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과 능력곡선-2

 

일반적으로 불안감이 높아지면 생산성은 향상될 수 있다. 보다 높은 목표달성, 업적에 대한 엄격한 평가 등으로 회사가 종업원에게 압력을 가할 때 어느 정도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무사안일에 젖어있던 사람들은 작은 압력에도 쉽게 불안해질 수 있다. 또 압력만 주고 상사가 지지해주지 않으면 공포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압력이 조금이라도 늦추어지면 곧 종전의 무사안일한 상태로 되돌아가는 반작용이 나타난다. 이것은 불안감이 너무 높거나 낮아도 신바람이 나지 않아 생산성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능력곡선을 불안감의 수준에 따라 각각 안주하면서 자신의 권리만 내세우는 무기력 영역, 일을 수행하려는 의욕과 노력의 양이 가장 큰 신바람 영역, 불안감에 젖어 능력발휘를 못하고 자기보신만 하는 불안정 영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관리자는 종업원 개개인이 느끼는 불안 정도에 따라 생산성에의 기여폭을 위와 같이 세 영역으로 나누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부하직원이나 조직 분위기가 위의 세 가지 영역 중 어디에 속하는 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회사는, 나의 부하는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해 보기 위해 이 세 가지 영역별 조직특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성취보다 외형에 초점을 맞추는 무기력 영역의 조직풍토다. 이 영역에서는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할 사람이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갖가지 규정과 절차가 늘어나게 된다. 즉 절차나 규정에 따라서 일을 했다고 한다면 설사 결과가 나쁘게 나왔다고 하더라도 일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것이 된다.
이러한 규칙이나 규정은 조직이 성장하고 있을 때보다 안정되어 있을 때 더 많이 생긴다. 필요한 규정이나 규칙이 생기고 나면 이것들이 제대로 준수되어있는지 여부를 밝혀내는 점검자가 생기게 되고 이러한 점검이 올바로 수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직분이 또다시 필요해진다. 고객과 경쟁상대에 주목하기보다 서류를 꾸미고 규정을 지켰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정력과 시간이 소모된다. 규정과 선례가 판을 치는 기업문화가 알게 모르게 형성된다.
일을 실질적으로 잘하는 것보다는 잘한 것같이 보이는데 신경이 집중되기 시작한다. 분석하고 보고서를 쓰고 위원회를 만들고 회의를 개최하는 것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경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된다, 보고만 하고 그 후 행동이 따르지 않으며, 보고자는 있는데 진정 해결자는 없게 된다. 계획도 많고 보고도 많은데 왜 회사가 더 잘 되어가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지 이상하게 생각들을 하나 정작 실천이 안된다. 모든 종업원들은 위를 쳐다보면서 명령을 기다리며 상사의 말과 행동에서 나타내는 미묘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노력하며 혁신하기보다는 규칙을 이해하고 상사의 지시에 따르며 적당한 사람들과 알고 지내고 실수만 저지르지 않기 위해 조심하면 된다. 열심히 하라! 도전하라! 혁신하라! 입으로는 말하면서도 눈은 조심스럽게 윗사람을 쳐다보고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신바람이 나지 않는 병든 무기력한 조직풍토다.

다음은 어떤 통제도 불가능하다고 느끼고 당황하며 자기 보신만 하는 불안정 영역이다. 작은 것에 과잉반응을 일으키며 경영자와 조직의 장래에 대해 냉소적이고 목표와 통제력이 없어 현재와 미래가 통제 불가능하게 보이는 조직 특성을 갖는다. 상사의 말에 무조건 예! 예! 하는 사람이 많고 상사의 호감을 사기 위한 노력이 실제 일하는데 소모되는 노력보다도 더 많아진다.
다른 사람과 충돌하거나 경쟁하는 것을 피하고 조직을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을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일하게 된다. 불안감에 떨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이른바 오리발을 내밀거나 핑퐁을 치면서 다른 부서와의 협조를 꺼리게 되고 자기 부서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섹셔널리즘(Sectionalism)이 판을 치고 공동체 의식이 사라지게 된다. 신바람 나지 않는 병든 이기주의 조직풍토다.

마지막으로 성취가능하기 때문에 그리고 성취함으로써 안정감이 생기기 때문에 성취동기가 높은 신바람 영역이다. 규정이 적고 융통성이 크며 의사전달 체계도 개방되어 있고 성공적인 미래를 추구하는 창조적인 에너지가 흘러넘치는 흥분된 조직특징을 갖는다. 이런 상태에 있는 기업은 생산성이 아주 높고 건전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각자가 맡은 일이 중요하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일에 재미를 느끼고 우리 그룹은 모두가 대단한 사람들이며 어떤 어려운 일도 함께 해내어 승리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상사를 존경하고 부하를 신뢰하는 상경하애의 인간관계로 엮어져 있으며 과감한 목표에의 도전과 새로운 방법이나 기법의 도입을 과감히 시도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신바람 나는 이상적인 조직 풍토다.

우리 한국인은 본디 일단 마음만 먹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신명을 피울 줄 알았던 자율의식이 강한 민족이다. 일정한 규칙이 없어도 스스로 최고의 경지를 터득할 줄 알았다. 또한 나의 일이든 남의 일이든 함께 호흡을 맞추며 돕는 정신이 강한 민족이었다. 신바람 관리의 기본원칙도 신념, 자율, 참여, 협도, 창의성에다 두어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지금은 산업구조가 크게 바뀌었고 사회구조나 개인의 가치관도 복잡 다양해졌다. 기업 조직 내에서는 소극적인 무사안일의 종업원, 소신 없는 관리자가 생겨났고 상호불신과 이기주의가 팽배한 조직풍토로 바뀌었다. 따라서 시대변화에 맞는 새로운 신바람 관리원칙과 실천방법이 필요하다. 결국 한국 기업의 당면과제라면 뭐니뭐니 해도 무기력과 불안정 영역에 속해 있는 대기업병을 치유해서 창의적 에너지 발산의 신바람 영역으로 어떻게 끌어올리느냐 하는 것이다. 무기력한 심적상태를 그대로 두어서는 신바람이 날 수 없으며 불안한 심적 상태에서도 집중력이 약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한국경제 침체의 요인이 바로 여기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금의 이러한 조직 병폐를 몰아내지 않고는 우리 상품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경영 관리자가 불안감을 어느 정도 적정하게 유지시키느냐가 신바람 근무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관건이다. 누구에게든 자율성만 무한히 보장된다고 무조건 창조적인 신바람 에너지가 솟아나는 것이 아니며 이상적인 목표를 내건다고, 그리고 많이 나누어 준다고 따라오는 것도 아니다. 그 관리의 적정선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여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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