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 1970년대, 1920년대를 오가는 완벽한 영상과 배우들을 한 편의 영화에서!

 

필자가 학창시절 방송반 활동을 하다 보니 엔지니어 파트 선배들이 펼치는 기적 같은 솜씨가 딱 한 가지 있었다. 지금의 라면박스 만큼이나 큼직한 AKAI 녹음기에 릴 테이프를 써서 녹음을 하고나면 소위 편집 작업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인터뷰 중 들어간 쓸데없는 노이즈와 정확히 시간을 맞추기 위해 대화 중 “에~~” 또는 “그~~”처럼 시간을 끌게 하는 쓸데없는 소리를 가차 없이 잘라버리는 것이다. 도구라고 해야 고작 가위와 접착테이프뿐이지만 Play를 Stop으로 해놓고 양손으로 가만히 돌리며 녹음테이프가 녹음기의 헤드를 스치는 순간 들리는 소리를 듣고, 말 한마디 또는 잡음까지 완벽히 잘라내는 것이니 그 당시로서는 대단한 솜씨라 할 수 밖에 없었다. 필자는 아나운서와 성우 파트였지만 한 학년 올라가니 자연스럽게 이 작업을 배웠는데, 족히 30여 년은 지났을 즈음 SBS - FM에서 매주말 방송을 하던 때에 방송국 편집실에서 부산영화제에서 직접 인터뷰해온 내용을 내게 주어진 방송시간에 맞춰 자르고 붙이는 작업을 하던 필자를 본 담당 PD가 “어떻게 그런 작업을 알고 계시냐?”며 깜짝 놀란 적이 있다.
1mm라도 잘 못 자르면 단어가 손상되는 터라 무척 신경을 써야 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각각 다른 두 시대의 영화 두 편을 고스란히 한 편으로 붙여 놓은 것 같은(물론 필자가 말한 편집 작업하듯 영화필름을 이리저리 갖다 붙였다는 것이 아니라...) 절묘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니 문득 학창시절의 편집 작업이 떠오른 것이다.

<원더스트럭>... 원제 은 ‘토드 헤인즈’감독 작품으로 원작자인 ‘브라이언 셀즈닉’이 각본을 맡았다.
소년 ‘벤’ - 1977년, 불의 사고로 인해 엄마를 잃은 ‘벤’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엄마의 방에서 서랍장을 뒤지다 <원더스트럭>이라는 오래된 책을 발견하는데, 그 책 속에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빠를 찾아 나설 만한 내용의 책갈피가 끼어져 있었다. 뉴욕에 있는 KINCAID BOOK'S라는 서점 주소였다. 도서관사서로 일하며 ‘벤’에게는 친구와 같았던 엄마지만, 아빠에 대한 물음에는 늘 “적당한 때가 되면 알려줄게”라는 답을 듣는 것이 고작이었던 ‘벤’은 엄마가 남겨 놓았던 얼마간의 돈과 서점 주소만 들고 뉴욕으로 떠난다...

소녀 ‘로즈’ - 1927년, 말을 못하는 장애가 있어 지나치게 엄한 아버지로부터 온갖 간섭과 야단을 맞던 ‘로즈’에겐 선망하는 여배우 ‘메이휴’가 있었다. 극장의 Organist가 스크린을 보며 영화에 맞춰 음악과 효과음을 연주하던 무성영화시절이지만 그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는 기를 쓰고 찾아다녔다. 어느 날 그 배우가 뉴욕에서 공연한다는 기사를 보고 집을 뛰쳐나와 무작정 뉴욕으로 향한다...

<원더스트럭>... 저마다 부푼 생각을 갖고 뉴욕으로 떠났던 ‘벤’과 ‘로즈’를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1920년대와 1970년대를 오가며 흑백영화시절의 낡은 Brown Tone의 단색 화면과 컬러영화시절의 Blue Tone의 영상은 물론 엑스트라들의 의상과 헤어스타일, 배경까지 그야말로 두 시대를 완벽히 재현해냈다.

<원더스트럭>... 뉴욕을 헤매다 번개로 인해 청력을 잃게 되는 소년 ‘벤’역은 ‘오크스 페글리’가, 말을 못하는 소녀 ‘로즈’역은 ‘밀리센트 시몬스’가 아역배우답지 않은 훌륭한 연기를 펼치고, 배우 ‘줄리안 무어’는 1920년대 최고의 여배우인 ‘메이휴’역을 맡아 베일에 싸인 캐릭터를 잘 표현하며, 뉴욕에서 만나 ‘벤’의 친구가 되어 많은 도움을 주는 자연사박물관 직원의 아들 ‘제이미’역의 ‘제이든 마이클’도 큰 역할을 한다.

5월의 첫 주는 1920년대와 1970년대 두 시대의 영상과 두 가지의 스토리를 한 작품 속에서, 뛰어난 아역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원더스트럭>으로 시작해 볼만 하겠다.

- 인 승 일 -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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