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허(虛)와 실(實)-2

 

Ⅱ.
백제멸망의 마지막 전투가 되었던 황산벌전투를 살펴보자
이는 서기 660년 7월9일-10일 사이의 일이었다. 장소는 백제 황산벌. 지금으로는 현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일대다. 나․당연합군의 백제침공이 이루어지게 되자 신라는 김유신, 김흥순, 김품일을 상장군으로 하고 관창과 반굴 그 외 5만 장졸들이 전력을 다 하였다. 상대인 백제는 계백을 중심으로 충상, 상영, 기타 5천여 장졸이 방어에 임했다. 일진일퇴가 있었고 4번의 전투의 승전도 있었으나 관창의 희생과 분발한 신라의 총공세로 결국 백제가 멸망되고 만다.
여기까지가 역사기록에 이루어져있는 백제멸망의 경과다.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상장군 계백은 백제의 멸망이 불가피함을 예견하고 치욕스럽게 삶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라고 강권을 하고 처자 권속을 목을 치고 결사항전의 자세로 황산벌에서 전장의 별이 되고 만다.

이것을 잠깐 살펴보자.
지금까지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은 계백장군의 충절, 마지막까지 용전분투하여 나라 지키다 산화한 장군의 모습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다. 그러나 그 결전을 앞두고 ‘노예로 사는 것 보다 내 칼에 죽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려서 부인과 자녀들의 목을 베고 결전에 임한 그의 결기가 타당한 것인가? 부인의 생명과 자녀의 생명이 애비가 마음대로 칼질을 해도 좋을 그런 대상인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몸을 의탁하고 낳았을 뿐이지 각각 존엄한 인격체로 삶을 이루어나가야 할 책임과 의무가 부과된 생명체거늘 애비의 한마디로 목숨을 끊었다. 그것이 타당한가? 설사 패망한 후에도 경우에 따라서는 계백의 아들, 딸을 통해서 부흥운동을 일으킬 수도 있고 관창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마찬가지로 전장에 나가서 백제군의 사기를 돋우어주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 아들은 아들 나름으로의 생이 있고 삶의 가지가 있겠고, 부인도 백제가 망한 후라도 반드시 노예로 끌려가는 것만은 아닐 테고 절로 들어가서 입산수도한다거나 훗날 행주산성에서 여자들이 행주치마로 권율장군을 도왔던 사례에서 보듯이 부녀자를 동원해서 황산벌의 백제군을 돕는 역할도 가능하지 않았겠나. 이러한 생명을 일방적인 계백의 생각으로 처단한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축복받아 태어났고 많은 사람의 축하와 격려 속에 혼사가 이루어졌을 터이고 역사에 기여하고 나라에 충절 하던 그 하루하루가 다 빛나는 날이었거늘 전장에 임해서 생명을 박탈했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이었나. 생명의 존엄성의 입장에서 각자가 존귀한 삶의 주체요,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시각에서 봤을 때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해석이고 이것에 대한 가치판단은 다시 한 번 음미하고 재고해야할 사안이 아니었을까. 문제를 제기하여 본다.

여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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