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이며, 너는 누구인가?-3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가치 있는 삶과 의미 있는 인생은 과연 무엇인가?’ 라는 점이다. 수많은 공무원들이 평생을 바쳐 공직생활을 하면서 승진 욕구에 불타고 있다. 그러나 장관(長官)은 한 명이다. 그러면 장관을 역임한 한 사람만 성공한 삶이고 나머지는 모두 실패한 인생인가? 그렇지 않다. 산업사회가 되면서 유능한 많은 젊은이가 대소 기업체에서 혼신의 정열을 바쳐 노력을 경주한다. 그러나 사장(社長)은 하나다. 그러면 사장만 성공한 삶이고 나머지는 모두 실패자인가? 그럴 수는 없다. 하느님의 뜻으로 조물주의 눈으로 우리의 현상을 본다면 사장이냐 말단이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필요에 의해서 직책이 상이할 뿐 그 직무의 중요도는 모두 같으며, 하물며 인격의 차등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허장강이라는 예명을 가졌던 인기배우를 기억하고 있다. 그는 평생 동안 주연 한번 못해보고 항상 조연이었다. 그러나 영화사상 큰 족적을 남겼으며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였다. 춘향전에서도 비록 방자 역할이었으나 그가 없는 춘향전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서민의 애환을 코믹하게 그려주어 춘향전 전체를 공전의 히트가 되도록 한 견인차였다. 연출가의 눈으로 보면 누가 춘향이고 어느 배우가 이도령이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작은 역할이라도 최선의 노력과 연기를 함으로써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기를 하여 전체 연극을 성공으로 이끌게 하고, 또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주게 하는 배우와 그의 역할이 한층 더 소중할 것이다.

 

여기서 <드러커> 교수의 논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는 말했다. “우리는 일본기업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What we can learn from Japanese enterprise?)." 그는 여러 항목을 지적하였으나 가장 강조해 마지않던 대목이 Life Time Training Concept이다. 글의 뜻으로 본다면 생애교육(生涯敎育)이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나는 이것을 도사정신(道士精神)이라고 번역한다. 내용인 즉 이렇다.

일본에는 전통적으로 국기(國伎)로 일컬어지고 있는 유도(柔道)와 검도(劍道)가 있다. 이 무술의 달인들을 보면 하나같이 매일 도장에 나와 마치 처음 입문자와 같이 기초 동작을 반복하고 차츰 고수의 수련까지를 단련했다. 이러기를 하루 이틀 열흘, 백일, 10년, 20년 지속한다. 마침내 인간의 영역을 능가하는 신의 경지, 예술적 경지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이와 같은 달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이 비단 무술 분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각 분야 직능(職能)의 여하를 막론하고 직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자기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을 지고(至高)의 영예로 생각하는 사회적 보편적 가치질서가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일류대학을 나오고도 가업(家業)인 우동집을 이어받아 경영한다던가, 수 백년 된 ‘사시미집’ 등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것이 일본을 2차대전의 잿더미에서 세계 최강의 경제력으로 끌어올린 원동력이었다.

더욱이 21세기는 양(量)의 시대가 아닌 질(質)의 시대인 만큼 이와 같은 도사(道士)들이 혼과 정성을 기울여 만든 제품, 아니 작품들이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따라서, 나는 누구나 각자의 인생을 개척해감에 있어 ‘하느님이 내게 주신 재능이 무엇이고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하라고 보내셨을까?’ 하고 자기의 소명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자기에게 맡겨지는 역할에 대해 최선을 다해 그 분야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존재가 되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비록 권세나 재물이 넘치지 않더라도 존경을 받으며 심정적으로 안정된 충만한 삶을 영위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여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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