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흑백사진 작품 한 점이 5천만 원?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대표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이 있다.

일본 사진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5명의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일본현대사진의 원류-입자에 새긴 이야기’전(2018. 6. 9~ 8.29)이 부산 해운대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광고사진으로 시작한 아라키 노부요시(Nobuyoshi Araki)의 ‘센티멘털한 여행/겨울의 여행’은 아내 요코와의 신혼여행과 아내와의 추억을 엮은 사진이다. 내가 “이건 완전 포르노네요? 라고하자, 강홍구 관장은 “여기에 전시된 사진들은 가장 점잖은 사진” 이라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다다미에 움츠리고 엎드려있는 그의 아내 요코의 작은 흑백사진이 무려 5천만 원 이란다.

일본 현대사진의 원류 토마츠 쇼메이(Shomei Tomatsu)의 ’태양의 연필‘은 오키나와의 풍토와 사람들의 평온한 삶을 포착한 흑백과 컬러 시리즈다. 정치시대의 종결과 동시에 전개된 토마츠의 새로운 사진은 일본 사진계에 큰 임팩트를 주었을 뿐 아니라 오키나와가 미국으로부터 일본으로 변환된(1972년) 시기라는 점에서도 사회적인 주목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여성 작가 이시우치 미야코(Ishiuchi Miyako)의 ‘아파트멘트’는 도쿄, 요코하마, 요코스카에서 발견한 낡은 아파트를 촬영한 것이다. 사춘기를 단칸방 아파트에서 보낸 이시우치는 “벗어나고 싶어도 어쩔 수없이 살았던 아파트에는 사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곳을 거쳐 간 아파트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 인간적이고 생생한 생활현장을 느꼈다”고한다.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는 키타이 카즈오(Kazuo Kitai)는 활동초기부터 오늘까지 스냅샷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1970년대에 간행된 그의 사진집은 극적으로 변화하는 사회적 배경 속에서도 지극히 평범하게 펼쳐지는 일상을 기록한 명작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시선은 농가의 생활 그 자체로 향해 있다. 눈앞의 사건을 담담한 시선으로 담아 낸 그의 사진은 명랑하기까지 하다.

연재당시부터 난잡하여 큰 화재를 일으킨 츠치다 히로미(Hiromi Tsuchida)의 ‘속신’은 체제 변화와 경제 발전으로 인해 불확실해진 일본의 70년대 상황을 되돌아보는 사진을 날카롭게 보여준다. ‘성스러움’은 한순간 ‘속’된 것으로 뒤바뀌고 ‘속’됨을 파고들면 ‘성스러워’ 진다. 이러한 에너지가 모이는 장소에서 츠치다는 일본인의 뿌리를 보았다.

부산 해운대에 있는 고은문화재단의 ‘고은사진미술관’은 지방 최초의 사진전문미술관이다.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는 문화예술 인프라를 부산 경남지역에 구축함으로써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체험의 기회를 나누고자하는 문화예술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열정으로 2012년 12월에 설립되었다. 사진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개방된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사진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국내외 수준 높은 사진작품 전시를 기획하며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신진작가를 발굴, 지원하고 있다. 또한 사진문화의 대중화를 위하여 출판사업과 교육 및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침으로써 지역의 열린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한국 사진예술의 활성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고은사진미술관’을 통하여 한국사진예술이 크게 발전하고 확장되기를 기대하며.


이 성 순 (고은사진미술관’ 자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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