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 “순례는 타인을 위한 기도의 길이야...” - <영혼의 순례길>

 

창조주가 인간에게만 허락해준 가장 큰 특권이 있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종교일 것이다. 누구든지 이 세상에 태어나면 부모와 선조가 대를 이어 믿어오는 종교를 따라가던지, 종교가 정해져있지 않은 집안이었다면 성장하면서 어떤 종교를 선택할지 아니면 무종교주의자로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갈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면 종교의 자유라는 행복을 영위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국교로 정해진 종교가 있고, 이를 벗어날 수 없도록 제도화 되어 있음을 물론 개종을 하게 될 경우 불이익을 당함은 물론 추방을 당할 지경에 이른다면 개인적으로 종교의 자유는 잃고만 것이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다른 동물과는 달리 지정된 한 종교를 섬기게 되는 것이니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겠다.

<벤허>, <십계> 등 기독교를 주제로 만들어진 영화를 비롯하여 여러 종교에 관한 작품을 보아왔으나 이번에 큰 감동으로 다가온 작품을 접하고, 필자가 섬기는 종교와는 다르지만 자신이 섬기는 신을 향한 절절한 마음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혼의 순례길>... 원제 <风仁波齐(Paths of the soul)>인 이 작품은 중국 베이징 출신의 ‘장양’감독 작품으로 사실주의적 영화를 추구하고 있다 보니, 2001년 작품인 <지난 날>에서는 실제 약물 중독자를 주인공으로 삼고 그의 부모와 실제 정신병원 수감자들을 등장시킨 적도 있었다.
인내와 끈기가 없다면 만들어질 수 없었던 이번 작품에 대해 ‘장양’ 감독은 “나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오래 전 순례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의 동기를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하며, 자신이 염두에 두었던 캐릭터들로 작품을 구상하며 티베트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끝에 머릿속에 그린 모든 이들을 보게 된 ‘망캉’주의 한 마을 사람들을 설득했다. 영화의 문외한인 마을사람들이지만 일생의 소원인 성지 ‘라싸’와 성산 ‘수미산’까지의 순례를 하는 것이라는 제안에 그 험한 대장정에 기꺼이 나서게 된다. 그 뒤 ‘장양’감독은 1년 동안 2,500km 길을 대본도, 전문 배우도 없이 마치 다큐멘터리를 찍듯 촬영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영혼의 순례길>... 순례길에 나선 이들 중에는 “죽기 전에 가보고 싶다”는 노인, 살기 위해 살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백정, 남편을 따라 나섰지만 출산을 눈앞에 둔 임산부와 어린 소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3가족 11명이 동참한다. 오체투지를 위해 무릎을 보호할 두꺼운 가죽으로 만든 앞치마와 손바닥에 대야하는 나무판, 식량과 텐트, 잠자리 등을 가득 실은 경운기를 이끌고 마을 어귀부터 고행 길은 시작된다.

<영혼의 순례길>... 이들이 1년간 순례하는 동안 새 생명이 탄생하고, 또 한 생명은 죽음을 맞게 된다. 경운기가 부서질 정도의 교통사고가 나지만 가해차량이 중환자를 살리기 위해 서둘러 라싸의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며 미안하다고 하자 단 한 푼의 보상도 받지 않은 채 서둘러 가라 보내고, 라싸에 도착한 후 가져간 돈이 다 떨어지자 각자 흩어져 일자리를 찾아 돌아갈 비용을 번다. 이를 알게 된 여관주인은 자신의 몸이 불편해 올리지 못하는 절(拜) 10만 배를 대신 해주면 방값을 받지 않겠다며 이들을 도와준다.

<영혼의 순례자>...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먼 순례길의 아름다운 풍광은 또 다른 한편의 자연 다큐멘터리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신들의 땅이라 불리는 티베트 불교의 성지 ‘라싸’로 향하며 “순례는 타인을 위한 기독의 길”이라고 하는 말은 아직 귀를 맴돈다.

- 인 승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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