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정신적 뿌리-2

 

단군정신의 파토스(Pathos)적 사상을 살펴보자. 고대 사서기록에 예시된 제천대회를 통해 나타난 일관된 형태가 바로 가무(歌舞)와 유희(遊戱)였다. 단군정신의 파토스적 발상형태에서 나온 영고, 동맹, 무천, 가배 등의 제천의식은 오늘날까지도 한가위로 뿌리 깊게 우리의 삶의 원형을 이루면서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제천의식으로서의 가무와 유희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무엇보다 우리는 그것들이 하나의 공동체적 유희와 놀이라는 특징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놀이의 본질은 논리적인 분별력이 아니라 감성적인 정서가 바탕이 된다.
따라서 가무와 놀이는 몰아(沒我)의 경지로 빠지게 하는 광기(狂氣)가 있고 그 광기는 모두를 하나로 합쳐 합일(合一)된 힘을 내게 하는 특성을 지닌다. 각자의 상식적 정신영역을 넘어 신과의 합일을 이루는 신들린 정신적 묘합(妙合)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놀이는 대체로 참여자의 자발성에 기인하므로 그 정신적 묘합이 가속화되며, 이러한 놀이를 통해 쉽게 집단최면으로 이어져 신과의 일체감을 맛보게 한다.

그러므로 단군정신의 파토스적 기질은 한마디로 신바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이러한 놀이에는 반드시 금기사항(Taboo)으로서의 규칙과 질서가 있다는 것이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 놀이는 성립될 수 없었다. 따라서 고대사회에서 놀이에 대한 규칙을 파괴하는 자는 사회질서의 파괴자요, 이교도요, 침략자로 간주된다. 그러므로 놀이는 이교도와 침략자에 대한 항쟁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요컨대 놀이는 완전한 질서, 긴장, 운동, 축제기분 그리고 감동으로 가득찬 신바람의 문화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신바람’은 단군정신의 감성적 측면의 표출이지만, 이성적 측면인 홍익인간과 재세이화의 실현에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왜냐하면 신바람을 통해 민족의 공동 집단의식을 일깨워 주게 되고 민족의 결속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사표(師表)이며, 호국정신의 간성(干城)이었던 화랑도는 파토스적인 힘인 ‘신바람’속에서 더욱 로고스적인 이념(화랑도정신)을 확고히 다질 수 있었던 것이다. 단군정신의 이념과 감성은 새의 두 날개와 같이 불가분의 상호 역동적인 관계를 가진다. 그러므로 상황에 따라서는 임전무퇴의 호국정신으로 탈바꿈할 수 있고 화평(和平)의 정신, 도의(道義)와 예술(藝術)의 정신으로 승화하여 동방예의지국의 선비도 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의 근원적 민족 에너지는 신바람이다. 아무리 훌륭한 자동차를 가졌어도 연료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듯이, 단군정신의 이념도 이러한 민족적 파토스인 신바람에 의하지 않고는 꽃을 피울 수도, 결실을 거둘 수도 없게 될 것이다. 신바람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어디를 가나 판을 짜고 음주가무를 벌이는 문화, 역사에서 꾸준히 나타나는 우리 민족의 집단적 동력의 표현들(임진왜란, 3.1운동, 4.19혁명)을 근원적으로 규명하기 힘들다. 또 짧은 기간 동안에 우리 민족이 이루어낸 경제의 급성장은 이러한 신바람의 배경을 헤아리지 않고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아득한 옛날부터 유구히 이어져온 우리 민족 고유의 심정표상인 신바람! 이 신바람이 긍정적으로 승화될 때 적극적이며 진취적인 국민성으로, 그리고 활달한 직분의식, 주인의식, 책임의식으로 뜨겁게 끓는 애국애족열이 꾸밈없이 발향될 것이다.
좋은 집과 비단옷으로 호의호식하며 부러울게 없다 해도 신이 나지 않으면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반면 가진 것 누린 것 없어도 신바람(신명)이 나면 살 맛을 느꼈던 민족이 바로 우리 조상들이 아니었던가? 민족성의 원형을 좀 더 규명하기 위해 연구해야 할 신바람, 그 신바람은 바로 우리만의 고유한 것이며 그 신바람의 힘을 창조적인 방향으로 키워 민족발전의 하나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신바람은 새롭게 재생(Renaissance)되어야 한다. 그것은 곧 우리민족의 폭발적인 에너지의 분출을 의미하며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바람을 다시 연구해야 할 범민족적 소명성(召命性)도 여기에 있다.

여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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