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 달콤한 사랑과 쓰디쓴 상처, 그리고 따뜻한 치유의 레시피... <케이크 메이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옛말이 있다.
하잘 것 없어 보이지만 이처럼 가벼운 스침이라도 있어야 인연이 맺어진다는 뜻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시대가 바뀌다보니 sns를 통하여 간단하게 친분이 맺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나 이것 역시 sns라는 매개체가 인연의 역할을 해준 것이니, 그저 옷깃이 sns로 바뀌었을 뿐이다.

이렇듯 옷깃이나 sns는 아니지만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의 맛으로 시작되어 인연과 사랑, 상처와 상실을 넘어 치유로 이어지는 영화가 ‘오피르 라울 그라이저’감독에 의해 만들어졌다. 단편영화인 <1월의 기도하는 사람>, <도르>, <디스코테크> 등을 선보이며 여러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오피르 라울 그라이저’감독이 8년 동안 애정을 쏟아 부으며 신예감독이라 불릴 수 없을 만큼의 수작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한 장편영화 <케이크 메이커>를 완성해냈다.

<케이크 메이커>... 영화의 시작은 지극히 평범하다. 베를린의 조그마한 ‘KREDENZ CAFE’. 손님 ‘오렌’이 파티쉐(pâtisser)에게 다가가 지난번에 권해준 케이크 맛을 극찬하며 새로운 케이크를 골라줄 것과 아내가 맛있다고 한 쿠키를 포장해달라고 한다. 누가 봐도 지극히 평범하게 시작된 영화이다. 케이크를 먹은 ‘오렌’은 파티쉐인 ‘토마스’에게 어린 아들의 생일선물로 무엇이 좋을지 묻고는 그 선물을 사기 위한 안내까지 부탁한다. 무리한 부탁이지만 망설임 끝에 받아들이는 ‘토마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이 애정으로 이어지는 단 한 장면을 시작으로 관객들의 시선은 일순 급변하며 평범함으로부터 일탈하게 된다.

<케이크 메이커>... ‘오렌’은 이스라엘 사람이며, 독일과의 큰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베를린으로 출장을 오가던 중 ‘케이크’ 한쪽의 맛에 이끌린 인연으로 ‘토마스’와 미묘한 우정을 쌓으며 1년이 지난 어느 날, 베를린 출장을 마치고 돌아간 ‘오렌’과의 연락이 두절된다. 아무런 예고조차 없었기에 상실감으로 인한 상처를 받은 ‘토마스’는 예루살렘으로 날아가 ‘오렌’의 회사를 방문해 그를 찾아보았으나...

<케이크 메이커>... 사랑하는 남편 ‘오렌’을 잃은 ‘아나트’는 예루살렘에서 조그마한 카페를 운영한다. 어느 날 낯선 손님이 들어와 일할 수 있냐고 묻기에 거절했지만, 아들까지 건사할 시간이 안 되자 얼마 후 ‘토마스’라고 하는 그를 써야했다. 유대교 율법에 의해 엄격한 조리 과정 절차를 거친 인증서 코셔(Kosher)는 필수이며, 금요일 해질녘부터 토요일 해질녘까지의 안식일인 샤밧(Shabbot)을 지키는 등 철두철미한 율법의 나라 이스라엘인데, ‘토마스’ 그가 하필 독일 사람이라니...

<케이크 메이커>... ‘토마스’역을 맡은 ‘팀 칼코프’의 빠져 들어갈 듯 순수한 연기와 ‘토마스’와의 운명적인 인연으로 만남을 이어가는 ‘오렌’역으로 등장하는 ‘로이 밀러’의 진지한 연기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 ‘오렌’을 잃었지만 그를 사랑했던 남자 ‘토마스’를 알게 되며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아나트’역의 ‘사라 애들러’의 감성연기가 더해지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오피르 라울 그라이저’감독은 마지막 장면을 보여주면 이들의 사랑이 이루어질지를 고스란히 관객의 몫으로 넘겨준다.

- 인 승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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