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록치기의 홍산문화(紅山文化) 감상법 Ⅰ

 

 

논자는 문헌사학자들이 베푸는 문헌사료 해석에서도 그렇지만 고고학자들이 고고유물을 해석하는 시각과 시력에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음을 올해로 30년째 유목사 현지답사를 직·간접적으로 해오는 동안에 계속 느껴왔다. 도대체 왜 툰드라·타이가·스텝지대에서조차 토기·도자기와 청동기·철기가 농경사회사와 꼭 같이 역사발전을 재는 절대 잣대로 돼야 하는가 하는 점 때문이다.


[그림] 유라시아 차탕유목제국 추정도다. 붉은색 차탕조선제국 추정도 안의 사진은 2006년 7월 사하 오이미아콘(Oymyakon) 언저리 한디가 압기다 순록여름방목지대의 순록치기(Chaatang)가 된 논자. 강 건너편에 선형(線形)선(鮮:Sugan=Scythian?)이 바라보인다.밑의 큰 사진은 한겨레신문 2001년 2월 22일 문화면 기사제목과 사진 및 유목가축 순록과 야생사슴 갈라보기 그림[순록(위)과 사슴(아래); 아 아르다잡 교수[다구르족 내몽골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1999. 11. 훌룬부이르 시 외곽 순록유목 현지에서 직접 그림]. 한반도는 지구 상에서 스키타이(鮮族) 금관의 천국으로 유명한 터라 황금색칠을 했다. [그림]은 과 chuchaehyok.com에 실려 있다.

 

대체로 유목생산은 생업의 특성상 ‘광역소수’(廣域少數)의 조직이므로 훈련된 기동력을 특질로 하고, 이에 대해 농업생산은 상대적인 ‘협역다수’(狹域多數)의 조직이므로 훈련된 정착의 힘을 특질로 한다. 그렇다면 광역소수의 기동력이 문제로 되는 유목 생업 권에서 토기나 도자기보다 목기나 가죽그릇 또는 골각기(骨角器)가 더 유용할 수 있고 다소간에 주물 틀을 만들어 같은 제품의 대량생산을 겨냥하는 청동기나 철기 제품이 광역소수의 유목 생태 권에서 시장형성이 어렵게 됨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또한 바람이 센 개활지에서는 그것이 스텝이든 바다든 간에 돌문화가 발달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고, 저습지대의 돌무덤에 뚜껑돌이 있어서 고인돌 매장문화가 발달되고 한랭 고원 건조지대에서는 뚜껑돌이 필요 없어서 그대로 바람만 막는 돌 사판묘(四板墓: 塔婆: Stupa-Pagoda?)나 돌무지무덤이 발달하는 것 또한 순리가 아닐까 하는 소박한 생각을 해왔다.

 

따라서 그것을 기준으로 문화권이나 어떤 집단의 영역권을 간단히 가름하는 준거로 삼는 일은 경솔한 짓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다. 역사적 시간 속의 유목권과 농경권의 소통을 막고 거의 예외 없이 목·농복합으로 이루어지는 동북아 유목제국(Pastoral nomadic empire)의 개념마저 그르쳐 놀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논자는 일찍이 소산(小山: Sopka)인 “선(鮮: Sugan)에서 나는 선(蘚: Lichen: 이끼-Niokq)”인 이끼가 동토지대 툰드라나 겨울이 매우 긴 타이가지역의 순록의 겨울 주식인데, 이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한 번 뜯어먹으면 3~5년이 지나야 다시 자라므로 순록은 먹이를 찾아 새로운 선(鮮: Honk)으로 늘 이동할 수밖에 없어 순록치기들은 ‘유목방법’을 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끼이기 때문에 습기가 있는 응달에서 많이 나며 습기가 많을수록 잘 자라므로 순록치기들은 서시베리아에서 태평양이 있는 동시베리아 쪽으로, 남러시아 초원에서 대서양과 북극해 쪽으로 각각 이동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그 한 갈래가 Choson(朝鮮) 겨레다. 그래서 필자는 상당부분이 몽골리안 루트와 일치할 것으로 보이는 그런 민족이동루트를 「Lichen Road-'이끼의 길'」이라고 명명(命名)했다. 그리고 이 중의 한 갈래로 뒷날 한국인 지배층 핵심 주류를 이루는 부족의 이동 루트를, 그간의 답사결과를 토대로 대체로 이렇게 추정해보았다

 

바이칼 호 올콘섬 부르칸 바위에 그 시조전설을 갖고 있는 조선인(朝鮮人)-코리:지궁순록(持弓馴鹿)족은 그 후 바이칼과 훌룬부이르 지역 원주민들의 구비 사료에 따르면 대부분은 레나 강과 예니세이 강을 따라 북류해 대규모 순록유목을 경영하다가 레나 강을 타고 올라와 스타노보이산맥을 넘은 다음에 제야 강이나 부레야 강 등을 타고 내려오거나 직접 야블노비 산맥을 지나 헨티 아이막이나 도로노드 아이막, 그리고 마침내는 훌룬부이르 몽골스텝으로 진출하며 눈강(嫩江) 쪽으로도 발전해 가고 몽골스텝 쪽으로도 발전을 시도 했다. 훗날 철기와 결합된 이들 순록유목민이 기마 양유목민이 되면서 본격적인 몽골스텝 진출을 시도하며 선진 스키타이의 기마사술을 받아들이면서 마침내 세계유목제국을 건설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퉁구스-에벵키 등 저습지대 예(濊)계열 종족이고 후자는 흉노나 고리(槁離) 등의  고원지대 맥(貊)계열 종족이었던 듯하다. 지금도 광활한 훌룬부이르 몽골스텝∼눈강 평원:호눈선원(呼嫩鮮原: HoNun Sopka & Steppe) 원주민들은 이런 갈래가 바로 이 지역에서 서남과 동남으로 갈려나갔다는 구비전승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이를 명확히 말해주고 있다(『송년특집 다큐멘터리 유목민의 땅 몽골을 가다』제1~2부, SBS TV 洪成周 제작자 취재 보도, 1992). 그러니까 동북아시아 순록유목민들의 남하 루트는 대흥안령을 타고 요서 고원지대로 남하한 부류와 제야강과 눈강(嫩江)을 타고 소흥안령 산록(山麓) 아성(阿城) 지대로 남하한 2대 부류가 있었던 것으로 잠정적으로 추정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후자는 순록유목의 본질을 더 원초적으로 유지하고, 전자는 철기와 결합해 기마 양유목민으로 발전하면서 아주 강력한 기마 양유목 제국 창업의 주체로 자기혁신을 거듭해갔던 것으로 생각된다. 실로 동북아시아 유목제국은 애초에 바이칼-북극해 권에서 잉태되고 홍산(紅山)과 아성(阿城) 일대에서 태어나 각각 제 나름으로 기틀을 마련한 후에, 훌룬부이르 몽골스텝에서 본격적으로 확대 재생산 되어 홍산 문화(紅山文化)와 아성문화(阿城文化?)가 결합되어 발전하다가 칸발릭-대도(大都) 연경(燕京), 곧 베이징(北京)에서 결실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놀랍게도 베이징(Khanbalik)마저도 스텝과 농경지대 중원의 접점(接點)이고 운하를 통해 태평양(西南海)에 이르는 유목제국과 해양제국의 접점일 수 있음을, 팍스 몽골리카가 낳은  당시의 세계사적 큰 인물인  Choson 태조 이성계는 간파하고 있었다. 그래서 세계사서 중에서 조선조에서 편찬된 『고려사』에서만 유목본지 스텝으로 회귀한 몽골세계제국을 유일하게 “북원(北元)”이라 명명했고, 끝내 쿠빌라이대칸의 후손 보보(伯伯)를 대원제국 황태자로 삼아  주원장과의 신묘한 조·명(朝·明)외교전을 벌이면서 탐라도 “남원(南元?-조선경내)”에  품어 살아오게 했다[허용범「칭기스칸 후손들이 제주도에서 살아왔다」『월간조선』10, 1998]. 그런 이성계 창업자의  원대한 속셈은 어떤 것이었고 그 궁궐터는 과연 지금의 강정동(江汀洞) 일대 어디쯤일까? 

 


chuchaehyok.com 월요역사칼럼, 2018.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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