우가 역사상에 많이 있습니다. 대왕께서 천하통일의 대업을 착실히 추진하시어 유종의 미를 거두신다면, 천하의 삼왕에 대왕을 더해 사왕이라 찬양할 수도 있으며, 춘추오패(春秋五覇)에 대왕을 넣어 춘추육패(春秋六覇)라 해도 가히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대왕께서 끝을 마무리 짓지 못하신다면, 사람들은 대왕을 오(吳)왕 부차나 진(晉)의 지백(智伯)과 같이 비참한 말로를 본 자들과 동일시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또 ‘행백리자 반구십(行百里者 半九十)’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것은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얼마나 곤란한가를 말해 주는 것입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자만하고 계십니다. 각국은 호시탐탐 틈만 있으면 다른 나라를 엿보고, 어제의 우리 편이 내일은 적이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는 그야말로 난세입니다. 참으로 위급 존망의 때이니만큼, 자만하고 태평스레 굴고 계실 때가 아닌 줄로 아옵니다.” 』 출처《전국책戰國策》<진책편(秦策篇)>

 

대개의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로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이 있다. 대한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내셨던 고산스님이 어느 유명 일간지와의 신년 메시지로 초발심(初發心)에 대한 인터뷰를 하신 기억이 나는데 옮겨보자면, “모든 사람이 처음은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나 조금만 지나면 불만이 많게 된다. 학생이 입학할 때의 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우등생으로 졸업 못할 이가 없고, 회사 사원이 입사할 때의 마음으로 근무한다면 노조가 데모하게 되는 불만도 없을 것이다.”

 

십년 전쯤 KBS1에서 성탄특집으로 〈한경직 목사 - 아름다운 빈손〉을 방영하여 참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방송을 보며 내내 ‘대한민국의 개신교의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참으로 위대한 종교지도자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많은 것을 이루어 놓고도, 해서 너무 많을 것을 가질 수 있었음에도 누구보다 청빈한 삶을 선택했던 큰 사람.

 

더욱이 요즘 대형교회 목사님들께서 종종 예수님의 거룩하신 가르침을 거역하고 각종 비리들을 저질러 우리들을 슬프게 하고 있는데, 한경직 목사님의 아름다운 빈손이야말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기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신설동에 있는 대광중고등학교가 바로 한경직 목사님께서 손수 세우신 학교이며, 대한민국 전산학과의 S대라 불리는 숭실대학교의 초대 학장 및 이사장을 지내셨고, 영락교회(구. 베다니전도교회)를 설립하셨다.

 

특히나 세계 종교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템플턴상을 수상하신 그야말로 한국 기독교계의 거목이셨다.

 

불교계의 거목으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의 큰 가르침을 남기고 가신 성철스님이나 우리에게 ‘무소유’의 큰 가르침을 남기고 가신 법정스님 이 두 분이야말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시대의 큰 별들 이셨다.

    

그리고 또 한분 가톨릭계의 큰 별이셨던 바보 추기경님 김수환의 선종 또한 나라의 큰 별을 잃은 큰 충격이었다. 이런 큰 분들의 가르침을 되새겨 종교계가 앞장서 극한 시민사회의 좌우 갈등에 교두보가 되었음 하는 바람이 너무도 간절하다.

 

〈 2018.12.06. 한림(漢林)최기영 〉ericchoi11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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