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수박물관 허동화 관장의 하늘나라 가는 여정

 

우리나라 문화계의 어른이며, 섬유미술계의 커다란 기둥을 잃은 슬픔을 함께한다.

지난달 5월 마지막 토요일 26일 오전. 급한 연락을 해야 할 친지에게 전화를 하였으나 연결이 안 된다. 겨우 통화가 되었는데 허동화 관장 장례에 참석하느라 전화를 못 받았다며, 가족끼리 조용하게 장례를 치룬 이야기를 듣는다. 생전의 멋쟁이 허동화 관장답게 마지막도 멋지게 장식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며 칠 후 다음과 같은 소식을 받았다.

- “이번까지 책을 30여권 출간한 중에 오늘처럼 감동적인 출간은 처음입니다. 마지막 출판기념회를 건강한 모습으로 가질 수 있기를 많이 기대하고 기도하였습니다. 소망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라도 앉아서 조촐한 출판 기념회를 가진다는 것이 제게는 영광이고 기적입니다. 그것도 한 권이 아니라 7권으로 된 문집이라 감사와 기쁨이 더 큽니다. 이 문집은 제 생애에 대한 기념일 뿐 아니라, 적게는 우리 사회의, 크게는 국제 사회의 문화계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펼쳐 보기도 전에 기침이 자꾸 나는 것을 보면 얘기를 짧게 하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죽음을 맞으며 더 초라하게 살기를 원치 않습니다. 저의 삶이 작게나마 인류사회에 도움이 되기를 소망하였습니다.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고 천국을 소망하며 살도록 축복해 주시기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 모두가 저처럼 죽음이 슬픔이 아니라 기쁨이라는 것을 체험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소천하시기 22시간 전에 병실에 가진 작은 출판기념회에서 허관장님의 말씀을 녹취한 것입니다.)

허관장님께서 지난 5월24일 소천 하셨습니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빈소도 차리지 않고, 부고도 알리지 않은 점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장님께서는 이별을 슬퍼하기보다 소명을 기쁨으로 감당하였던 관장님의 열정을 기억하여 주시길 바라셨습니다.
장례는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서 목사님의 인도에 따라 가정과 빈소, 추모공원에서 은혜롭게 진행하였습니다.
하관장님을 이 땅에서 뵙지 못하게 된 아쉬움이 크지만, 저희 가족들에게는 장례의 모든 과정이 은혜이고 축복이었습니다.
관장님의 소망에 따라 지금은 하나님 곁에서 당신의 소망인 화원의 정원사로 기쁨으로 일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관장님의 일생에 좋은 친구가 되어 기쁨은 물론이고 때로는 어려운 시기도 함께 하셨던 모든 분들께 관장님을 대신하여 깊은 감사를 전해 드립니다. 가족일동 -

반평생을 자수공예 유물 수집과 연구에 헌신한 허동화 한국자수박물관장이 지난 24일 노환으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자수 박물관은 치과의사인 부인 박영숙 원장이 운영하는 논현동 병원 옆에 '한국에서 가장 작은 박물관'으로 칭한 한국자수박물관을 설립해 50년 가까이 관장을 지내며 국내외에서 100여 차례 기획전을 개최했다.

허관장 부부는 지난 5월17일 세계박물관의 날을 맞아 평생 수집한 유물인 자수병풍과 보자기 1천여 점을 비롯한 자수공예·복식 등 각종 직물공예품과 장신구, 함, 바늘 같은 침선구 5천여 점을 서울시에 무상 기증하였다. 기증 유물 일체는 서울시가 옛 풍문여고에 건립 중인 서울공예박물관으로 옮겨 오는 2020년 5월부터 상설 및 특별전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소중한 자료로 세워지는 박물관이 세계가 주목하는 공예박물관이 되기를 기원하며, 삼가 허동화 관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이 성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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