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 하는 단체놀이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일과 놀이를 잘 조화시켜 왔다. 일은 놀이를 통해 능률이 향상되고 놀이는 일에 의해 그 내용이 다양하고 풍부해져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처럼 놀이에 일의 모습을 반영하는 서민들의 문화를 바탕으로 폭 넓은 기반을 갖춰온 민속놀이는 2백여 종이나 된다. 그 중 대부분은 농어민을 중심으로 한 대중의 생활에 밀착된 계절축제, 세시 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즉, 곡식의 순조로운 성장을 염원하는 성장의례, 풍만한 수확을 축복하기 위한 수확의례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에 정월 대보름과 팔월 한가위 축제가 대표적인 것들이며 이런 축제들은 마을 주민들의 일체감만이 아니라 신령과 인간이 하나로 어울리는 흥겨운 축제로서의 놀이판을 보여준다. 이런 놀이판은 농악과 민요, 민속춤과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화려한 의상과 다채로운 깃발의 조화 속에서 마을의 전체 주민이 참여하는 종합예술로서의 집단놀이 모습을 띠고 있다.

이런 민속놀이에는 인원은 몇 명이어야 한다든가, 게임 시간이 몇분이다라든가 등의 까다로운 제한이 없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모두가 협조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는 것이 대분이다. 한두 사람이 잘한다고 해서 금방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며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잘 맞추지 못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이런 놀이들은 이기는 것이 목적이기 보다는 그 공동체의 모든 사람이 놀이를 준비하는 그리고 다 참여하여 최선을 다해 힘을 합하는 과정에서 더욱 강하게 묶여지는 공동체의식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나아가 상대방 팀이 이웃 마을과 축제의 한마당을 가짐으로써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휘영청 달 밝은 정월 대보름 밤에 두 편으로 나누어서 하는 줄다리기를 보자. 이 줄다리기는 외줄로 하거나 암줄과 수줄로 나누어 하는데 참가인원은 수십명에서 수만에까지 이른다. 암줄과 수줄이 놀이장소에 도착하면 주민들은 농악소리에 맞춰 흥겨운 놀이판을 벌인다. 이때 줄은 반드시 금(禁)줄과 같이 왼새끼로 꼬고 부정한 사람은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걸로 보아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신성(神聖)을 의미하는 행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기 도중 수줄이 빠지면 불길한 징조요, 줄이 끊어지면 부정한 자가 참가했기 때문이라 믿는다. 승부가 나면 놀이에 참가했던 모든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술과 음식을 나누어 즐기면서 농악장단에 맞춰 한바탕 신나게 노는 뒤풀이가 펼쳐진다.
이 줄다리기는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전승되고 있는데 1941년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줄다리기를 하는 곳은 무려 2백21개소나 되었다고 한다. 오늘날 향토오락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는데, 그 본질을 보면 깊은 신앙적 색채를 찾아 볼 수 있는 승부에 집착하기보다는 공동체 의식의 발로로서 행해진 행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슷한 성격을 가진 석전다리놓기를 보자. 강원도 홍천에서는 정월 대보름날에 이웃 두 마을간에 다리를 놓기 전에 돌싸움을 벌이는데 서로 부상을 입더라도 고소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며 이 석전에 패한 마을은 다리를 놓고 이기 마을은 풍악을 울리며 술상을 차려 잔치를 벌여 준다. 다리가 완성되면 진 마을에서 원형으로 둘러앉아 풍년농사를 기원하고 이기 마을 사람들은 진 마을 사람들 사이사이에 끼어 원을 그리며 노래와 춤의 한마당을 즐긴다.

위의 줄다리기, 석전놀이뿐만 아니라 차전놀이, 나무쇠싸움, 고싸움 등 대부분의 집단놀이는 애향심, 공동체 의식을 고취시키며 풍년을 기원하는 성격을 지닌다. 이런 놀이는 지역마다 향토색이 반영되어 시기, 방법 등이 차이가 나지만 놀이꾼과 구경꾼의 구분이 없이 다같이 어울려 놀이 자체를 즐기면서 흥겨움 속에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준다는 점에서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

여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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