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추상미술의 리더 유희영의 ‘색면추상’

 

지난 목요일 오후 5시, 사간동 현대화랑에 모인 사람들의 얼굴에는 행복이 넘치며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화가 유희영의 전시를 축하하러 휠체어에 앉아 나타난 미술계의 대선배 이준선생님에게 인사를 건네는 주인공 유희영을 비롯하여 원로화가 최만린, 윤명로, 김봉태 등 우리나라 미술계의 거장들이 서로 반가운 인사와 함께 축하를 건넨다. 또 이화여대 전 총장과 현 이사장을 비롯한 이화여대 동료교수와 후배교수 그리고 제자들도 한 축이 되어 축하를 전한다.

전 서울시립미술관 김홍희 관장과 현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와 직원들의 축하하는 모습이 유독 정겨워 보인다. 또 미술계 선 후배들과 많은 친지들은 긴 시간이 지나도 자리를 뜨지 않고 함께 기뻐하며 담소하는 모습은, 연예인 못지않은 유희영 관장의 인기와 평소 그의 삶이 어떠하였는지를 가늠케 하며 풍성한 가을만큼이나 따뜻함이 가득한 모습을 자아낸다.

화가 유희영을 사람들이 부르는 호칭이 각기 다르다. ‘한국추상미술의 리더’ 유희영, 멋쟁이 교수님, 학장님, 관장님. 그 호칭에 맞게끔 그는 외모만큼이나 반듯한 삶을 살아왔다. 그는 언제나 짙은 색의 슈트 정장에 짙은 색의 타이로 외교관 같은 차림의 멋쟁이 교수요, 탁월한 행정력을 가진 학장으로서 특히 교수들과는 특별한 친화력으로 신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든 학장이었다.

2007년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에 부임하여 2012년까지 재직하면서, 그는 첫째도 고객, 둘째도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미술관을 운영해왔다. 그 후 서울시립미술관은 전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미술관 4년 연속 1위이 차지하면서 일반인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미술관이 되었다. 또한 2008년 미술시장 전문 월간지 아트프라이스가 1년간 전시장과 아트페어 등을 찾은 작가·평론가·화상·큐레이터·관람객 등 1만5573명을 대상으로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인물을 조사한 결과 1위에 홍라희 리움관장, 2위에 박명자 갤러리현대 사장에 이어 3위에 유희영 관장이 꼽혔다. 이렇듯 유희영 관장은 우리나라 문화계를 이끄는 주요 역할을 당당하게 지켜왔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화가 유희영이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2003년 갤러리 현대 개인전과 2006년 뉴욕 첼시에서 전시 후 오랜만에 여는 이번 전시는 2000년대 이후 ‘색면추상’ 작업을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1991년부터 충청북도 옥천의 새로운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 자연속 생활에서의 사색의 경험들을 ‘색면추상’으로 녹여내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구성적인 아름다움을 초월한 내면의 본질을 관철하고 있다.

유희영은 1962년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후 구상작품을, 그 후 반 구상으로, 서정적 추상에서, 1980년대부터 ‘색면추상’의 단계를 거쳐 왔다. 40년째, 우리나라 ‘색면추상’ 대가로 자리매김한 그는 칼날처럼 베일 듯 반듯하고 날카롭게 면과 면을 분할한 작품은 냉정하고, 모든 것은 한 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고 정확한 구도로 틀이 잡혀 있다. 핑크, 바이올렛, 그린, 블루 계통의 작품은 화려해 보이는데 튀지 않고 잔잔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전한다.

사유와 성찰을 바탕으로 자신의 조형세계를 탐색하는 화가 유희영의 전시장에서 관람객 모두도 사유의 공간에 함께하기를.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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